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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끝자락의 밤을 산우와 함께 (구미 접성산)

산 찾 사 2017. 10. 8. 22:25

산행지 : 구미 접성산

산행일 : 2017년 10월07일(토)~08일(일)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 (산산님+산들님) (겨우달려+행복쟁이) (사니랑님+맑은소리님)  에게해님 .포터님

어떻게 : 이례리 주차장~접성산 대황정 1박 ~이례리 주차장 원점휘기

 

 

  (산행 지도)

 

성질 급하게 박공지를 내리자

원성(?)이 자자하여 다시 올리니 이번엔 우루루 붙으셨다.

ㅋㅋㅋ

연휴 막바지...

멀리 가는것도 길게 산행도 부담 스러운

산우님들을 위해 난이도는 하 그러나 풍광 만큼은

호화로운 곳을 골라 현대인에게 필요한 힐링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구미 접성산의 대황정...

명절 연휴임에도 의외로 고속도로가 한산하다.

덕분에 산행 초입의 이례리 주차장까지 금방이다. 

참고로...

이곳 주차장은 네비에 (경북 구미시 고아읍 이례리 산 30)으로 치고 오시면 됩니다.

 

 

 

산행 초입부터 솔향이 짙다.

전날 비가 살짝 내려 부드러운 흙길은 더 푹신하고 경사는 완만한 오름길이다.

 

 

 

다들 몸이 덜 풀렸다.

그래 그런지 박베낭에 아직 적응이 안돼 등짐이 버겁다.

얼마 걷지 않아 쉼터를 만나자 마자 우린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한다.

 

 

 

마눌님 초록잎새...

산악사고 후유증으로 어깨의 통증이 심하다.

예전 힘 좋을땐 나와 거의 같은 무게의 등짐도 꺼떡 없던 여인인데

에어매트 2개와 갈아입을 옷가지에 소품 몇개만 넣은 45리터 베낭도 버거워 한다.

그래도 이만하기 얼마나 다행인지 ?

 

 

 

푹 쉬었다 걷는 발걸음에 힘이 붙는다.

쉬는 동안 내 베낭에서 꺼낸 뚱땡이 PT병 맥주

한병을 비워낸 덕에 나 역시 솔찮히 무게를 줄였다.

 

 

 

등로옆...

구절초가 산들바람에 한들 한들 가을을 알린다.

 

 

 

초반 무리지어 걷던 일행들과

 

 

 

시간이 흐를 수 록 점점 멀어지는 초록잎새...

 

 

 

아파도 내색않고

잘 따라주는 아내가 그저 안쓰럽고 고마울 뿐이다.

 

 

 

그런 우리 부부의 뒤를

든든하게 산산님과 산들님이 받쳐 주신다.

 

 

 

산들님의 베낭이 장난이 아니다.

쉬는 사이 맑은소리님이 한번 들어 보곤

혀를 내두를 정도로 산산님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무게다.

박베낭만 메면 이상하게 힘이 솟는다는 산들님은 그래서 완전 노숙자 체질이다.

그런 산들님을 두고 산산님이 그러신다.

ㅋㅋㅋ

"우리 땅꼬마 내가 봐도 대단해~!"

 

 

 

드디어...

접성산을 코앞에 두고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본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 이삭들이 아름답게 펼쳐진 황금빛 벌판 뒤로

지난번 산행한 선산의 비룡산 형제봉이 뚜렷하다.

 

 

 

차~암 쉽게 도착했다.

오늘밤 산우들이 함께 어우러질 대황정이 저곳이다.

 

 

 

조망 역시 끝내준다.

정상에 그려진 조감도는 색이 바래 알아 볼 순 없지만

그것을 참고로 유추해 보건데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을 넘나드는 

숭선대교 건너편이 미석산과 해평리 그리고 그뒤로 오돌도톨 베틀산과

좌측엔 냉산이 그리고 우측의 베틀산에서 시작된 능선이 팔공지맥으로 연결된다.

다들 도착하자 마자 대황정의 아름다운 조망에 빠저

허우적 대던 산우들이 어느순간 데크로 내려 서더니 각자 집 짖기에 바쁘다.

 

 

 

그사이...

뉘엿 뉘엿 해가 저문다.

 

 

 

 

어둠이 몰려 들기전 옹기종기 무리 지어 텐트촌을 완성 후....

 

 

 

우린 대황정에 모여 들었다.

그리고 시작된 저녁 만찬....

주 메뉴는 수육이다.

 

 

 

솔가지 몇개 넣어 끓였을 뿐인데

수육엔 향기로운 향이 베어 감칠맛이 난다.

 

 

 

어느새 황혼이 지고 몰려든 어둠속에

선산읍내의 불빛들이 하나 둘 늘어만 가는 밤.

 

 

 

우리들의 성찬도 함께 무르익어 간다.

이번 야영엔 각자 기호대로 주량에 맞게

酒님을 모셔 오라 했더니 참으로 각양각색이다.

 

 

 

그 酒님들 중 독주에 속하는 멕시코산

데킬라와 한국 토종의 복분자가 내 입맛에 맞았다.

 

 

 

독주라 그런지 금방 취한다.

그러나...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산우들과 정담을 나눠 그런지

내 평소 주량에 비해 그닥 힘든줄 모르고 독주를 즐기고 있는 새로운 나를 발견한다.

 

허~!

거참...

 

 

 

주 메뉴를 바꾼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국민메뉴 라면이다.

 

 

 

참 胃大한 산우님들...

이번엔 맑은소리님이 새롭게 개발 했다는 

포테이토 치즈전이 굽자마자 게눈 감추듯 사라진다.

참으로 왕성한 식용들이다.

추석명절 기름진 음식들로 쌓인 옆구리와 뱃살을 털어 내자는

산행 컨셉과 달리 오히려 덕지 덕지 붙여 내려가게 생긴 먹자판 산행이다.

 

 

 

우리들만 오롯이 차지한 정상엔 거침이 없어 좋다.

맘껏 우리들의 수다가 이어지던 깊은밤...

갑자기 산산님이 손가락을 가르키며 저게 뭐야를 외친다.

?

 

 

 

보름달 였다.

숭선대교를 넘어 해평리 마을의 불빛이 아른대던

그 하늘 위로 구름을 뚫고 마알간 달님이 솟아 오르고 있었다.

 

 

 

 

정말 한폭의 그림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달님이 반겨준 야경이 얼마만인지 ?

 

 

 

우린 그날밤...

야경에 취하고 달빛에 홀린 낭만의 가을밤을 만끽했다

 

 

 

하아~!

참 좋다.

이순간 우린 힐링의 순간을 맞이한다.

 

 

 

밤이 깊어가면 갈 수록

도심의 불빛들이 유난스레 더 아름답게 느껴지던 그밤의 추억들이

 

 

 

 

우리들의 추억속에 아로세긴 그밤이 물러가던 이른아침....

온통 안개속에 뭍힌 산정엔 촉촉한 이슬이 눈물되어 방울방울 흘러 내린다.

 

 

 

텐트도 원목데크도 온통 축축하고 눅눅하다.

당연 일출은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

어느순간 여린 불빛의 햇님이

솟아 나긴 했으나 그 마저도 운무가 삼켜 버렸다.

아웅~!

얄미운 안개....

 

 

 

이젠 일어날 시간이 다 되었다.

그러나 다들 일어날 기미가 없다.

酒님을 섬긴 여파가 가시지 않은 듯 부시시한 얼굴의

겨우달려가 일출의 기대가 무참히 꺽인 실망감을 들어낸 얼굴로

삐금 얼굴을 디밀었다 또다시 잠 들어 버린 산정엔 게으른 나른함만이 감돌고 있다.

 

 

 

무심하게 안개 속으로 속절없이 흘러가던 이른아침...

어느순간 데크 반대편에 안개가 걷히며 대망리 마을과 뒷편의

꺼먼재산이 그 모습을 들어낸다.

오우~!!!

이쁘다...

 

 

 

 

이젠 일어나야 할 시각....

어느새 겨우달려가 노릇 노릇하게

밥을 지었고 산들님은 속풀이로 최고인 북어국을 끓였다.

 

 

 

덕분에 다들 맛나게 드셔 주신다.

그리곤...

 

 

 

부지런한 동네 산책객들이 불편하지 않게

주위를 말끔히 청소하고 짐들을 정리해 놓은 채로 망중한을 즐긴다.

 

 

 

그사이 안개가 물러갔다.

다시 찾아든 황홀한 조망에 취한 산우들..

 

 

 

각자 나름대로 힐링의 시간을 갖는다.

 

 

 

 

 

어이구~!

이 형님 왜 저러실까 ?

산찾사에게 살인 미소에 윙크까지 날리신다.

 

 

 

맨날 단둘의 야영을 보내다

이렇게 함께 어울리니 초록잎새가 더 좋아하는 것 같다.

활짝 웃음에 행복이 들어나 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 주말부부가 된 겨우달려 부부...

그래 그런지 예전보다 정이 더 돈독해 보이고

 

 

 

 

쫑알쫑알 사니랑을 향한 과잉 사랑으로

다들 신혼때나 있음직한 사랑 싸움을 잠시 접어둔

맑은 소리님도 풍요로운 가을 들녁을 내려보며 힐링중이다.

 

 

 

 

이젠 떠나야 할 것 같다.

말 하지 않아도 다들 햇빛에 젖은 텐트를 말려 짐을 꾸린다.

그런후...

우린 셀카로 단체 사진을 남긴다.

 

 

 

장소를 옮겨 정상비에서도...

 

 

 

되돌아 가는길....

어제 왔던길 그대로 하산을 했다.

 

 

 

이등로는 그대로 또 걸어도 마냥 좋은 오솔길이다.

 

 

 

 

 

 

그렇게 걸어내린 짧은 산행길이 아쉽다.

그래서 산우들께 인근의 인현왕후 둘레길을 걷자 제안했다.

그런데...

모처럼 고향을 찾아온 자식들을 두고 온게 못 내 걸린다며 그냥 일찍 귀가 하잖다.

부모들 마음은 다들 한결같다.

초록잎새도 집에 두고온 아들녀석 생각에

이른 아침부터 밥은 먹었냐로 시작된 전화 통화를 보건데

몸은 이곳에 있으나 마음은 집에 내려온 애들에게 가 있다.

20살 넘은 자식에겐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단절 시키는게

자식을 위한 거라 그렇게 말해도 역시 모정은 이성보다 감성이 우선한다.

바로 욕심을 접는다.

그리하여 도착한 대전 도심은 한낮.....

그냥 헤여짐이 서운한 산우들이 뒷풀이를 겸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우리집 아파트 인근에선 제일 유명하다는 중국 음식점....

우린 각자 입맛에 맞는 메뉴를 골라 맛난 식사로 1박2일의 박산행을 마무리 했다.

 

 

 

추신 : 대전 도착후 뒷풀이 비용을 잽싸게 지불하신 포터님께

        늦게나마 함께 하신 산우님을 대신하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날의 흔적을 모아 모아서 동영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