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잎새 병상일지

43일차 : 일요일 병동의 풍경

산 찾 사 2016. 10. 30. 18:23

 

 

 

 

제 43일차 : 2016년 10월 30일 (일요일)

 

을지병동의 일요일.

아침에 두팔 두다리 때를 민다.

밀어도 밀어도 또 나오는 때.

ㅋㅋㅋ.

개운하니 운동겸 5층 옥상정원으로 Go~!

그런데...

이런 개념없는 환자가 ?

담배를 꼬나물고 우리 뒤를 졸졸졸~

얼른 도망나와 1층으로 피신.

 

하늘을 보니 너무 이쁘다.

맑고 파아란 하늘을 본게 얼마만인지 ?

이런날 산에 간 사람들 차~암 좋겠다란 초록잎새의 탄성.

그 마음 그 느낌 아니까 더욱 더 가슴 아프다.

이젠 살 만 한가 ?

집이 너무 그립다는 마눌님을 달래주러 지하 커피솝을 찾았다.

담백한 빵과 함께 비싼 커피 향을 즐기며 그렇게 오전을 보냈다.

참~!

오늘은 힘들어도 목발을 집어 던저 버렸다.

이만함 회복을 향한 쾌속질주 중...

 

오후.

잠시 집에 들렸다.

오가는 동안 시청앞의 들국화와

은행나무 가로수 그리고 파아란 가을 하늘이

너무나 아름다워 차마 걷는것 조차 아까울 지경이다.

이 찬란한 가을날 병상생활 이라니~!!

덕분에...

건강의 소중함을 뼈 저리게 느낀다.

사실 밤마다 뼈 저리는 통증에 시달리는 아내만 할까마는..

올 가을은 참 잔인한 계절이다

 

저녁.

아래집에서 가져온 간식을 먹은탓에

저녁은 건너 뛴다.

일요일 병실은 면회객도 뜸하고 파업중인 노조원들도

쉬었다 가는지 조용하여 쓸쓸함과 허전함이 감돈다.

 

(사진설명)

ㅡ 목발을 버리고 걸음마 훈련

ㅡ 길어진 한숨마냥 그림자도 길어진 계절

ㅡ 집으로 향하던 길가의 가로수

ㅡ 가을색 은행나무와 파아란 가을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