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잎새 병상일지

6일차 : 외상 중환자실에서 중증환자 병실로

산 찾 사 2016. 9. 23. 12:13

제6일차 : 2016년 9월23일 금요일

 

전날밤...

뒤늦게 우리의 소식을 알게된

앞집과 아랫집 이웃분들이 큰 충격을 받은 듯 하다.

이때부터 나의 일거족 일투족을 관찰하시던 이웃들은 만보님과

박중규님을 모시고 들어와 저녁 술한잔 하는걸 알아채고 전날 저녁 앞집에선

마른안주를 이른 아침엔 아랫집에서 국과 밥 반찬을 공수해 오셨다.

그걸 본 중규님 말씀..

산찾사 세상 참 잘 살았넹~!!!!

이웃 덕분에 칭찬을 듣긴 햇는데 그건 다 초록잎새가 처신을 잘 해 그런것...

 

식사후 병원으로 이동하여

중규님과 만보님은 아주 잠깐 환자의 얼굴만 보고 가는것으로 했다.

중규님 먼저 그다음 만보님이  다녀 오시는데

이런~!

마음 약한 만보님은 눈물이 그렁 그렁하여 말을 잊었다.

다들 참 고마운신 분들이다.

이 깊은 은혜를 어찌 다 갚아야 할지 ?

얼마후 두분을 보낸 후 흉부외과 전문의로 부터 오후에 일반 병실로 옮긴다는 말을 들었다.

 

무얼 준비 해야 하나 ?

간호사가 에어메트와 냉 찜질 패드를 구입해 오란다.

그러더니 계속 가래를 뱉어야 하는 관계로 석션 전문 간병인을 권한다.

간호사가 알려준 간병인 센터에 폰을 해 보니 3군데중 한곳만 석션 전문 간병인이

가능하단 연락을 받아 일단 병실로 옮길때 만나 보기로 했다.

24시간 간병에 8만원이라니 결코 비싼 금액은 아닌것 같다.

 

일단 마땅히 할일 없어 귀가하자

앞집,아랫집 아주머니들이 걱정스런 얼굴로 우리집에 들렸다.

그러더니...

우리집의 밀린 빨래를 찾아 세탁기를 돌려 주시고 점심까지 배달을 해 주셨다.

흐미~!

이 웬수를 어찌 갚을꼬~!!!!

 

얼추 시간이 되어 병원을 향한다.

아래층 아줌마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한번 봐야 안심하겟다며 따라 나섰다.

가는길에 나는 초록잎새 여고 동창생 서정미씨가 알려준대로

속옷,양말,물병,수저,컵,물티슈,화장지,샘플용 화장품,수건,슬리퍼를 챙겼다.

그런데...

병원 이동중 전화를 받았다.

입원실로 이동해야 하니 보호자는 빨리 오란다.

이런~!!!

어쩐일로 예정 시간보다 빨라서 나를 골탕 먹이나 그래~?

이번에 니들도 좀 기다리라 해놓고 을지병원 지하1층의 의료기구 판매점에서

에어 매트리스를 한달 3만원에 임대하여 들고 중환자실로 향했다.

 

어느덧...

여차저차의 과정을 거처 입원한 병실엔

산소 호흡기는 기본에 각종 첨단 장비가 즐비한 병실이다.

여기는 중환자실에서 한단계 낮은 병실이라 이곳을 졸업 해야만

비로소 완전한 일반 입원병실이라 보면 맞다.

 

어느정도 정리가 되자...

맑은소리님과 한송이님 그리고 처남부부와 동서부부가 찾아왔다.

우리 부부의 사고를 현장에서 그대로 목격한 한송이님이 초록잎새를 보자 마자

울음 먼저 터트린다.

얼마나 애를 태웠을까 ?

괜히 우리 부부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긴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다행히...

상태가 호전된 초록잎새를 직접보자 안정을 찾아 가는것 같아 한편 마음이 놓인다.

 

그러는 사이...

초록잎새가 몹시 갈증을 호소한다.

그러나 현재는 물 한모금도 마실 수 없는 금식이다.

저녁 무렵이 되자 이젠 온몸에 열이 펄펄 오르기 시작 했다.

다시 지하1층 의료기기 판매점에서 냉 찜질용 얼음 팩을 하나 사서

원하는 곳에 대 주었으나 하나 갖곤 어림없어 두개를 더 사와 얼음을 채워

일단 급한 불을 끄고 나자 초록잎새가 이젠 다들 집에가란다.

좀 있슴 허벅지의 깊은 상처를 소독하고 드레싱을 해야 하는데

본인의 고통스런 모습을 보여주기 싫덴다.

아내가 원하는 대로 해 주기로 햇다.

전문 간병인에게 아내를 부탁하고 처남부부와 동서부부를 데리고

집근처에서 늦은 저녁식사를 하며 또 그렇게 우리 부부는 힘겨운 하루를 정리한다.

 

텅빈 집안...

심한 고통을 견디고 있을 아내 생각에 또 가슴이 아프다.

오늘 이밤이 지나고 새날이 밝아 오면 더 낳은 모습의 아내가 보고 싶다.

마음이 답답하다.

뭘 어떻게 해줘야 할지 ?

오늘 낮에는 이리저리 뼈에 좋은 보조식품을 검색하다 보니

홍화씨가 좋다하여 치료과정에 많은 도움이 되길

간절하게 바라며 환으로 된 제품  3달치를 인터넷으로 구입했다.

그거라도 많은 도움이 되길 간절히 빌어 본다.

 

모든게 다 잘 되겠지 ?

아무렴~!

잘 되고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