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잎새 병상일지

1일차 : 산찾사 & 초록잎새의 시련

산 찾 사 2016. 9. 20. 07:38

제1일차 : 2016년 9월18일. 일요일

 

올해는 우리 부부가 결혼한지 30년이 되는 해이다.

그동안 크고 작은일이 있어 왔지만 그건 누구나가 겪는일로

소소한 일상의 일이라 해도 무방한 일이다.

그런데...

그런 우리부부에게 크나큰 시련이 이날 벌어 졌다.

그날 신문에 기사에 실린 내용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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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소방서, 계룡산 산악사고 인명구조
연천봉 낙석 부상환자 2명 소방헬기 동원 구조
2016년 09월 19일 (월) 11:00:46 윤성규 기자 sky@safetoday.kr

공주소방서(서장 오영환)는 지난 9월18일 오후 1시9분 경 계룡산 국립공원 연천봉 인근에서 낙석으로 인한 등산객 안전사고를 접수받아 소방헬기 등을 이용해 부상환자 2명을 신속하게 구조했다고 9월19일 밝혔다.

 

현장출동 구조대원에 따르면 도착 당시 환자 심모씨(여, 53세), 이모씨(남, 56세) 모두 2명은 계룡산 연천봉 정상 50m 전에서 비와 바람으로 인한 악조건 속에 낙석으로 허벅지와 다리에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이에 구조대원의 신속한 응급처치 후 항공대 소방헬기를 이용해 동학사 주차장으로 이송 후 대기하고 있던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 조치했다.

 

오영환 공주소방서장은 “산행을 시작하기 전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자신의 건강상태와 기상상태를 정확히 체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안전사고 발생 시에는 당황하지 말고 근처 119위치안내표지판 지정번호, 사고내용, 주변여건 등을 정확하게 신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산악사고에서 공주소방서 구조구급대는 신고접수 직후 현장으로 신속하게 출동하는 동시에 119광역기동단 항공대에 지원요청을 하는 등 발 빠르게 산악구조상황에 대응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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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이 또한 지나 가리라~

진인사 대천명이니 믿고 기다리린다. 

 

그러나...

현재 나의 심리 상태는 삼일이 지난 이 아침까지 맨붕이다.

이게 현실이란게 믿기지 않는다.

한밤중 잠에서 깨어나면 당일 강행된 산행에 대한 후회와 죄책감에 눈물만 흐를 뿐...

애간장이 끓는다는게 이런건가 ?

 

이날을 벌어진 일을 간단하게 기록해 보면...

1. 명절연휴 끝 17일(토)~18(일) 우천으로 진악산 비박 취소.

2. 18일 오후 개임이란 날씨에 한송이님 당일 산행 추진해 달란 부탁을 받음

3. 산행 욕심에 대한 산우의 마음을 잘 알기에 거절을 못하고 당일 출발 하려는데 우리집 도어록 고장발생.

4. 한송이님께 기다리라 통화후 서비스 업체의 도움으로 도어록 고장수리

5. 계룡산 소나무 굿당에서 출발시 비 그침

6. 기도터를 넘겨 헬기장을 지나 연천봉을 앞둔 암봉에서 안전을 위해 우회를 결정.

 

사고는 평범한 암봉을 내려올때 일어났다.

5~6미터를 앞서 내려서는 초록잎새 뒤를 따라 암봉의 홀드를 잡고 내리던 순간

나는 순식간에 10미터 이상 아래로 떨어지며 잠깐 의식을 잃었다.

처음엔 상황 판단을 할 수 없었다.

무슨일이 내게 일어 난 걸까 ?

순간....

주위를 둘러보는 내 귀에 들리는 비명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정신없이 아내에게 달려가보니 주위엔 부스러진 암석파편들이 즐비하다.

우선 베낭을 벗겨 밑에 받쳐 안아들자 고통을 호소한다.

한쪽 팔목은 꺽였고 다리는 휘여 있기에 바로 잡으려 하자 못 만지게 한다.

몸 왼쪽 부분은 아예 손을 댈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호소.

 

이후...

바로 119수배와 현재 나의 위치를 알려주고

한송이님을 내려보내 119 구급대를 만나 길안내를 부탁햇다.

기나긴 기다림...

아내와 그 긴긴 시간의 고통은 말로 이루 형언할 수 없다.

그런 고통의 기다림속 에서도 아내는 내 몸상태를 묻는다.

그제사 살펴보니

오른쪽 정강이에 피가 많이 뭍어있다.

그 발은 내 아내를 받치고 있고 그 아래엔 암석이 걸려 고통이 밀려드나

살짝만 움직여도 아내가 비병을 지르니 어찌할 방도가 없어 마냥 기다리는 상황. 

 

두시간여만에 구조된 우리부부는 을지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다.

살점이 떨어저 나가 정강이 뼈가 들어난 난 바로 봉합하는 것으로 치료 끝.

아내는 폐와 허리 골반 다리 팔목등등 CT촬영과 제일 중요부위 MRI 두군데 추가 촬영후

외상 중환자실로 바로 이송하여 입원조치...

그런후...

인턴으로 부터의 간단한 부상상태를 들었다.

갈비뼈 10대가 부러지고 3개는 아주 심한 상태며

충격에 의한 내상으로 폐에 피가 고여 삽입관을 통해 배출해야 하고

만약 폐가 호전되지 못하면 수술 자체가 힘들다는 말....

다행히 허리는 그중 부상 정도가 경미한편. 

손목은 완전 골절로 수술 불가피.

골반뼈 크랙 발생.

허벅지엔 깊은 상처로 근육층과 지방이 분리된 상태라

매일 불순물 세척후 염증여부 확인된 상태가 되면 봉합수술 가능. 

 

나홀로 이런 모든 과정을 견디기 어려워

사후 수습을 위해선 보험관계도 한번 확인하고

물어봐야 하기에 제일 대하기 편안한 초록잎새 친구 서정미씨를 우선 불렀다.

득달같이 와 준 정미씨...

어떻게 알고 달려와준 행복쟁이.

그리고...

좀 늦게 달려온 처남 부부가 오자 비로소 이게 꿈이 아닌 생시임이 실감된다.

그때부터...

지옥같은 고통을 견디는 아내를 생각하자

주체할 수 없이 그냥 저절로 흘러 내리던 눈물....

 

점심과 저녁을 굶은 상태에서 그냥 입술만 타 들어가

계속 물만 들이키다 나도 경미하나 부상을 입은 상태라 식사후 약을 복용 해야 하기에

처남이 사온 빵 반쪽을 넘기는데 그것 마저 그렇게 죄스럽게 느껴저 다 넘길 수 없다.

이까짓 다친게 도대체 뭐라고~!!!

그게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내 자신이  어찌나 혐오스럽 던지.....

 

아내를 홀로 남겨두고 집으로 돌아오며

하나님 부처님등등...

모든신께 정말로 염치 없지만 빌고 또 빌었다.

저 여자 평생 정말로 착하게 살아온 여자입니다.

벌을 받는다면 응당 제가 받아야 하니 아무일 없게 해주세요.....

 

제발~!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