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기운의 함양 괘관산
산행지 : 괘관산
산행일 : 2016년 3월06일.일요일
누구랑 : 산장 나눔터 식구들...
어떻게 : 빼빼재~감투봉~괘관산~천왕봉~도숭산~대황마을
(산행 지도)
情 나눔터 산장의 정기 산행일....
전날 늦은 오후부터 내린비가 이른 아침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다행히 비는 소강상태를 보이다
버스가 빼빼재에 도착하자 주위엔 온통 안개를 뿌려놓고 봄비는 물러 났다.
그래도 이만하기 다행이다.
비만 안 맞아도 그게 어디 인가~?
우리 일행은 산행에 앞서...
빼빼재의 안내도를 가르키며 대략적인 코스의
윤곽을 설명하는 필봉 아우님의 산행 밑그림을 경청한다.
그런후...
다함께 단체사진을 담는 의례 행사를 끝냈다.
그리고 시작된 산행...
산우들이 안개 자욱한 숲속에 숨어 든지 얼마 후...
이런~!!!
내 몸뚱아리엔 옷을 죄다 벗을 정도로 땀이 흐른다.
이젠 완전 봄날이다.
하긴...
어제가 경칩였다.
걸은지 얼마 안돼 우릴 맞아준 감투봉...
정말 오랫만에 이곳을 다시 찾은 나를 반겨준건
중국풍의 뻘건 글씨가 세겨진 정상 빗돌이다.
언제부턴가 ?
함양의 산엔 죄다 저런 빗돌을 세웠다.
그런데...
난 도무지 정이 안간다.
나만 그런가~?
개인적으로 난 흰색 글씨가 깔끔하고 거부감이 없어 더 좋다.
감투봉...
기념 사진을 찍는 동안 누군가의 베낭이 열리자 간식 타임으로 이어진다.
당연 맥주가 나오는데
오늘은 산산 형수님이 안주로는 더 없이 좋을 전통 먹거리를 선 보였다.
그런데...
오늘따라 맥주가 부족하다.
지난달 정기 산행엔 너무 추워 먹지도 못하고
그냥 지고 내려 온 적이 있어 그런가 오늘은 다들 빼 놓고 오셨단다.
그만큼 성급한 봄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어느결에 우리 곁을 찾아 들었다.
휴식을 끝낸 뒤라 그런지
이젠 탄력을 받아 쭉~쭉~ 걸어가던 대열이 갑자기 흐트러 진다.
?
중간쯤에서 걷던 자운영님의 등산화 끈이 풀려 생긴일....
그러자...
급하게 쫓아와 무릅을 꿇던 상남자가 있었다.
아주 정성 스럽게 등산화 끈을 메주던 첨부터님...
사실....
저 행동은 힘을 잃은 첨부터님의 생존전략 이라나 뭐라나 ?
지난달엔 저런 폼으로 주저 않아 빙판을 앞둔 등로에서
손을 호호 불며 아이젠을 채워 주던걸 다들 기억하고 있다.
자꾸 저런 버릇을 들이면 다른 남정네들은 피곤해 진다.
첨부터~!
앞으론 그러지 마~!
ㅋㅋㅋ
전날 내린비로 촉촉하게 젖은 땅은 촉감이 부드러워 좋다.
그런데 가끔씩 낙엽속에 숨긴 빙판에 엉덩방아를 찢는 일이 생긴다.
이런날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그런데...
부상만 아니라면 남의 불행이 타인에겐 즐거운 웃음이 된다.
어느순간 들려온 외마디 비명...
초록잎새가 엉덩방아를 찌었다.
다행히 다친곳은 없고 엉덩이에 푸짐한
진흙 자욱만을 남겼는데 그걸 본 첨부터의 너스레...
"무쇠다리라 그렇지 다른 여인 같음 최소한 사망여~!"
ㅋㅋㅋ
어느덧....
다들 조심스런 발길이 원통재를 넘겼다.
그리하여 도착한 넓직한 헬기장....
다들 쉬었다 가기로 한다.
당연 의례생사로 이어진 간식타임엔 술이 귀하신 몸이다.
다른날엔 차고 넘치던게 술인데...
그런데...
이곳을 오다 익산에서 오신 개인적으로 알고 있던 산우님을 만났다.
그님이 올라서다 나를 보더니 혹시 酒님을 넉넉히 모시고 왔슴
한병만 달라는데 드리지 못했다.
왜그리 미안 하던지....
사실...
마눌 초록잎새가 준 맥주병을 그만
내가 버스에 놓고 와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부드러운 육산을 걷다 보니
어느새 우린 괘관산과 천왕봉으로 갈리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괘관산 정상은 암릉이라 점심 장소로 많은 산우가 함께 하기엔 적당치 않다.
하여...
이곳에서 함께 맛나게 점심 식사를 나눠 먹은 우리는
괘관산을 들린 후 되돌아 와 천왕봉을 향하기로 햇다.
그런데....
역시나 괘관산 암릉을 앞두고 못 보던 빗돌을 마주한다.
이름도 괘관산이 아닌 계관산이다.
내 기억엔 괘관산 정상 빗돌이 있던 곳은 삼각점이 있던 암릉이다.
최근에 이곳을 찾았던 자료를 찾아보니 10년전 무령고개를 들머리로 하여
영취산~백운산~서래봉~빼빼재~괘관산~은행마을로 하산 했던게 2006년도 였다.
오늘 산행의 백미는 괘관산 암릉이다.
전구간을 통과 했다 되돌아 오면 좋겠지만 시간상
우린 삼각점이 박혀 있는 실제 괘관산 정상까지 다녀 왔다.
그곳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참 좋다.
왔던 방향으로 몸을 돌리면 우리가 가야 할 천왕봉이 지척이고
그 능선을 이어 걷게 될
도숭산 자락이 한눈에 잡힌다.
어느덧...
날이 서서히 깨어나며 안개는 물러갔다.
아름다운 괘관산 암릉에선 다들 멋진 조망에 빠저 허위적 댄다.
비가 그치고 나면
깔끔한 시야가 확보된 조망이 있어야 하는데
오늘은 미세먼지가 농도가 심해 그런가 가시거리가 짧다.
그래도 이곳에선 남덕유의 서봉과 동봉을 시작해서
금원산,기백산,거망산,황석산이 또렷하게 조망된다.
지끔껏 산행중 제일 아름다운 곳이라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괘관산의 풍광을 즐긴 우리는 이젠 천왕봉을 향했다.
그 길목엔...
수령 1000년이 넘는다는 철쭉나무을 만나게 되고
이내 등로는 사거리에 이르러
잠깐 걸음을 멈춰 숨을 골라야 하는데
그건 다시 고도를 올려 붙이기 시작한 천왕봉을 앞둔 준비과정이라 보심 된다.
천왕봉을 향한 오름질...
처음엔 가벼웠으나 이젠 제법 들어찬 쓰레기 봉투를 메단 첨부터님은
오름길이 힘들어 못 본척 그냥 올라채다 옆지기 자운영님께 야단을 맞았다.
저기 저 빈병 안보여~?
왜 안 줍는거야~!
어떤 누무시키가 저런걸 버려 첨부터님을 야단 맞게 했는지 ?
ㅋㅋㅋ
공연히 베락맞은 기분에 떨떠름한 첨부터
가던 걸음 멈추고 뒤돌아 보니...
햐~!!!
방금 우리가 올랐던 괘관산 암봉의 아름다운 풍경에 그만 마음이 풀려 버린다.
그래~!
이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그냥 어지럽힐 순 없지...
암만~!
힘겹게 올라선 천왕봉....
다같이 기념사진 한장씩 남긴후 도숭산을 향한다.
천왕봉을 지나며 시작된 내림길....
히유~!!!!
낙엽속의 빙판이 겁나고
질척대는 진흙탕은 더 겁난다.
다들 엉금 엉금
기다시피 내려선 다음 올라선 도숭산엔
시원스런 조망바위가 우릴 맞아 주는데
도숭산 정상의 바위엔 무슨 연유인지 산(山)이란 글씨가 세겨 있다.
조망 좋은 도숭산 정상에서
실컨 쉬었다 가는길이라 그런지 다들 힘이 넘친다.
이젠 꽤 걸은것 같아 힘들만도 한데...
육산의 등로는 계속 고도를 낮춘다.
그러다 민가에 가까워 질 쯤....
무슨 용도로 설치 햇는지 ?
등로는 철망과 잠시 나란히 사이좋게 이어지다
벌목구간을 지나치게 되었는데...
이런~!!!
가지를 치고 밑둥을 자른 나무들이 사방천지 어지러워
잠시 그걸 헤집고 가느랴 우린 죽을똥을 쌌다.
드디어....
대황마을을 향한 임도를 걷는다.
이젠 몇일 후...
멍울을 툭~ 터트릴 버들 강아지 새순이 움트는 길가를 걷다 보니
세상천지 온전한 곳 한군데 없는
상처 투성이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유적지를 만나게 되는데....
정립되지 못한 이데올로기의 혼돈시대에
억울하게 죽어간 민초들의 아픔이 느껴져 가슴 한켠이 아려온다.
드디어 도착한 대황마을은
황석산 전체가 한눈에 보이는 아담하고 한적한 농촌이다.
그 마을 주차장에 자릴 잡은 우리들....
맑은소리님이 정성껏 준비한 오뎅탕으로 푸짐하고 흥겨운 뒷풀이 시간을 갖었다.
주고 받는 술잔에
정을 듬뿍 담아 건네지는 뒷풀이는
귀로의 버스안까지 이어진다.
덕분인가 ?
대전까지 다들 지루함을 잊은 귀향의 시간이 되었다.
함께 하신 산우님께 감사 드리며............산찾사.이용호
(산행 모습을 동영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