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대청호반의 억새꽃

산 찾 사 2015. 10. 29. 19:57

산행지 : 대청호반 오백리길 5구간

산행일 : 2015년 10월29일 목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오면 가지마라 애원 하고픈 계절이 가을이다.

그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건 역시 누가 뭐래도 억새의 풍광이다.

이름난 억새의 명소는 그러나....

수많은 인파에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이는게 요즘 우리의 현실...

그런데...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억새의 명소 못지 않을 풍광이 의외로 많다.

대전엔 대청호 주변이 그런곳....

 

 

 

오후 늦으막이 초록잎새랑 대청호반을 향했다.

울트라 베낭에 물 한병과 귤 서너개만 준비하면 완벽.

신상동 마을 버스종점에 차량을 주차 시킨후

신상교 다리밑을 지나 흥전 마을로 걸어 가다 보면 대청호반엔 억새가 지천이다.

 

 

 

고산준령의 억새는 바람 때문에 키가 작지만

이곳의 억새는 키도 크고 꽃 수술도 풍부하여 햇살에 한들 거리는

풍광이 풍요로워 더 아름답다.

 

 

 

처음 길을 나설땐 시큰둥 하던 초록잎새...

몇 십분만에 완전 도심탈출.

그리하여 만나게 된 가을풍경에 홀라당 반해 버린다.

 

 

 

사붓 사붓 걷는길...

참 좋다.

 

 

 

역광에 한순간 순백의 빛으로

일렁이는 억새꽃에 뭍혀도 보며 그렇게 걸어 가다...

 

 

 

이번엔 억새를 등지고 호반에 다가서 보는데...

 

 

 

이번엔 초록융단이 반긴다.

그 색감이 어찌나 곱고 이쁘던지 ?

우린 한동안 초록빛으로 수를 놓은 대청 호반의 풍광에 빠저 허위적 댄다.

 

 

 

 

 

계절따라 이곳 호반의 풍광은 다르다.

올해는 가뭄이 심해 그런지 물이 많이 빠저 나간 넓은 공터엔

연두색의 초지가 차지하여 유난히 더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 놓고 있다.

이곳은 그래서...

예술 사진작가들이 아름다운 여성의 누드사진을 찍는 명소로도 유명하다.

 

 

 

가을의 정취를 느끼려 억새숲을 거닐러 왔는데

초록잎새는 초록융단의 호반길이 더 좋다며 계속 대청호반의 물가를 거닌다.

 

 

 

 

 

 

그렇게 거닐다 보니 이젠 되돌아 가야 할 시간....

이젠 그 빛이 여려지기 시작하는 햇살을 정면으로 받으며 왔던길을 되돌아 걷는다.

 

 

 

역시...

억새길은 햇살과 마주하며 걸어야 제대로 풍광을 즐길 수 있다.

 

 

 

한줌에 햇살과 바람에 억새는 금방 

소금을 뿌려 놓은 듯 일순간 순백의 일렁임을 수 놓는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오늘 나들이는 참 잘 나왔다.

지금이 억새의 절정....

 

 

 

이곳의 풍광이 아름답긴 한가 보다.

돌아오는 길 대청호반엔 결혼을 앞둔 신부가

웨딩 기념사진을 담고 있었다.

 

 

 

억새의 노래

                           -김순이-

너는 기도할 때
눈을 감지만
나는 기도할 때
몸을 흔든다

빛의 그림자를 안고 있듯이
밤이 새벽을 열어주듯이
그렇게 나도
눈부신 것 하나쯤 지니고 싶어
바람에 흔들리며
기도한다
온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