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후기

식장산 야영 그리고 계족산 산책

산 찾 사 2015. 8. 31. 08:31

산행지 : 대전 식장산 & 계족산

산행일 : 2015년 8월21일(금)~22(토)

누구랑 : 구름님. 박중규님.에게해님

 

길 없는 길을 가라

걱정과 두려움을 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바람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법구경에 실린 붓다의 삶이다.

기원전 6세기경 인도 북부 지방 카피라 성에서 샤키아족 족장

슈도다나와 마야 부인의 아들로 태어난 고타마 싯다르타는

완전한 깨달음이란 뜻의 붓다란 이름을 얻기 전까지 그의 삶이 그랬다.

 

구름님.

바람이 부는대로 정처없는 방랑의 길을 떠나는 여행자다.

붓다는 큰 깨닭음을 얻기위한 고난의 길이지만

구름님은 인생을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길이란게 다를 뿐...

무소의 뿔처럼 겁없이 모든걸 떨처 버리고 혼자서 가는건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런 구름님이 산찾사를 찾았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人이란 글자를 보더라도

사람은 혼자선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서로 기대여 의지하며

살아야 하는게 순리이기에 산찾사를 찾았단다.

그럼 잘 찾아 오신거다.

우린 그냥 척~ 봐도 간(?)이 맞는 사이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ㅋㅋㅋ

그런 구름님과 함께 대전을 오신 대구의 박중규님 역시 그러한 분.

 

시간되면 언제든 오시라 큰 소리를 친 산찾사.

그런데...

우찌 대접을 해야 할까 ?

박중규님은 내가 대구에 갔을적엔 5성급 호텔에 재워 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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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의 재량과 능력이고

난 내 능력에 맞는 숙소와 먹거리를 준비하기로 했다.

그래서...

늦은 저녁에 만난 우리가 이동하여 자릴 잡은곳은

대전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 보이는 식장산 정상이다.

 

 

 

 

텐트 두동을 치고

에어 매트리스를 깔아 놓은 후 침낭을 들이자.

ㅋㅋㅋ

입이 함지막 만하게 벌어진 박 중규님이 좋아 죽는다.

정말 이런걸 꼭 해보고 싶었는데 소원 풀게 되었다나 뭐라나~?

그러며 하는말이 산찾사가 산행기에 맨날 하던말 칠성급 호텔이 궁금 했는데

와서 느껴보니 정말로 칠성급 호텔이 맞단다.

 

 

 

불야성을 이룬 대전 도심의 야경...

정말 멋지다.

오늘밤은 술 맛 난다.

 

 

 

식장산 야영은 딱 두팀..

옆의 분들도 다들 이런 분위기를 즐길 줄 아는 매니아들 같다.

그들은 조용 조용 밤하늘의 별과 달을 보며 정취를 즐기신다.

오늘밤 우리는 이웃을 참 잘 만났다.

 

 

 

삽겹살과 함께 쓰러지는 이슬이 대신

텐트위로 송알 송알 이슬이 맺히던 새벽까지 우리의 정담은 이어진다.

그러며 나눈 이야기들...

트래킹과 여행을 하며 항상 느낀 공감대가

누구와 함께 하는냐에 따라 여행의 질은 달라 지기에

앞으론 마음이 맞는 산우들끼리 한번 뭉처 보자에 뜻을 함께 하기로 했다.

그래서 한 약속...

남미를 여행하며 이 좋은곳을 혼자만 다녀 온 미안함에

다음엔 꼭 아내를 데리고 가야 하는데 D데이는 내가 정년하는 바로 그날에 떠나기로 한다.

넉넉하게 두달 정도로...

 

 

 

늦게 잠들어 그랫는지 늦잠을 잤다.

이미 해는 중천.

 

 

 

두분...

일어날 기척이 없다.

 

 

 

이웃집은 이미 벌써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있다.

 

 

 

간밤...

기온차가 심햇나 보다.

텐트엔 이슬이 잔뜩 내려 앉았다.

그러니...

그리 서둘일도 아니다.

우야튼 젖은 텐트는 말려야 하기에.

 

 

 

그래도..

언제까지 마냥 기다릴순 없어 마눌이 준비해준

쇠고기 전골을 끓이고 고실하게 흰쌀밥을 지어 두분을 깨워 아침 식사를 했다.

 

그런후...

어느정도 텐트의 습기가 제거 되자  짐을 꾸려 하산을 준비한다.

그사이...

운무에 가린 대전 도심이 살짝 그 모습을 들어 냈다.

 

하아~!!!

아름답다.

가까이에선 절대 느끼지 못 할 아름다움 이다.

 

 

 

이웃집의 어릴적 친구로 지금껏 우정을 나누고 있는 구름님과 중규님...

은근 시셈이 일 정도의 우정에 부러움이 든다.

그런 두 사람이 이곳을 한번 와 보더니

다음엔 꼭 부부와 함께 다시 오고 싶어한다.

 

 

 

다음 여정은 구름님이 평소 궁금해 하던 계족산이다.

그 여정을 이어가기 위해 잠시 들린 집에서 짐을  풀어 놓고

이번엔 구름님과 인연이 있는 에게해님과 연락이 닿아 함께 이동을 했다.

 

 

 

계족산...

이젠 이곳도 명소가 된 것 같다.

장동의 산림욕장 주차장엔 차량들로 만차다.

나의 애마 투산이를  겨우 들이 밀어 놓고 우린 숲속의 황톳길을 걷는다.

 

 

 

 

이곳 저곳...

볼거리를 갖춘 계족산은

남녀노소 누구나가 쉽게 걸을 수 있는 부담없는 산이다 보니

가족단위로 소풍나온 시민들이 많이 눈에 띈다.

 

어느새..

구름님은 신발을 벗어들고 맨발이다.

뭘 느끼려 하시는 지 ?

 

 

 

장동에서 올라오다 만난 임도 갈림길...

이곳에서 우측을 향한다.

내처 걸으면 한바퀴 돌아 올 수 있는

임도길이나 이왕 왔으니 계족산성은 올라 가 봐야 할 터...

 

 

 

임도 삼거리를 지나친다.

그런후...

내처 걸음을 옮겨 절고개에 이른다.

이곳에서 우린 막걸리와 도토리 묵으로 갈증과 함께 허기를

속일 수 있었는데 마침 때가 가까운 시간이라 든든한 요기가 되었다.

 

 

 

절고개에서

우린 쉬었다 가는 김에 엎어진다고

끝없이 이어지는 정담에 일어 설 줄 모르고 시간을 허비 했다.

 

 

 

그러다 이어진 걸음...

이곳에서 우린 임도와 이별 후 숲속을 파고 든다.

그런후 만난 원목테크...

예전엔 볼 수 없던 전망데크가 되시겠다.

그러고 보니 이곳을 찾아 온지도 꽤 된 듯 하다.

 

 

 

전망 데크에선 시원스런

대청호를 넘겨 옥천의 고리산 자락이 한눈에 내려 보인다.

 

 

 

다시 시작된 걸음.

숲속의 짙은 원시림이 따가운 햇살을 막아주고

솔솔 불어주는 바람은 가을이 멀지 않았슴을 느낄 정도로 서늘함이 담겼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다정한 산우님들과 걷는 재미에 행복이 묻어난다.

육산의 부드러움을 감추고 있는 우거진 숲속과 그 숲을 가르며

길게 이어지는 임도의 황톳길 그리고 대청호반은 물론 대전 시가지의

시원 시원한 조망을 발아래 두며 걷게 되는 계족산에 구름님이 홀딱 반해 버렸나 보다.

다음에 꼭 재경 동문 산악회 회원들을 이곳으로 모시고 싶덴다.

 

 

 

계족산성을 앞두고 만나게 된 팔각정...

여인네들이 팔자 좋게 늘어지게 누워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수줍은 남정네들...

어색함에 차마 발을 들여 놓지 못하고 가던길을 재촉한 얼마 후...

 

 

 

 

드디어 잉크빛 하늘을 만났다.

이젠 더 이상 오를곳이 없는 계족 산성의 정상에 우린 선다.

 

 

 

파아란 하늘 아래

평화로워 보이는 도심은 물론

대전 둘레길이 일목 요연하게 보이는 계족산성의 조망은 참으로 훌륭하다.

 

울창한 숲속길.

맨발로 걸을 수 있는 부드러운 황톳길.

그리고 조망이 아름다운 산성길.

 

처음 와 본 두 남정네의 입에선 연신 감탄이 흘러 나온다.

그래 좋은가 ?

바로 곁에 있슴 소중한걸 모른다 더니 내가 그짝인가 보다.

나야 맨날 봐 오던 풍광이라 그려러니 하긴 하지만

이 양반들이 이정도의 풍광을 좋다 라고 한다면 벚꽃이 필 땐

아마도 까무라 칠 것만 같다.

 

 

 

 

 

 

 

 

 

 

 

 

계족산 정상에서 바로 장동 휴양림으로 방향을 잡는다.

이젠 제일 빠른길로 내려가야 하기에...

배도 고파오고

박 중규님은 얼마나 재미지게 놀았던지 그만

오늘 모임이 있던걸 이제사 겨우 기억해 냈기 때문였다.

 

 

 

수많은 우리들의 이야기가 깔리던

계족산의 오솔길은 어느덧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아래 정점을 향하고 있다.

언제 또 함께 이길을 걸어 볼 수 있을지 ?

 

 

 

오랫만의 만남 만큼이나

또다시 헤여저야 하는 서운함엔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게 도대체 뭔지 ?

소박한 점심상에 곁들여 진 낮술로

불콰 해진 얼굴엔 짙은 그리움과 미련을 숨기지 못하며

대전을 떠나야  했던 나의 산우님들이 불현듯 또 보고 싶다.

 

 (그날의 흔적을 모아 모아 이 한편의 동영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