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반의 명산 문의 양성산 & 작두산
산행지 : 문의 양성산 & 작두산
산행일 : 2015년 6월05일 금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산행지도-
남의 탓이라 생각하면 우산위의 눈도 무겁고
내 몫이라 생각하면 등짐으로 짊어진 무쇠도 가볍다고 그랬다.
온 나라를 공포에 몰아 넣은 메르스..
서울시장이 직접 나서자 겨우 마지못해 나선 정부와 지도자의 행태가 역겹다.
제 잘못은 모르고 불안감을 조성했다며 남 탓만 한다.
불안한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유치원이 휴교...
그래서
생각지도 못한 휴일이 생긴 초록잎새랑
이번 기회에 좀 멀리 떠날까 햇는데 마눌이 싫덴다.
심란한 요즘 가길 어딜 가냐며..
전날 건강검진 센타에 폰을 했다.
장 내시경을 볼 수 있는지 ?
시절이 하도 수상하니 죽기 싫은 민초들이 예약을 몽땅 취소 한 덕에
전날 약을 받아다 장을 세척하고 생전 처음 수면 내시경이란 걸 해 봣다.
그냥 순서대로 기다렸다면 한달후나 가능했던 일이다.
ㅋㅋㅋ
내 직업이 기관사라
의무적으로 하는 특수 검진과 의료관리 공단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을 하다보면 매년 하게 되는 검사인데
장검사는 처음였다.
물론...
예상 했던 대로 위나 대장이나 아주 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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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 나온 초록잎새랑 귀가후
베란다에서 시내를 내려보니 잔뜩 흐린 날씨이나 조망이 깔끔하다.
하여...
가까운 근교산으로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우리집 거실의 난분-
우성이산을 향한다.
매일 향하던 들머리를 이번엔 kbs 사옥 뒷편으로 한다.
귀찮아도 나오니
차~암 좋다.
도란 도란 정담을 나누다 나온 이야기..
빨간장미님이 우릴 너무 보고 싶어 하는데 언제 가긴 가야지 ?
쇠뿔도 단김에 빼라 그랬다.
그래서 폰을 하자 빨간장미 누님이 반색을 한다.
"니들 당장 와~!"
말로는 당장 간다고 그랫고
그러나 걷던 걸음은 마저 걷기로 한다.
대신..
화주봉 까지만 갔다 되돌아 온다.
오늘따라
능선에서 바라본 계룡산의 주능선이 너무나 깔끔하고 이쁘다.
초록잎새...
가는길에 여기저기 폰을 한다.
다정한 벗들과 함께 가자며.
얼마만 인지 ?
부지런한 부부는 정원에 잔디를 깔았고
그새 뒷편엔 아담한 황토방까지 지어 놓았다.
금새 차려낸 상차림.
느닷없이 찾아오면 겨우 이정도라니
이거 원~!!!
바커스님...
한때 마라톤의 지존이셧던 분이다.
성격 좋은건 이미 검증이 끝난 분이라 더이상 할말이 없다.
오랫만에 찾아와 고맙다며
아주 귀한 꼬낙을 내 주곤 다 마셔야 보내 준다고 엄포다.
겨우달려의 표정을 보니
좋아 디진다.
푹 고아 삶은 닭백숙이 주메뉴...
그리고 이어진 삽겹살과
酒님들이 모셔진 저녁상이 푸짐하다.
자리가 옮겨진 잔디가 깔린 마당.
옥상에서 주옥같은 70~80 팝송이 흘러 나온다.
이곳이 바로 전원카페..
시간이 흐를 수 록 총총총 마중나온 별들이 반짝이고
은은한 달빛이 내리 비추던 한밤이 꿈결처럼 흘러가다 보니
초여름밤도 시골이라 그런지 오소소 소름이 돋는다.
그래서 옮겨진 황토방.
너무 너무 맘에 든다.
가지 말라고
가~지 말라고 애원하며 잡았었는데
그래서...
나는 정말 그 황토방에서 자고 가고 싶~었는디.
다들 내일 일찍 약속들이 있어 가야 한덴다.
지난밤...
기분 좋게 취해 버린 탓에 늦잠에서 깨어나니 한나절이 다 됐다.
이런~!!!
그냥 저냥 베낭을 꾸려 가까운 문의의 양성산을 찾는다.
정말 오랫만이다.
주차장의 화장실 뒷편으로 열려 있는 등로를 따르다
이번엔 가보지 않은 임도를 무작정 걸어본다.
의외로 좋다.
무성하게 자란 사초 군락이 아름다운 임도를 걸어 걸어~
마지막 끝지점에서 우린 쑥대밭을 만났다.
그걸 보자 쑥 효소가 떨어졌다며 욕심을 내는 초록잎새.
베낭 하나를 몰아 한베낭으로 만들고
새순만 뜯어 채운 다음엔 초록잎새의 등에 지워 양성산을 올랐다.
정상을 향한길...
등로는 뚜렷한데 그간 인적이 없어 그런가
잡풀이 등로를 침범하긴 했으나 그런대로 양호한 편.
녹음방초가 우거진 숲이 아름답다.
걷는 내내 들려오는 산새들의 노랫소리도 청명하다.
기존 능선으로 붙기전...
가파르게 치솟던 오름길이 진정되자
숲속은 더욱 더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하여 우리 부부를 감동케 한다.
양성산을 들렸다 되돌아 내려선 삼거리에서
우린 팔각정자로 향한다.
기존의 등로와 만나며 많아진 사람들...
난 왜 그럴까 ?
그냥 싫다.
왔으니 의무적으로 들린 팔각정자.
내려 보는 풍광이 역시 기막히게 좋다.
팔각정자에서 바라본 작두산
그리고
대청호반의 모습이 그림같고..
신탄진 방면을 가로막고 있는 능선이 구룡산을 향하는게 보인다.
산우들과 함께 송어 양식장에서 시작된 능선을 따라 걷던 그때가 언제 였지 ?
매년 봄철이면 뛰었던 100키로 울트라 마라톤.
10년을 꽉 채웠던 울트라 마라톤의 출발지 청남대가
대청호반을 넘겨 구리봉~ 곰실봉 능선이 가라 앉은곳에서 뚜렷하게 조망된다.
오래전 여름날 나홀로 저 능선을 걸어 걸어 청남대 호반까지 걸었던
그시절의 열정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
팔각정자를 되돌아 나와
사람없는 한적한 곳을 찾아 소박하게 준비한 점심 도시락을 먹은 후
작두산을 다녀 오기로...
쉬엄 쉬엄 걷는 걸음에
이내 작두산도 그 정상을 허락하기 직전 되돌아 보니
팔각정은 어느새 저멀리 물러 나 있고.
문의 시가지가 한가롭게
내려 보이는 그곳에서 몇 발자욱을 옮기자
작두산이 반긴다.
되돌아 가는길...
왔던 발걸음 그대로
이번엔 팔각정 넘어 선 후...
그 생김새가 얼른 매치가 되지 않던
독수리 바위를 스처지나
문의 문화재단 주차장에 도착하며
오늘 우리 부부의 단촐했던 발걸음을 끝냈다.
-그 꽃-
고은님.
내려갈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참으로 짧은 시.
그러나 담고 있는 의미는 참으로 크고 길며 깊다.
이젠 내 삶도 그러하길 바라며.
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