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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산~자굴산 1박2일 박산행 이야기...

산 찾 사 2014. 8. 25. 10:36

산행지 : 한우산.자굴산

산행일 : 2014년 8월23일(토)~24일(일)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뫼오름님.산이랑님.백사님 부부

어떻게 : 첫날 한우산 정상에서 별을 헤는 밤

         두쨋날 쇠목재~자굴산~중봉~새가례 갈림길~절터샘~쇠목재

          

 

  (개념도)

 

 

퇴근하자 마자 점심 후딱 드셔 주시고....

바쁘다 바뻐~

혹시 뭐 빠트린건 없는지 ?

초록잎새가 미리 챙겨놓은 장비를 일단 베낭에 쑤셔 넣고 본다.

뫼오름님이 30여분 땡겨서 떠나자 하시니 마음은 더 급해저 온다.

이윽고...

다정한 산우님들 하나 둘 만나

고속도로에 들어섰는데 명절을 앞두고 금초하러 몰려든 차량들로 도로가 정체된다.

뫼오름님이 일찍 가자 하길 잘 하셨다.

 

마지막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중에 울린 폰.

함평에서 오시는 백사님 부부가 우리보다 더 이른 시간에

도착할 것 같아 쇠목재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으라며 통화를 끝냈는데...

 

이런~!!!

백사님은 이미 한우정 주차장까지 올라가 우릴 기다리고 있덴다.

빽~하라 하기도 그렇고...

그냥 한우산 정상을 넘어가 너른 공터에 자릴 잡으시라 하곤

우린 쇠목재에서 걸어 오르기로 했다.

 

 

 

된비알을 향한 오름질...

길지 않음이 얼마나 다행인가 ?

 

 

 

잠깐 올라서자

내일 올라야 할 자굴산의 자태가 한눈에 빨려 들어온다.

사실...

내가 일찍 퇴근만 했더라면

한적한 저 자굴산 정상에서 묵고 싶었다.

이 더운 여름철 한우산 초원에서 누가 야영을 할까도 싶지만

접근성이 좋고 한우정 주차장에서 오르면 금방이라 분명 몇팀은 있겠지 싶다.

과한 욕심이겠지만 서로 방해주지 않고 오봇하게 즐길 수 있슴

그것보다 좋을게 없으니 박산행은 아무래도 한적하고 외진곳이 좋다.

 

 

 

박베낭을 내려놓고 조망을 즐긴다.

이쯤이면 산찾사를 마중나와 줄 반가운 산너울이 죄다 숨어 버렸다.

그만큼 흐린날씨가 시야를 방해한다.

아주 가까이 갑을리와 개승리 마을 조차도 흐릿하다.

우2C~!!!!

 

 

 

갈림길...

그곳에 세워진 정자에 올라 잠시 숨을 고른 후...

 

 

 

우리 일행은

봄철이면 산상화원이 될 철쭉터널 숲길을 빠저 나와

가볍게 차로 올라 멋진 풍광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한우정을 스처 지난다.

 

 

 

봄철...

이곳이 제일 화려한 철쭉을 자랑한다.

마치 바래봉의 팔랑치 처럼...

 

 

 

한우정 주차장에서 올라 붙어

힘 한번 불끈 주고 나면 한우산은 싱거우리 만큼 

누구에게나 까달스럽지 않고  너그럽게 정상의 자리를 내준다.

 

 

 

그 정상을 아주 정말 쉽게 올라선 우리부부는

기념사진은 남겨야 하는 산꾼들의 관례의식를 치른 후 한우산을 넘긴다.

 

 

 

누가 있을까 싶었는데 ?

역시나.....

접근성의 편리함이 한 몫을 한다.

우리가 묵어야 할 막영지는 이미 몇몇팀이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있다.

 

 

 

이미 도착해 자리를 잡고 있던 백사님 부부...

얼마만의 만남인지 ?

갑자기 번개로 때린 산찾사의 산행 공지에 오고 싶어

밀린 일을 처리하고 오느랴 아침에 점심까지 굶어가며 일을 하셨단다.

흐미~!!!

저 등치에 얼마나 배를 골았을까 ?

참말로 고맙고 또 반갑고....

 

 

 

우리는 부지런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그러는 사이....

 

 

 

어느덧 해는

뉘엿 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동쪽 하늘은 맑음...

그런데 서쪽 하늘엔 짙은 먹구름에 쌓여

아직 이른 시간임에도 햇님은 구름속으로 숨어 들더니 이내 그 모습을 감춘다.

 

 

 

땅거미가 슬금 슬금 내려 앉는

한우산 초원의 산정엔 금방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자.

 

 

 

우린 좀 이른 만찬을 준비한다.

 

 

 

고기가 구워지고...

 

 

 

아침 점심을 굶어 탄수화물 고갈상태가 된 백사님은

고기는 본체만체 밥 부터 짖기 시작하여 안타까움을 일게 만드는데...

ㅋㅋㅋ

조급함에 자꾸만 코펠 뚜껑을 여닫으며 솥타령을 시작한다.

"다음에 나 압력밥솥 꼭 살 꼬얌~!"

햐~!!!

이때 만큼은 정말 아쉬운 사람이 있다.

공주의 거브기님....

데날리 110리터의 대형 베낭에 벼라별것이

다 들어 있는 거브기님이 왔다면  몽땅 해결이 되는건데 아쉽다.

그님...

완벽 박장비를 갖춰 그런가 ?

이젠 원래 그양반은 노숙자란 편견이 생겼다.

그런 거브기님이 왜 본인 집을 놔두고(?) 집엘 들어가 산찾사가 불러도 안 온겨~?

 

 

 

 

같은 음식이라도

산에서 먹는거와 다정한 산우가 나눠 함께 먹는게 젤 맛나다.

그게 뭐가 됐든 상관없이...

 

 

 

주고 받는 술잔이 돌고 돌아 갈 수록

우리의 우정은 더 깊어만 가고 어둠은 짙게 깔리기 시작한다.

 

 

 

어느정도 배가 들어차고

이젠 더 들어갈 수 없을거라 했지만 그게 아니다.

우리의 胃大한 산우들...

함평에서 공수해온 물좋은 문어가 삶아지자

하나같이 다들 얼굴엔 기대에 찬 흐믓한 미소가 흐른다.

 

 

 

 

쫄깃 쫄깃한 문어의 맛...

그밤에 맛 본 문어의 쫄깃함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

 

 

 

우리들의 성찬 막바지...

산이랑님이 감자를 갈아 전을 붙인다.

고소한 맛이 일품인 감자전이 또 酒님을 부른다.

다들 업된 분위기...

 

그때....

이웃 텐트에서 들린 한마디에 우리들의 분위기가 착 갈아 앉았다.

벌써 자리를 정리하고 일찍 잠을 청하는 이웃들에게 너무 결례를 범했나 보다.

그때 시각이 저녁 9시를 갓 넘긴 시간였는데

좀 조용히 해 주십사 청한다.

 

길고 긴 산정의 밤을 보내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다.

그래도...

이웃이 불편하면 역시나 우리의 맘도 편치않다.

그래서..

좀 서운해도 우린 일찍 자리를 정리 해야 했다.

 

감자전이 환상이라며 한번 배워보고 싶다던 백사님...

그날밤 산이랑님께 전수는 받았는지 ?

아무튼...

다정한 산우들과의 한밤 성찬은 그렇게 이른 시각에 끝이 났다.

 

 

 

 

지금 시각이 밤 11시....

일찍 잠자리에 들긴 했는데 도저히 잠을 들 수 없다.

좀 조용히 해달라던 이웃이 바로 내 텐트 옆자리...

그런데...

탱크 굴러가는 소리가 들린다.

내 일찍이 그렇게 산정이 떠나가라 코 고는 소리는 처음 듣는다.

ㅋㅋㅋ

님이시여~!

혹시라도 전날 저녁 우리 일행들이 배려 없는 무례한이라 생각하셨다면

때론 서로간 본의 아닌 실수가 있더라도 그게 전부가 아님을 이해 바랍니다.

아직 마음 수양이 덜된 인간이다 보니 실수가 있었습니다. 

앞으론 좀 더 조신하게 처신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굳이 한말씀 더 보태 드리자면

사실 님들이 크게 틀어 놓고 보는 TV 드라마와 대화들이

본인들이야 아주 조용히 남을 위한 배려를 한 행동들 였다 생각하고 믿었을진 몰라도 

그 역시 또한 우리에겐 공해 였슴을 밝힘니다.

 

 

 

이른아침...

일출을 맞이하러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온통 짙은 개스에 잠긴 산하들...

바로 코앞이 지리산 연능이 춤을 출텐데 많이 아쉽다.

 

 

 

지난 겨울...

한겨울 자굴산 정상에서 황홀한 일출을 마주 했었는데

오늘...

우리에게 그런 행운은 없었다.

 

 

 

그래도...

산정에서 맞이한 아침은 싱그럽다.

다른 산우들이 깨어나기 전 이리저리 배회를 하다

불려온 쌀에 물을 붓고 밥과 찌게를 준비했다.

사실...

이런건 이른아침 일어나 보면

꼼지락 꼼지락....

거브기님이 모든걸 깔끔하게 해결해 놓았을 일이다.

 

 

 

다같이 아침식사후...

오후에 비가 온다니 오늘 일정을 서둔다.

밤새 이슬에 젖은 텐트를 그냥 거둬 들인다. 

한두방울 떨어지는 빗방울이 염려 스러워 오전중 자굴산 등산을 끝내려면 서둘러야 한다.

 

 

 

우리는 언제 다시 올지 모를 한우산 정상빗돌에서 사진 한점 남기고...

 

 

 

한우정 주차장에서 모든짐을

백사님차에 실려 쇠목재로 내려 보낸 뒤...

 

 

 

어제 걸었던 그길을 그대로 걸어 내린 뒤...

 

 

 

쇠목재에서 물과 간식만 넣은 베낭만 준비후

다들 비무장의 가벼운 몸으로 자굴산 정상을 향한 오름질을 시작했다.

 

 

 

자굴산 정상을 앞둔 갈림길....

양옆으로 난 길이 자굴산 둘레길이 되시겠다.

우린 정상을 넘긴후 내조리 방향의 둘레길을 걸어 되돌아 올 예정이다.

 

 

 

드디어 시작된 가파른 오름질...

땀이 비오듯 한다.

오후에 비가 예고된 날씨라 그런지 습도까지 높아 더 더운것 같다.

 

 

 

 

얼마쯤 오르다 터진 조망처....

전날 우리가 머물던 한우산이 까막득히 물러나 있다.

사실...

보이는건 정말 멀어 보이는데 아주 가까운 거리다.

 

 

 

자굴산 정상 바로 아래의 원목테크...

겨울 비박 최적의 장소다.

이곳은 바람도 타지 않는다.

 

 

 

자굴산 정상...

이곳만큼 사방팔방 조망 좋은산은 참으로 드물다.

황홀경에 빠지고 싶다면 가시거리가 제일 좋은 한겨울에 찾으면 된다.

 

 

초록잎새...

운무에 잠긴 지리산 방향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합천의 산군들과 지리산 연능 그리고 사천과 남해의 산을 몽땅 보여주고 싶었는데...

딘장~!!!

오늘은 바로 코앞의 한우산마저 실루엣을 그리고 있다.

 

 

 

조망의 서운함을 다정한 산우들이 메워준다.

아무렴 어떠리~!!!

만나면 날이 궂든 좋든 이렇게 좋은걸....

 

 

 

정상을 내리자 마자 우릴 맞아주는 쉼터....

한겨울에 만보님과 단둘이 한밤을 보냈던 추억이 서린 장소가 여기다.

초록잎새가 베낭을 연다.

아직까지도 시원한 뚱땡이 맥주가 나오고

백사님이 달콤한 과육의 복숭아를 안주로 대령한다.

순간...

목구멍을 타고 흐르는 맥주가 오장육부를 시원하게 만든다.

때맞춰 가을을 느끼게 만드는 서늘함을 숨긴 습한 한줄기 바람이  몸을 스친다.

순간 느껴지는 행복함...

 

인생 모~ 이쓰~?

 

이만함 만족한 삶이다.

건강하며 다정한 산우가 있어  함께 산을 찾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한 행복은 없을것 같다.

 

 

 

이정표엔 달분재...

개념도엔 새가례 갈림길에서 방향을 튼다.

이제부터 우린 자굴산 둘레길을 걷게 된다.

 

 

 

둘레길....

정말 좋다.

우거진 숲속 등로는 경사가 완만한 육산이라 편안하다.

그 둘레길의 최고 하일 라이트...

예전 만보님이 한겨울 따스한 햇쌀이 내리쬐고

조망이 뛰어나며 절터샘과 아주 가까이 있으니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내자고 했던곳.

전망테크는 여럿이 하루를 묵어도 좋을만큼 넉넉하다.

 

 

 

낭만적인 초원의 막영을 고집하지 않았다면

전날 이곳에서 묵었을지도...

다들 이런곳을 두고 왜 그곳을 정했냐 아쉬워 한다.

ㅋㅋㅋ

여기까지 오려면 힘들자나~!!!

 

 

 

원목의 전망테크에서 절터샘은 지척....

대숲을 빠저 나오면 바로 절터샘의 정자가 맞아주는데

아침밥이 허술했나 ?

초록잎새의 발걸음이 바빠진다.

얼른 가서 밥 먹고 싶단다.

 

 

 

 

한우산 옆구리를 타고 오르는 꾸불대는 도로가 쇠목재로 향한다.

저것이 보이면 이젠 다 온거나 진배 없다.

그런데...

뫼오름님과 산이랑님이 늘정댄다.

햐~!!

두분은 참 눈도 밝다.

곧이어 도착한 그 님들의 손아귀엔 한웅큼의 영지버섯이 들려 있다.

멀리서 왔는데 줄건 없고 이거나 가저가라며 백사님 베낭에 넣어 주신 뒤론....

 

 

 

다들 걸음이 빨라진다.

그러고 보니 그간 많이도 해찰을 떨었다.

 

 

 

 

 

처음 갈라지던 사거리에 다시 도착...

여기서 쇠목재까지는 지척이다.

 

 

 

한달음에 내려선 쇠목재...

초록잎새가 쪼르르 달려가 자기가 먹고 싶은 맥주와 함께 막걸리를 사오고....

잠시후...

뫼오름님표 어묵이 끓는다.

 

 

 

어묵 건저먹은 다음엔 바로 라면 투입...

쫄깃한 라면빨이 쪼르르 그대로 위장으로 빨려 들어가자

이내 국물만 남았다.

胃大한 우리의 산우님들...

그 국물에 아침에 남은 밥까지 말아 드시며 하는말...

 

"궁물이 끝내줘용~!!!"

 

 

 

 

 

쇠목재에서 백사님과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이별을 했다.

다음달 설악의 품에 들때 대전 우리집에 들려 함께 떠나자 청을 했는데

워낙 멀리 사시는 분들이라 ?

 

대전을 향한다.

참았던 빗방울이 차장을 스치다 다행히 그친다.

그러나...

금산을 앞두고 아주 심한 정체....

정체를 피해 국도로 빠저 나왔어도 역시 정체...

그래도 즐겁게 견딜 수 있슴은 내곁엔 든든한 산우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박2일의 여정을 함께 하신 산우님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리며..............................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