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섬 매물도 1박2일 야영 (전편)
산행지 : 매물도
산행일 : 2014년 4월25일(금)~26일(토)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당금마을~당금 발전소~파고라 쉼터~홍도심터~어유도 정망대~장군봉~꼬들개~대항~당금마을
(섬위치도)
(산행 개념도)
맨붕이다.
요즘 우리나라 국민의 정신상태가 그렇다.
왜이리 심란한지 ?
직장에선 뒷북치는 넘들이 또 판을 친다.
위급사항에 대처하기 위한 메뉴얼은 항상 지참하고 달달달 외우란다.
딘장~!
그게 외워서 될 일인가 ?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날 수 있는 단 한번의 실수는
안전한 시스템으로 보완해야 하건만 그런데 투자하는 돈은 아까워 절대로 못한다.
또한.
위기대처 능력을 키우기 위해선 실제 상황 연습이 필요하지
그저 달달달 메뉴얼만 외운다고 될 일이 아니다.
답답한 마음.
왠지 사는게 심드렁하고 공허하다.
받아~!
그러면 다 받아 주는게 바다란다.
다 던저 버리고 풀어 버리기엔 그래서 바다가 좋긴 한데 왠지 먹먹하다.
"꼭 이럴때 그런델 가야 해~!"
마눌의 지청구를 들어가며 찾아 든 거제도 저구항...
마지막 뱃편의 승선권을 구입한 후 둘러본 대합실은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다.
손님은 달랑 우리 둘 뿐...
출항하는 선박엔 웬 사람들이 그래 많은지 ?
세월호 참사 이후 달라진 풍광이다.
이것 저것 체크하고 점검하는 관계기관의 사람들이 내려가자 배가 떠난다.
커다란 여객선엔 달랑 4명.
인천에서 오셨는 부부는 결혼이후 처음 나선 2박3일의 여행이라며 나에게 묻는다.
"괜찮겠지유~?"
너나 나나 니나 모두가 불신의 마음병이 들었나 보다.
어쩌면 당연하다.
순박하고 착하며 말 잘 듣는 학생들이 당하고 보니 그 충격이 더 하다.
최소한의 인간적인 도리를 못한
선장과 선원들이 욕을 먹는건 당연하나 왠지 난 찝찝하다.
수많은 인명과 재산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그 자리가
비정규직 임시직 직원였다면 이건 구조적인 인사 시스템의 헛점이고 잘못이다.
쥐꼬리만한 월급에 보장받지 못하는 미래와 복지수준의 대우에 비해
목숨까지 내 놓아야 하는 철저한 직업의식과 도덕적 책무는 물론 회사에 대한
충성도까지 원하고 바란다면 그건 도둑놈의 심보와 다를바가 없다.
어찌 그리 위중한 자리에 비정규직을 기용할 수 있단 말인가 ?
말도 안되는 이런 현실이 지금 우리사회의 현실이다.
안전에 대한 인적,물적 시스템 구축은 그래서..
우리 사회가 시급히 재 정비해야 할 과제이며 숙제다.
한동안...
스처 지나는 아름다운 섬들의 풍광을 바라보며
상념에 젖어든 마눌 초록잎새를 흔들어 깨우는 핸드폰 소리가 선실을 울린다.
그동안 뜸했던 큰 아들의 전화가 한동안 이어진다.
통화 내용인즉...
대학 동기생의 여동생이 이번 참사의 희생자라 문상을 갔는데
하도 슬프고 딱하다 보니 주제도 생각 못하고 덜렁 30만원의 거금을 조의금으로 주고 났더니
이달 용돈이 다 떨어저 난생 처음 부모에게 SOS를 보내니 사정 좀 봐 달라는 청탁이다.
딘장~!
인심은 지놈이 쓰고 감당은 왜 내가 ?
ㅋㅋㅋ
가계 부도직전인데도 어쩌나 붙여 줘야 쥐~
이래 저래 어렵다.
대학 졸업후 이리저리 비정규직으로 떠도는
자기의 처지를 생각 못하고 누굴 닮아 저래 동정심은 많아 펑펑 대는지 ?
사실 몇년째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우린 봉급이 한푼도 오르지 않는 동결 상태다.
그런데...
그런 우리와 달리 우리의 윗전인 오너와 경영진 이사들은
이번 어수선한 나라의 분위기를 틈타 자기들 월급은 슬쩍 올려 통과 시킨게 몇일전 일이다.
이게 우리나라 지도층 인사들의 부도덕한 행태이며
그 뒷감당은 결국엔 돌고 돌아 우리들의 차지가 된다.
가익도..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섬으로
방향에 따라 숫자가 달라저 보여 부산의 오륙도 처럼 저것도 오륙도라 불린다.
가익도를 지난 얼마 후...
여객선은 먼저 소매물도를 들린다.
달랑 4명 타고 온 손님중 두분이 여기서 내린 후...
드디어...
저구항을 떠난지 1시간만에 대매물도 당금마을에
도착한 우리에게 거북이 처럼 생긴 조형물이 길을 일러주고...
푸짐하게 생긴
바다를 품은 여인이 맞아주는 것으로 첫일정이 시작된다.
우선 우리는...
선착장의 안내 조감도를 슬쩍 보는 것으로 완벽한 지리를 파악 후
파아란 실선이 인도하는 대매물도 해품길을 따라 좁다란 당금마을 골목길을 벗어난다.
우린...
당금마을 뒷편 언덕에 자리한 발전소에 도착한다.
여기서 길은 양갈레...
베낭을 내려 놓고 먼저 좌측의 언덕을 올랐다.
우선...
방금 올라선 당금마을과 매물도 분교가 발아래 드리웠고.
바다 한가운덴 해금강이 지척이다.
황홀한 조망덕에 혼탁해진 안구를 정화 시킨
우리의 발걸음이 당금 발전소 뒷편의 해안 둘레길을 따라 걷는다.
등로의 원목계단이 바닷가로 향한다.
그 계단 끝지점 해안가엔 동해안의 물빛을 닮은 바닷물이 어찌나 맑고 투명한지~!!!
해안에 쓸려나온 부유물과 쓰레기만 없었다면 한동안 그곳에 앉아 멍을 때려도 좋았을 장소다.
드디어...
본격적인 해품길이 시작된다.
이렇게 좋을수가 ?
걷는 걸음마다 절경인 섬 풍광에 감동의 물결이 인다.
초록의 융단이 깔리기 시작한 섬풍광과 어울리는 푸른 바다가 바로 발 밑에서 넘실대고.
부드러운 봄바람이 온몸을 감싸안고 휘돌아 나간다.
순간 가슴 속 시름도 같이 날아가 버린다.
참 좋다.
굳이 빨리 걸어야 할 필요가 없으니 온갖 해찰을 부려 본다.
두런 두런 이어지는 우리들의 이야기...
이좋은 풍광을 함께 하면 좋았을 산우들이 없어 안타깝다는 초록잎새.
같이 오겠다 했으면 지난주에 왔을거다.
어쩔거나~!!!
능선안부에서 좌측의 언덕을 향한 등로엔
길없슴의 표식이 있어 굳이 가려던 발 걸음을 멈춘 후...
기존의 등로를 올라선 얼마후 원목테크의 쉼터를 만났다.
일명 파고라 쉼터.
멀리 갈것도 없이...
그냥 여기서 퍼질러 앉아도 좋을 장소다.
그냥 여기서 머물까 ?
맘에도 없는 말 한마디에 금방 핀잔만 돌아온다.
풍광이 좋다고 마냥 퍼질러만 있을 순 없는법.
가저온 포도 한송이의 과즙에 갈증을 삭힌 우린 다시 길을 떠났다.
걷다가 뒤돌아 보니...
방금 우리가 머물던 쉼터가 그림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릴 배웅한다.
걷는 걸음을 마냥 잡아 채는 풍광들...
섬산행의 묘미다.
가슴속 응어리의 실타레가 한올 한올 풀려 바다에 풀어지고 흩어진다.
걷는 걸음 걸음마다
살아오며 겪게되는 온갖 시름과 원한들이
어느새 한풀 꺽이고 누그러들며 떨어저 나간 그자리에
오롯이 들어앉기 시작한 너그러움으로 가슴이 덥혀지고 뿌듯해져 온다.
이렇게 잠시 나마
내 안의 나를 들여다 볼 수 있슴이 감사한건
하염없이 바다를 내려다 보는 저 여인 또한 나와 같은 마음일 거다....
날벼랑 끝에 세워진 전망 테크에서
오늘의 숙영지 장군봉은 지척의 거리로 보여진다.
저아래에 보이는 안부삼거리에서 힘 한번 불끈 주고 나면
장군봉은 우리에게 넓직한 공터를 내어 줄 거다.
안부 삼거리에서
장군봉을 향한 등로는 넓직한 임도수준의 숲속 오솔길이다.
장군봉을 향한 임도 수준의 외길에
이정표가 장군봉 반대방향을 향해 어유도 전망대라 가르킨다.
이정표의 방향을 향해 주저없이 들어서자
햐~!!!
발아래엔 대항마을과 당금마을은 물론
그넘어로 점점이 박힌 섬들과 푸른 바닷물결이 넘실댄다.
선경이다.
마음껏 풍광을 즐긴다.
이 산중엔 우리 부부 단 둘 뿐.....
이런 호젓함이 너무나 좋다.
어유도의 조망을 마음껏 즐기다 올라선 정상.
그런데 이거 모야~?
아름다운 산하를 어지럽힌 저 쓰레기들이 내 마음의 심기를 잠시 긁는다.
언제 저런 모습들이 사라질지...
장군봉은 마치 말을 끌고 가는 장군을 닮았다 해서
그걸 형상화한 조형물이 한구석을 차지했고 바다쪽으론 넓직한 원목테크가 설치 돼 있다.
일단...
후딱 세상에서 제일 고급스럽다는 칠성급 호텔보다 더 좋은
우리들의 보금자리를 꾸려 놓은 다음 이제 서서히 그 빛이 사그라 드는 햇님을 마중 나갔다.
석양빛에 아슴프레 그 모습을 들어낸
소매물도에서 시선을 우측으로 약간만 돌리자..
왠지...
가슴이 저릿한 아픔이 밀려드는 풍광이 시선을 잡는다.
왜?
난 저런 모습만 보면 가슴이 아련하게 떨리며 서러워 지는 걸까...
가슴에 밀려드는 서러움에
한동안 미동도 않고 바다만 하염없이 바라다 보았다.
그렇게...
서럽도록 아름다운 색감을 풀어놓던 석양이 사그러 들고
붉으스런 잔영도 슬금 슬금 밀려든 땅거미에 밀려난 그자리엔
소매물의 등대 불빛이 찾아 든다.
석양에 한눈을 팔고 있는 사이...
초록잎새가 벌써 성찬을 준비했다.
일단 먼저 오리 훈제 드셔 주시고...
주님으론 맥주와 소주를 모셔 놓고...
한밤의 성찬을 벌이는 사이...
어느새 밤이 깊었고
별빛들은 초롱 초롱 보석처럼 하늘을 수 놓았다.
푸르고 깊은밤이 깊어간다.
철썩대는 파도소리와 하늘엔 별빛들이 찬란하여
그냥 잠들기엔 너무나 아까운 밤이다.
장군봉 정상에서
별바라기로 시간을 보내다 우린 잠이 들었다.
다음날 이른아침...
청아한 새소리에 잠이 깬다.
핸폰의 시간을 보니 알람에 맞춰진 시각이다.
햐~!
어찌 우리가 일어나야 할 시간을 알고 찾아와 우릴 깨운건지 ?
초록잎새는 그게 또 신기할 따름...
일어나 밖으로 나가니...
일출이 시작된다.
해무를 뚫고 올라선 햇쌀...
아름답다.
장군봉 정상에서 우린 또 하루를 연다.
다음 일정을 위해 서둔다.
간단하게 아침을 구수한 누룽지를 끓여 드셔 주는걸로 아침식사 끝...
꼬들개로 내려서는 초원길이 싱그럽다.
가을날엔 억새가 흩날릴테니 그때쯤 다시 와도 좋겠다.
장군봉을 다 내려선 해안가...
소매물도를 향해 원목테크가 자리하고 있다.
명당이다.
다음에 다시 오면 이곳을 숙영지로 삼고 싶은맘이 마구 샘 솟는다.
대항마을을 향한 해안길...
걷기엔 너무나 좋은 유순한 길임에도 풍광은 황홀경 그 자체...
뭉떵 떨어저 나간 동백꽃이 발에 밝힐까 염려스런 그런 오솔길은 내내 이어진다.
꼬돌개 오솔길...
이름이 참 이쁘다 생각 했는데..
그 이름의 어원은 가슴 아프도록 슬픈 사연을 담고 있다.
그래서..
지난밤 석양이 그렇게 서글프도록 아름다웠던가 ?
꼬돌개 오솔길의 한켠에
오롯이 서있는 키만 껑중하게 큰 소나무 한그루가 보인다.
저게 설마 150년 된 소나무는 아니것지 ?
대항마을에 이르러
아름다운 꼬들개 오솔길은 끝이 났다.
대신...
아름다운 마을이 우리의 눈을 끌었는데.
왠일인지 다 빈집이다.
그 빈집들을 조금 지나자
최신식 펜션들이 즐비하게 마을을 차지하고 있다.
아마도..
이곳 주민들은 나가고 외지인이 들어야 건물을 지어 펜션을 운영 하는 듯...
대항마을을 넘어가는 길 옆...
솜씨 좋은 예술가의 작품들이 길 안내를 한다.
길 이정표로 세운 조형물이 정겹다.
당금마을을 넘어가는 마지막 고갯길...
가는 길손 쉬어가라 곳곳엔 이런 이정표가 발목을 잡는다.
바다를 바라보는 곳에선 바다를 보고...
또 이렇게 쉬어 가라니 그 성의를 무시 할 순 없어서..
당금마을 선착장이 내려 보이는
조망바위에 앉아도 보고 엎드려도 보고
때론 이렇게 누워서 망중한을 즐긴다.
조금 서둘러 내려오고 나니
오전 첫배 9시 배가 오려면 아직은 멀었기에...
얼추 시간이 다 된 듯...
요넘이 형님 누님 얼른 배 늦지 않게 내려가라
가르키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도착한 당금마을...
마을 곳곳의 민박집엔 정말 기가막힌 조형물이
각각 특색있게 그 민박집을 소개하고 있다.
아래의 민박집은 고기잡는 할아버지가 하는 민박집이고...
이집은 어부의 집
그 옆집은 해녀의 집 그런식으로....
당금 안내소에서 배를 기다리다
그 옆의 점빵앞에서
방풍나물을 다듬는 할머니를 도와 초록잎새가 일을 거든다.
그 할머니는 민박집도 함께 하는데 세월호 참사이후 주말까지 꽉 찼던 예약이
다 캔슬되어 먹고 살일이 걱정이란다.
세월호 참사가 여럿을 죽인다.
배가 들어와 떠날때
초록잎새가 커다란 봉투를 엥긴다.
방풍나물 한단에 오천냥씩 3단을 샀다며....
들어오는 배...
다행이 많지는 않아도 몇몇의 단체 행락객들이 내린다.
그런데 염려 스러운건 그네들의 짐.
먹거리가 장난이 아니다.
부디 가실땐 아니온 듯 다녀 가시길..
다음편은 귀로편에 들린
해금강 우제봉과 내도섬 둘레길이 이어 집니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동영상으로 보는 매물도 해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