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막내와 함께 걸어본 연석산

산 찾 사 2012. 9. 27. 20:58

산행지 ; 연석산

산행일 : 2012.9.26 (수요일)

누구랑 : 막내와 단둘이.

어떻게 : 연석산 가든~468.4봉~암벽~중봉~연석산~마당바위~연석산 주차장.

 

 (산행 개념도)

 

말년휴가를 나온 막내가 내일 귀대한다.

이젠 몇일후면 민간인.

휴가를 나왔어도 서울로 상경해 대학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통에 그간 막내 얼굴을 제대로 못 봣다. 

그런 막내가 겨우 귀대를 하루 앞두고 서울에서 내려왔다.

그넘을 데리고 연석산을 찾았다.

사실 내맘은 지리산이나 설악의 품에서 몇일 보내려 했는데 .....

 

 

연석산 주차장에 애마를 잠 재우고

들머리로 정한 연석산 가든으로 걸어 올라가 468.4봉의 기슭을 파고 든다.

 

 

초반부터 가파른 오름길...

힘겹다.

그래도 막내놈 의외로 잘 따라 오른다.

바싹 내뒤를 붙는 막내에게 너 산 참 잘 타는구나 칭찬을 해 줬더니

이넘이 하는말.

 

"아빠~!"

"제가 이래뵈도 백두산 부대 산악병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힘들다는

일명 쓰리백 부대의 한곳인 백두산 부대에서 체력만큼은 잘 키운것 같다.

 

힘겨운 오름길이 잠깐 잠잠해진 평지.

뜻밖에도 그곳엔 무덤이 자리하고 있었다.

추석명절을 맞아 깔끔하게 사초를 한걸 보니 그 후손들도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무덤을 지나 더 오르자

이내 터지는 조망들...

우측 멀리 운암산과 앞쪽의 산군들을 잘 살펴보면

두 귀를 쫑깃 세운 진안의 마이산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조망바위가 나올때 마다

털부석 앉아서 힘겨움을 달랜다.

그리곤...

마눌이 싸준 간식을 먹어가며 막내와 이런저런

정담이 오가는 사이 어느새 땀은 식어 온몸엔 서늘함이 감돈다.

이젠 가을이 가까이 왔슴이 피부로 느껴지는 계절이다.

 

 

 

 

 

 

 

 

 

평일이라 그런지

연석산엔 사람을 볼 수 없다.

오늘 이 산을 찾으며 마땅히 싣을 등산화가 없어

내가 신던 운동화를 신겼는데 그게 몹씨 맘에 쓰이나 막내는 개의치 않고 다행히 잘 걷는다.

하긴...

힘들어도 힘들다 표현을 안하는 넘이라 알 수도 없지만.

그래서 막내가 암릉길을 올라설땐 안전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오늘 오름중에 만난 최고의 조망처.

한동안 이쁜 하늘 바라기도 하며 시간을 때우는 사이

어느부부가 우리가 휴식을 취하는 암봉의 아래를 지나친다.

오늘 산행중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다.

 

 

 

 

직벽의 날등...

그냥 스처 지나려 했는데 막내가 만만해 보였나 ?

 

 

쓰윽 한번 흘겨 보더니..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치고 오른다.

암릉은 내려설때가 더 위험하고 네가 신고 있는 운동화가 많이 미끄러우니

조심하라 일러 주고 뒤에서 처다보는 사이 어느새 막내는 암봉에 낼름 올라서 버린다.

 

 

 

 

 

올라선 보람이 있다.

너울대는 산하가 우리의 발아래에 드리운다.

장관이다.

한동안 조망에 빠저 허우적 거리다 아쉬움을 안고 암봉을 내려선다.

 

 

 

 

 

 

 

 

배꼽시계가 때가 됐다 아우성이다.

아무리 그래도 정상은 지나야 하기에 그냥 걸었다.

이정표를 지나 917봉을 넘긴 후...

 

 

 

 

중봉의 이정목을 또 스처 지난 후...

 

 

 

 

연석산 정상에 선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운장산이 지척이다.

그곳을 보노라니 잠시 예전 추억들이 펄펄 되살아 난다.

예전 이길을 따라 운장산 서봉에서 방향을 틀어

우리가 넘어온 고개를 넘겨 장군봉까지는 물론 서봉에서 구봉산으로 또 어느날은 역으로

운일암 계곡에서 명도봉을 치고 올라 복두봉에서 방향을 틀어 거칠고 길도 희미했던 명덕봉을 거처

봉학리로 내렸던 때가 있었다.

그 시절엔 치기도 대단했고 열정도 있었다.

지나고 나니 그때가 좋았던 시절였다. 

참말로 그때는 겁도 없었다.

그저...

산에만 들면 행복하고 좋았던 그때가 이젠 그립다.

 

 

 

뙤약볕의 정상을 피해 조금 내려서자

그늘아래 우리를 추월했던 부부가 먼저 자리를 잡고 같이 식사하기를 권한다.

함께 자리를 펴고 찬을 나누며 식사를 하는데

우리 막내가 중3이나 고1 정도의 학생으로 생각했다나 뭐라나 ?

ㅋㅋㅋㅋ

난 내 자식이라 그저 어린애 같아 보였는데

남들 눈에도 그렇게 보였나 ?

 

 

함께 식사하던 부부는 바빠서 먼저 가시고

홀로 오신 한분과 내내 함께 하산을 했다.

저분은 진안 군청의 공무원이신데 등로정비를 위해 직접 답사를 오셨다고.

GPS와 디카 그리고 메모지를 들고 갈림길과 이정표가 건식된 장소면 어김없이 일일이 좌표를 적고 사진으로 기록을 하신다.

물어보니...

이정표가 등재된 지도의 명칭과 틀릴경우

민원은 물론 거친 항의가 들어와 주기적으로 이정표를 고치고 새로 건식해야 한단다.

 

 

 

 

 

새로운 길동무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보니 어느새 산행의 종점.

그 군청 직원은 진안 구봉산이 있는 윗양명에 자기 부인이

큰 음식점을 한다며 이것도 인연인데 꼭 들려 달라며 살갑게 대해 주신다.

언제가 만날 인연이면 또 보겠지유~?

덕분에 내림길이 즐거웠습니다.

 

 

오랫만에

막내와 걸어본 연석산....

살갑지 못한 무뚝뚝한 애비라서

눈빛과 가슴으로 나눈 이야기가 오히려 더 많았던 연석산의 산행을 끝낸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