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첫산행 새신을 신고 천보산~천덕산
산행지 : 부여 천보산.천덕산
산행일 : 2012.1.02 (월)
누구랑 : 산찾사. 초록잎새. 사노라면
어떻게 : 상천저수지~천보산~서운산~계향산~삽티(지티)고개~월명산 갈림길~천덕산~상천2리
(산행 개념도)
(상천 저수지 들머리의 산행 안내도)
작년 12월 초....
잘 아는 후배의 전화 한통을 받았다.
밑저야 본전인데 등산화 체험단에 한번 응모해 보란다.
산행 후 자기네 등산화의 장단점을 후기에 같이 써 주면 된단다.
뭐~
그닥 어렵지 않은 일이라 응모를 해 보는데....
흐미~!
회사 홈피를 찾아가 다른 응모자의 글들을 보았다.
한마디로 대단한 경력에 화려함은 물론 등산화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동원해
어쩌구 저쩌구 니네 등산화에 대한 찬양가를 불러줄 테니 나를 뽑지 않음 큰 실수 하는거다라는 암시의 글들....
한마디로 기가 죽었다.
그래서 대충 적어 응모후 기억속에서 잃어 버렸는데.....
글쎄 이게 웬일이니 ?
됐단다 내가.....
한해를 마무리 하는 연말에 횡재가 생겼다.
거금 44만냥이나 하는 물 건너 온 삐까번쩍 등산화가 내집으로 배달됐다.
일단...
포장을 뜯어보니
아이쿠~!!!
이름도 워째 하필 아쿠 냐~?
너 공짜 좋아하다 곡소리 나게 혼난다구 아쿠인지...
ㅋㅋㅋㅋ
무식하니 그 뜻이 뭔가 찾아 봤다.
(aqua의 뜻 : 물, 액체, 연한 녹청색)
포장을 열어보니....
아쿠라는 어원에서 이 등산화의 장점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물이나 액체를 완전정복한 녹청색의 등산화가 바로 나라며 당당한 그모습을 내민다.
이번엔 디집어 봤다.
첨부된 상품 설명서에 의하면
비브람 밑창 및 최고급 중창을 사용해 충격흡수를 하게 만들었단다.
흠~!
정말 그럴까 ?
기대된다.
요모조모 뜯어본다.
밑창에서 올라온 끝부위 접착부위가 뽀인트다.
빨갛게 그려넣어진 라인이 돋보인다.
베란다에 모셔놓은
나의 등산화에 이번에 받은 아쿠 크래스타 등산화를 함류 시킨다.
나는 디자인이나 모양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성능을 우선시 할 뿐...
포장속에 들어있는 설명서에서 이 제품의 특성을 발췌해 보았다.
1. IMS : Internal Midsole System 공법으로 생산
등산화 발등부위 전체를 감싸안는듯한 편안함이 특징인
중장거리 전문가용 중등산화로 원산지는 루마니아.
2. 일반직물 대비 12배이상의 통기성이 뛰어난
Air 8000 섬유를 고어텍스와 함께 사용하여 완벽한 방수는 물론 착용감이 쾌적.
정말 그럴까 ?
그랬으면 좋겠다.
그래서 꽁짜로 받아본 이 등산화가 나의 애장품 1호가 되길 기대한다.
하루빨리 시운전을 해 보고 싶다.
그러나 직장일로 시간이 없어 안따깝다.
드뎌..
임진년 새해가 밝았다.
그러고도 하루가 지난 1월02일 월요일....
오늘 아쿠 크래스타의 시운전을 위해 근교산행을 기획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부여의 천보산을 택했다.
암릉과 육산이 어우러진 천보산~천덕산 구간이 기대된다.
난 이 등산화를 만든 체험단의 의도가 뭔지 모른다.
제품 홍보인지 아님 실전 체험으로 얻은 장,단점을 고려한 품질의 성능 개선인지 ?
그러나 이건 확실하다.
상품을 많이 팔아보려는 의도의 체험행사라면 나를 잘못 선택한거다.
나는 찬양가를 전혀 불러줄 용의가 없다는거....
그럼 한번 떠나보자.....
이놈 아쿠 크래스타의 진가가 어떨지 ?
그래서...
이놈의 장점보다는 흠집이 될만한 단점을 찾아내어
놀부의 심보를 발휘하여 오늘 한번 실컨 씹~고 뜯고 물면서 즐겨 보고자 한다.
ㅋㅋㅋㅋ
집을 떠난 한시간여 만에
부여군 홍산면 상천저수지에 도착하여 산행을 준비한다.
오늘 산행엔 연초부터 연속해서 놀고 있는 유쾌 상쾌의 사노라면이 함께 했다.
상천저수지를 두고 돌아가는 도로옆 공터...
조그만 주차공간이 있고 이곳 산군들을 그려넣은 입간판이 세워진곳이 오늘의 들머리다.
이곳으로 올라 오세요라며 이정표가 반기는데
이정표가 달고 있는 이곳의 지명이 문녕기라 적혀있다.
문녕기 ?
알아보니 이고장 방언으로 저수지 댐을 말한다.
이왕이면 좀 더 놓은곳에 설치하든가...
이 정자에 이름을 붙여준다면 상천 문녕기 전망대라 하면 딱~이다.
몇발자욱나 옮겼다고 도착한 정자에 앉아 쉴 산꾼들이 있을까 ?
그냥 스처 지난다.
가파른 오름길의 힘겨움을
상쇄시켜주는 계단길이 오늘은 나름 반갑다.
솔직히 계단길이 나오면 왕짜증이 나는데 나뭇잎이 쫘~악 깔린
미끄러운 가파른 오름길의 계단이 다른곳 처럼 서양넘들을 위해 만든
보폭 왕창 넓은 계단이 아닌 진짜루 나같은 토종 조선넘의 보폭인 촘촘한 계단길이니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초록잎새와 사노라면이
나를 떼어놓고 지들끼리 잘도 올라간다.
아무래도 새신을 신고보니 우둔함과 어색함은 어쩔 수 없다.
더구나...
이 아쿠란넘은 굽이 다른 등산화에 비해 높다.
기장 짧은 내가 좀 더 커 보일수 있어 내심 반갑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익숙치 않아 걷는게 불편하다.
당연 힘이 넘처나는 사노라면을 앞세우니 뒤 처지게 되는데....
라면을 불러 세운다.
오늘 시간 무쟈게 널널하고 집도 가까우니 천천히 걸어가라 이른다.
아님 너 라면 오늘 기여코 끓여 먹어 버린다 말하니 사노라면의 기가 금방 죽는다.
ㅋㅋㅋㅋ
사노라면이 살기위해 아양을 떤다.
"형님~!"
"신고계신 등산화 정말 이쁘네유~"
즉답으로 나온답이 산찾사도 어쩔수 없나 보다.
역시 속물근성이 듬뿍 베어있다
"이게 44만냥이나 하는 물 건너 온 등산환디 당근이쥐~"
초반 육산의 숲터널에서 해방되자 마자
히야~!!!!
조망이 터진다.
발아래로 얼어붙은 상천저수지와 반대편 상천2리 마을뒤 천복산이 발 아래다.
계속되는 암릉길...
그런데 이곳 암석의 질이 좀 특이하다.
마이산의 암질과 같다.
마치 콘크리트를 버무려 놓은것 같은 암릉이다.
등로정비가 완벽하다.
곳곳에 안전장치는 물론 바위에다
화살표 모양의 이정표를 박아 놓아 그걸 보며 진행하면 된다.
대전근교에 이런 산지 있었다니...
내가 왜 이제사 이걸 알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그만큼 조망이 뛰어난 암릉길이다.
덕분에 초록잎새와 사노라면이 아주 흥이 오를대로 올랐다.
조금이라도 까탈스런 등로엔
요렇게 사다리를 놓아 누구든 올라설 수 있고...
올라서면 반드시 이런 조망처가 반긴다.
곳곳이 사진 포인트다.
상천저수지를 배경으로 그래서 한방 박아봤다.
박고 보니...
신고있는 등산화 아쿠 크래스타의 뽀다구가 살아 난다.
특히...
밑창에서 조금 올라온 디자인의 뽀인트 빨간 라인이 당연 돋보인다.
연속되는 암릉길....
저곳이 천보산 정상일까 ?
이제 막 재미를 들렸는데 그럼 넘 짧아 아쉬울것 같다.
아무래도 새신이라 그런지 어색하다.
굽도 높고 아직 길이 들지 않아 뻑뻑하니 바윗길이 조심 스럽다.
살짝 내린 눈으로 바윗길이 미끄러울 수도 있슴에 한발 한발 내딛는게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다.
암릉엔 잘 붙는지 ?
조심스레 슬랩을 기어 올라 보는데....
다행이다.
접지력이 상당하다.
바윗길엔 항상 행텐이나 캠프라인 애니스톰을 즐겨신는데
그에 못지않는 접지력이 감지된다.
계속 선등을 하던 사노라면이 뒤에서 버벅내는 나를 기다려 주는건지
아님 조망에 빠진건지 ?
우야튼 나를 두고 도망가지 않으니 다행이다.
하긴...
지가 도망 가 봤지만...
의외의 멋진 암릉구간이 연속으로 이어지자
사노라면과 초록잎새가 많은 산우들과 함께 하지 못함을 안타까워 한다.
가까우니 우리한번 다시 한번 오잖다.
그려~
누구든 따라와 준다면야 나야 좋치
이곳의 암벽 오름길 안전시설은 철사다리 다.
요것이 올라설땐 은근히 고도감을 느낄 수 있을뿐만 아니라
철사다리의 일렁임으로 인한 짜릿함도 맛 볼 수 있으니 이곳만의 새로운 맛이다.
서방보다 더 자상한
오지랍 넓은 사노라면이 초록잎새가
안전하게 끝까지 올라서는걸 아래서 든든하게 지켜본다.
그런후...
이어서 올라서는 사노라면...
참으로 든든한 아우님이다.
욕심같음 서너놈쯤 더 곁에 두면 싶을 만틈 맘에 드는 녀셕이다.
라면은 종류도 많던데....
불량라면만 빼고 다들 나한테 오믄 안되건니 ?
암릉을 올라서고 보니...
오 예~!!!
또 잼나는 철계단이 우릴 반긴다.
그렇게 암릉을 올라서면 뭐가 있을까 ?
멋진 풍광이며 사진 뽀인트다.
당근 한방 꽝~!!!
그런데...
오늘은 좀 아쉬운게 옅은 개스가 심술을 부렸다.
그래도 좋다.
오늘도 역시 난 산행을 시작하자 마자 몸띵이가 뜨겁다.
그래서 훌러덩 나시차림....
싸늘하게 와 닿은 겨울 찬바람의 감촉이 황홀하다.
윗통을 벗어 제키자 마자 몸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자
사노라면이 신기해 죽을라고 한다.
우쩌면 저러냐고...
얘야~
하두 세상이 심란하여 사는게 힘들고 지처버려
기운이 없는고로 식은땀이 흘러 그런거니 신기해 할것 없다 말해 주나
딘장~!
믿질 않으니 난들 우쩌란 말여~?
그런데 라면이 초록잎새의 말은 철석같이 믿는다.
"사실은 서방님을 내가 하두 잘 멕여나서 그런겨~"
"라면두 혜진한티 보약 좀 해 달라구 혀~"
이궁~!
집에가서 나 땜시 혜진님이 시달리진 않았는지 모르것다.
"혜진님~!"
"라면이 보약 해달라구 보채지 않던감 ?"
조망바위에서 반대편 능선을 바라본다.
개념도를 꺼내어 확인해 보니 완만한 능선이 갑자기
고도를 높인곳이 분명 월명산과 천덕산 갈림길인 405봉이다.
사실 전체적인 거리는 별거 아닌데 이렇게 바라보니
가야할 길이 멀고도 멀은것 같이 느껴짐은 왠일인지...
반대편 능선을 가르키며 오늘 가야할 코스를 대충 그려주자
라면과 초록잎새가 그런다.
무쟈게 짧은 코스라더니 사기친겨~?
또다시 만난
철 사다리를 타고 오르자..
커다란 암벽이 가로 막는데.
그 암릉은 쇠난간을 잡고
돌아 나가게끔 등로가 개설되어 있다.
그래서 올라선 정상....
이정목이 여기가 330m 천보산 정상임을 알려준다.
에잉~!!!
정상비가 너무 초라혀~!
이정목을 그냥 스처 지났다.
그런데...
그 이정목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정상비가 있었다.
아담 싸이즈의 천보산 정상비.
그럼 그렇치....
이렇게 멋진 산이라면 이정도의 정상비는 천보산에 대한 예의다.
암만~!!!
천보산 정상의 한켠....
오래 됨직한 낡은 안내판에 의문이 든다.
아무리 봐도 안내판에 적힌 절터의 흔적은 물론 옹달샘도 없다.
이곳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을라나 ?
그저 우리도 개념도만 하나 달랑 구해 온지라 알 수가 없다.
하긴...
이곳을 오면서 나름대로 알아본
천보산에 대한 변변한 정보를 구하기 힘들었다.
이정도면 정말 훌륭한 산지인데 많이 알려지지 않은게 신기할 따름이다.
햐간에...
그런걸 보면 우리나라엔 좋은산이 참으로 많기는 많다.
정상엔...
길손들 쉬어가라 벤취도 있다.
정상에 왔으니 정상주를 꼭 해야 겠다는 초록잎새의 강변에 보따리를 풀었다.
우이씨~!
베낭 풀기 디게 귀찮고 싫은데...
그러나 우야튼 좌우지당간에
먹을건 다 내 베낭에 있으니 할 수 없다.
네비양의 말을 안듣고 고집을 피면 그저 몇번 길을 헤메면 되나
마눌말을 안 들으면 기본적으로 3박4일간 심신이 고달프다니 힘없는 산찾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풀어놓은게
얼마전부터 과메기가 생각난다는 초록잎새를 위해
마침 삼실 동료 친인척이 직접 건조해 판다는 과메기가 있어 구입했는데
초록잎새가 그걸 준비 했나 보다.
내 베낭에서 이것 저것 주섬 주섬 내놓자 마눌이 정리해 차렸는데 푸짐하다.
정상에서 모시는 酒님을 향한 신심은 유달리 돈독하다.
제일 먼저 따라놓은 색깔도 이쁜 담근주...
요것이 향은 끝내주고 맛은 양주보다 품격이 높다는 마가목 담근주다.
독하긴 을매나 독한지....
사노라면이 이걸 좋아한다.
금방 한병이 동나고...
이어서 등장한 고창 복분자와 사노라면이 내어 놓은 맥주캔까지...
으이구~!
못 말린다.
하이구 이런~!!!
그나마 뜨거운 몸띵이에 열이 확 올라 붙는다.
마가목주 딱 한잔의 결과다.
한잔의 술에 비실대는 남편을 버려두고 사노라면과 초록잎새가 잘도 도망간다.
에이구~!!!
그렇게 안 봤는데 디럽게 무정한 넘들이다.
저 디질랜드덜 진짜루 디질랜드 레이션이 되고 잡은가 ?
개념도상 335봉이다.
이곳에 웬 평상 ?
저걸보며 사노라면이 하는말....
"형님~!"
"산도 좋고 가깝고 이렇게 평상도 있으니 올해 여기서 시산제 해유~"
이어지는 육산....
거의 평지수준으로 푹신한 솔잎과 가랑잎이 깔려있어 걷기에 아주 그만이다.
그러다 만난 중요 갈림길....
잠시 헷깔린다.
우리가 넘어가야 할 613번 도로변의 고갯마루는 분명
개념도상 지명이 지티고개인데 실제로 표기된 이정목엔 삽티고개로 돼 있다.
능선길이 워낙 걷기에 편하고 좋아 더 걸어보기로 했다.
가다가 지티고개란 이정목이 있을지 모른다고...
그런데...
자꾸만 우리가 붙어야 할 반대편 능선줄기와 걸을수록 멀어진다.
분명 잘못 온 길인데 돌아서기 싫다.
그래서 오늘의 코스 급 수정....
계향산까지 걸어갔다가 되돌아 오기로 했다.
우리의 거침없는 발걸음은
이 능선줄기가 한번 가라 앉았다 일어난 곳 서운산을 지나고.
가지친 능선자락의
석산을 향한 갈림길을 스처지나 걸음을 옮기자...
드뎌...
이 능선이 마지막 용을 쓰며 올려놓은 봉오리에 도착한다.
그런데...
계향산 정상이란 말이 무색하게 볼품이 없다.
잡초에 가려 조망도 없는 평범한 둔덕에 불과하나 높긴 높은가 보다.
그런곳에나 있을법한 송신탑이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되돌아 나오다
반반한 암릉에 앉아 준비한 먹거리를 풀어 점심을 먹었다.
물론 반주도 있었고 당연 또다시 한잔 얻어먹은 산찾사의 튼실한 허벅다리가 또다시 후들대는 수모를 겪은 뒤....
아까 그자리...
삽티고개란 이정목이 가르키는 내림길을 따라 내리자
개념도가 일러주는 밤나무 단지를 만나고...
613번 도로로 내려서게 되었는데...
도로 한켠에 세워진 이정표엔
삽재고개가 아닌 지티고개로 표기 돼 있었다.
결론...
(삽재고개 = 지티고개)란 말씀...
오늘 그 덕분에 서운산과 계향산까지 갔다 왔으니 더 잘 됐다.
천덕산으로 향하기 직전....
도로옆 반사경에서 처음으로 우린 아주 귀한 단체사진 한점을 남겼다.
613번 도로를 건너
또다시 숲속으로 몸을 숨긴다.
대단위 무덤군까지 등로는 임도수준...
그 무덤군을 지나자
이번엔 밤나무 단지를 지난다.
그런후...
본격적인 아름다운 오솔길이 이어지다가...
금지사 임도길을 건너게 되는데.....
그간 얕으막한 야산이라고 깔 봤다가 큰코 다친다.
느닷없이 치고 올라가는 언덕길....
수북히 쌓인 낙엽위에 살짝 덮힌 잔설이 복병이다.
가뜩이나 힘든길인데 미끄러움이 가세하니 그야말로 죽을맛이다.
덕분에 오늘 산행중 제대로 산타는맛을 느껴 본 구간이다.
요런길이 참으로 애매하다.
아이젠을 하기도 그렇고 안하기도 그렇고....
그런데 천만다행인게 오늘 신은 아쿠 크래스타의 진가를 확인한다.
전혀 뒤로 밀림이 없다.
그래서 거침없이 디딤발에 힘을 주고 올라채는데 하등의 꺼리낌이 없다.
햐~!!!
다른건 몰라도 요거 하난 맘에 든다.
사노라면....
재가 오늘은 힘이 넘친다.
먼저 올라선 후 갈림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라면이 서있는 저 방향으로 시그널이 다닥 다닥 붙어있어
라면은 아마도 어디로 방향을 잡을지 헷갈렸을 거다.
그래서 나를 기다렸는지는 모를일이다.
ㅋㅋㅋㅋㅋ
그길은 월명산으로 향하는 길이고
그 능선을 따라 걸으면 아미산까지 이을 수 있다.
다음에 한번 그렇게 걸어 봐야징~
405봉에서 좌측의 능선길로 향한다.
한차레 오름질로 등판엔 땀이 흥건하다.
나시차람의 윗통으로 잠시 쉬는 틈에 썰렁한 기운이 감돈다.
추위가 몰려오기전 천덕산을 향해 잽싼 걸음을 옮겼다.
천덕산이 지척이다.
그걸 알려주는 이정표와 이별후...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천덕산 정상에 선다.
욕심같아선 계속 걸어 아홉사리고개에서 산행을 끝내고 싶으나
그러려면 차량회수가 어려워 진다.
약간의 서운함을 안고 작은낫 고개로 발걸음을 되돌린다.
작은낫 고개에서
상천저수지를 향한 내리막길로...
급격한 내림길...
그러나 경사도를 낮춰주는 꼬부랑길이다.
꼬부랑 꼬부랑 돌고 돌아 돌아 내려서다 보니...
하산길은 싱겁게 끝난다.
그길 끝머리엔 고즈넉한 시골농가 상천2리 마을이 우릴 맞아준다.
마을길을 걸어 내리면...
처음 우리가 시작한 상천 저주지가 나오며
차량이 주차된 그곳까지는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도로를 10여분 걷게 된다.
처음 계획한 등로에서 벗어남으로
5키로 남짓을 더 걸었어도 초반 암릉과 달리 평범한 육산이라
아주 편안한 길이 였기에 짧을수도 있었던 오늘 산행의 단조로움에 활력을 준 결과가 됐다.
그리고....
처음 신어본 새 등산화.
단점을 발굴하여 씹고 뜯고 맛보며 즐기려던 애초의 결의가 무산됐다.
아직은 몸에 맞지 않는 뻣뻣함이 마음에 걸릴뿐....
그건 길을 들이면 해결될 일이다.
산행을 끝낼때까지 하루종일 습한 등로길임에도 뽀송뽀송한 발상태를 유지한건 기대 이상이다.
내일은 연속하여 강원도 함백산으로 심설산행을 할 예정인데
심설산행에도 그 상태가 유지 될 수 있는지 확인해 볼 참이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