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 지름박골
지름박골.
산행일 : 2011.7월19일 화요일 (햇볕은 쨍쨍 대머리는 반짝)
누구랑 : 초록잎새랑 안내 산악회를 따라서.
-후기-
굵고 짧게 장마가 끝났다.
그간 많이도 내렸는데 대전은 큰 피해가 없어 다행.
장마가 끝나자 마자
쨍쨍 내리쬐는 땡볕이 장난이 아니다.
완죤 불볕 더위다.
그래도 집에 있는것 보다는 산에 가는게 좋으니 나서본다.
아픈기억속의 변산은 와본지 참 오래다.
무소를 폐차 시켰던 그날의 기억은 지금도 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청약저축을 해약하고 또다른 적금까지 깨 해결을 했어도 서먹해진 인간관계는
회복되지 못함으로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난 그날의 기억을 떨처내지 못하고 가슴앓이를 한다.
허황된 내 욕심인가 ?
웅켜질 수 록 더 쉽게 술술 빠저 나가는 모래알처럼
내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이 하찮은 일로 멀어지는걸 바라봐야 하는 심정....
이젠 손가락을 펴고 그냥 바라만 보련다.
어짜피 이곳에 오게되면 생각나는 과거들..
뭍어버릴 수 없는 기억이라면 이젠 그냥 웅켜지려 하지 말고
쭈~욱 펴고 바라만 보련다.
상념에 젖어 걷다 보니
뙤약볕에 등줄기가 후줄건 해 진 줄도 모르고 걸었다.
그사이...
발걸음이 중산 마을을 벗어난다.
운산제를 끼고
원시림 숲 터널을 걷는다.
바로 지척의 저수지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숲 그늘이 짙다.
운산제로 흘러드는 계곡....
지름박골의 초입 돌 징검다리를 건너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됐다.
원시림의 숲터널이 이어진다.
그러다 순간 벗어난 숲터널 앞엔 거목이 버티고 있다.
멋지다.
수령이 수백년은 됨직한 팽나무다.
거목을 보자 마자
맨땅님이 다람쥐처럼 잽싸게 올라선다.
저양반 닉이 왜 맨땅인가 했더니 맨땅이 싫어 그런가 보다.
바위 암봉이든 나무든 올라설 수 있는 곳이라면 가릴것 없이 죄다 올라 선다.
나무타는 솜씨를 보니 어릴적엔 악동중의 악동이 분명 하다.
우리 삼실의 같은 직원인데 삼실에선 말 수도 별로 없고 아주 얌전한 양반인데
산에만 오면 아주 활발할 뿐만 아니라 오늘보니 말도 많다. ㅋㅋㅋ
계곡을 계속 거슬러 오르는 등로....
아쉬운건 수량이 좀 적은게 흠이나 계곡은 아름답다.
거기다 아주 청정지역이라 더 마음이 끌린다.
그 흔한 시그널 하나 볼 수 없을 정도니 숨은 비경이라 해도 될것 같다.
이런 계곡에 웬 비석 ?
계곡을 끼고 계속 이어지던 등로가
계곡 상류에 가까워 질 쯤 진행 방향 좌측의 능선으로 길을 안내한다.
여름 산행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그냥 계곡을 치고 오르면 좋을텐데 선두 대장님은 능선길을 택했다.
초반 함께 발을 맞춰 걸었던 복수동님은
계곡을 워난 좋아하는 양반이라 열심히 계곡을 거슬러 오르고 있을 거다.
내가 가저온 지도를 보면 계곡은 상류에서 두갈레로 갈리는데
직진해서 오르면 옥녀봉(330m)에서 이어진 삼신산(486m)으로 올려 붙게 되어있다.
아마도 후미에서 홀로 걸어 오르는 복수동님은 그길로 올라올게 분명하다.
계곡과 이별 후....
초반 뚜렷하던 등로가 희미해 지며 능선을 향한 사투가 시작됐다.
가파른 오름길에 잡목을 헤치며 올라야 하는 길에 다들 지쳐 퍼질쯤....
드뎌 길다운 능선길에 안착.
촘촘히 시그널을 깔았다고는 하나 후미가 제댜로 따라와 줄지는 의문이다.
선두대장 뒤에 붙어 온건 초록잎새와 나 단둘.
능선 갈림길....
대장이 오른쪽을 택해 걷는다.
반대로 가야 된다며 선두대장님의 발목을 잡았는데....
거듭 반대방향이 맞단다.
그럼 좀 더 올라선 후 조망이 트인곳에서 확인하시고 진행하시라 했더니
잠시 진행후 되돌아 내려오시며 낙조대를 확인했다며 자기가 택한 방향이 정확하단다.
???
내가 방향감각을 완전히 잃어 버렸나 ?
이럴때 나침반이 필요한데 안내산악회를 따라올땐 그런것 까지 필요할까 싶어 그냥 온게 후회된다.
능선길을 좀 더 뒤돌아 내려선 뒤....
후미가 따라 붙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역시...
짐작대로 올라서는 후미팀들은 이쪽 저쪽 중구난방으로 올라서고 있다.
그리고...
다들 지친기색이 역력하다.
모든님들이 능선에 붙고난 뒤 산들바람이 부는 능선에 앉아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사이...
선두대장님은 먼저 길을 찾아 떠났다.
식사를 끝내고
길을 떠나려 하는데 가려는 방향에서 복수동님이 오고 있다.
계곡을 끝까지 거슬러 올라 능선에 붙은 뒤 망포대를 향하는 중 였단다.
복수동님은 듬직한 네비계이션을 갖고 있다.
네비게이션은 현재 위치에서 300여미터 앞을 망포대라 가르키고 있다.
발걸음을 돌린다.
이길은 아주 오래전 초록잎새와 함께 걸었던 능선길이다.
석포리에서 재를 하나 넘기면 산들이 첩첩 둘러쌓인 분지마을이 나오는데
그곳이 오지중 오지인 대소 마을였고 대소마을에서 신선봉으로 올라 낙조대에서 직소폭포를 경유
내소사로 내려왔던 기억은 생생한데...
오늘 걷는 능선은 분명 내가 걸음한 곳이 확실하나 전혀 기억에 없고 생소하다.
그만큼 많은 세월이 흘렀나 보다..
능선은 사초의 일렁임으로 아름다운 오솔길이다.
난 이런길이 차~암 좋다.
한여름 더위에 지칠법도 하나 이런길은 아무리 걸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함께 걷던 샘터님도 이런길이 좋다며 걸음을 늦춘다.
차마 아까워 빨리 걸을 수 없단다.
시야가 툭 터진 조망터...
좌측의 옥녀봉 아래 저수지가 뚜렷하게 보인다.
바로 오늘 우리팀의 산행 들머리 운산제 다.
그 넘어론 서해바다가 끝없이 펼처진 아름다운 풍광이 발아래 드리워져 있고....
우측으로 시선을 좀더 돌리면....
단군이래 최대의 역사라던 새만금 방조제가 바다를 갈라 놓고 있다.
더위에 지치고...
길도 없는 능선길을 찾아 오르느랴 체력소진이 많았나 보다.
북제에서 많은분들이 하산을 하시고...
선두일행만 낙조대에 올랐다.
서해의 풍광은 물론 변산반도를 일목요연하게 살펴 볼 수 있는 조망처가 낙조대 다.
당연 조망은 황홀하다.
서해의 낙조는 또 얼마나 아름답기에 이곳 이름이 낙조대일까 ?
오늘의 최종 목적지 낙조대...
같이한 일행들 용모파기 증명사진 하나 남긴 후....
낙조대를 조금 지나
남여치로 향한 뚜렷한 등로옆 진행방향 좌측으로
아주 희미한 흔적만 있는 소롯길로 들어선 뒤 내림길이 이어 지다가
비탈길이 끝나는 지포계곡을 만나면 오늘 산행도 종점에 닿는거나 진배 없다.
그런데...
지포계곡의 하류엔 물이 말랐다.
그래도.....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로 땀에 쩔은 몸띵이를 씻어내자 한결 개운하다.
몸을 씻고
중산리 마을로 내려서며
이젠 오늘 산행도 끝인가 했는데.....
마을길이 좁아 대형버스가 들어설 수 없었단다.
덕분에....
산행보다 더 힘든 땡볕을 걸어야 했다.
햇볕은 쨍~쨍~
대머리는 반짝 거리다 가죽이 벳겨질것 같고.
쌩머리는 뜨거운 물에 데친 닭털마냥 훌러덩 뽑혀 버릴것 같은
강렬한 햇쌀에 목욕은 하나마나 그새 윗통은 후줄근하게 젖어 버렸는데....
그래도...
그 얄미운 태양빛은 고맙게도
들녁의 벼들을 알차게 길러내고 있다.
멀리서 왔는데
그냥 갈 수 없잖아~
버스가 격포항에 내려 주며 한시간의 시간을 준다.
함께 어울려 회를 흥정하고...
맛좋은 회를 안주로
주님을 모시는 자리가 시작되자
오가는 술 몇잔에 세대간의 벽이 무너지고
낯설음에 서먹하던 처음뵙는 몇분도 금방 어우러진다.
그런데...
오늘이 마침 밍밍님과 샘터님이 생일이란다.
당연 뒷풀이는 축하의 자리가 되고.
격포항을 뒤로 이젠 집으로 향한다.
그런데....
버스가 코스이탈하여 새만금에 들렸다.
운전대 잡은 쥔장의 서비스라고 하는데 다들 좋아한다.
다만..
출근이 바쁜 나랑 약속이 있다는 피아노만 빼구.
그날...
순딩이 피아노가 골팅이가 된걸 처음 봤다.
그러나 골팅이가 된 피아노 무서워 하는 인간 하나두 없다.
ㅋㅋㅋㅋ
그럼 내가 한번 화를 내볼까 ?
아마 그럼 분위기 싸늘해 질건디.
돌아오는 길...
서해바다 넘어로 하루를 마감하는 태양이 저문다.
하루죙일 그렇게 기세좋게 열기를 내뿜던 태양도 때가 되니 힘을 잃고 순해진다.
그리곤...
아름답게 하늘을 물 들이고 있다.
청정지역을 걸었던 하루...
여름날 산행은 체력적으로 힘들고 많이 지친다.
그래도...
오늘같은 청정지역의 계곡산행이라면 언제든 콜~.
함께 하신 님들께 감사드리며.............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