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불볕 더위속에 다녀온 단양 말목산
산행지 : 단양 말목산
산행일 : 2011.7.17. 일요일
어떻게 : 하진리~정상~천진선원~장회나루
일요일은 새벽 출근이다.
그런데....
이거 웬 횡재랴~?
왕복 운휴가 됐으니 걍~ 하루 편하게 쉬라는 삼실의 전화.
덕분에....
필봉아우 산악회의 꼬리를 잡고 말목산을 갈 수가 있었다.
45인승 버스에 몇명만 달랑.
ㅋㅋㅋ
덕분에 아주 편안하고 조용한 이동이다.
장거리 이동...
드뎌 하진리에 도착 버스에서 내리니.
헉~!
후끈한 열기에 숨이 막힌다.
그간 에어콘 빵빵한 버스안이 천국였다.
지리한 장마끝에 찾아온 맑은 하늘의 태양이 끓고 있다.
이런날 산행을 해야 되나 ?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늙은건지 날이 넘~ 뜨거운건지...
뜨거운날 디카도 더위를 먹었나 보다.
찍고 보니 죄다 노출과다...
아주 튼실한 피나님이 더위를 먹었는지
생전 안하던 버스멀미로 출발이 지체 된다.
기다림이 지루한 산우님들 먼저 보내놓고 피나님이
진정되길 기다렸다 선등한 산우님 뒤를 부지런히 따라 오른다.
마을 뒷편 오름길의
시멘트 포장도로 지열에 후끈 달아오른
등판엔 땀줄기가 벌써 등줄기의 고랑을 타고 흘러 내린다.
말목산을 향한 숲속길....
습도가 높다.
그래서 더 힘들다.
그런데...
선등했던 산우들이 보이질 않는다.
이쯤에서 기다리고 있을텐데
?
손폰으로 위치확인.
이런~!
들머리를 지나처 엉뚱한곳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다.
홀로 뛰어 내려가 일행들을 데리려 갔는데...
우리보다 먼저 올라섰던 서울에서 단체로 온 모모 산악회 일행들이
시멘트 포장도로에서 내려오고 있다.
들머리를 지나처 그냥 올라갔다 되돌아 내려온단다.
"아자씨들~"
"쪼~기로 올라가믄 돼유~"
우리일행들을 만나 함께 이동.
몇명 되지 않으니 다 함께 천천히 오름길을 오른다.
벌써 후줄근히 젖었다.
시원하게 소낙비나 한판 쏟아지면
차라리 좋을것 같다란 생각이 들 정도로 덥다.
윗통을 벗어 쥐어짜니
땀방울이 주르르~~~
내몸 어디서 이렇게 많은땀이 연신 솟아 나는지 ?
오랫만에 뵙는 인연설님 부부가 휴식중 베낭을 푼다.
쏟아지는 먹거리....
저러니 베낭이 무겁지.
다들 힘든가 보다.
서로들 짐 줄이기 경쟁.
과일 안주엔 맥주가 최고라며 내어 놓는 맥주 한잔이 더위를 달랜다.
징그럽게도 가파르던 오름길이 진정되고...
짜잔~!
드뎌 조망이 열린다.
호반을 넘겨
제비봉이 지척이고
36번 도로는 산능선 아래에다 밑줄을 그려 넣는다.
정상을 앞둔 전망대....
나 만한 인물 아님 찍을 생각 말랜다.
저 멋드러진 자연풍광에 대한 모독이라나 뭐라나 ?
멋진 호반을 배경으로
첨부터님이 첨부터 자리를 선점하곤 개긴다.
첨부터님 치우려면 아무래도 박아는 줘야 하겠기에
인연설님의 성능좋은 대포로 한방 먹이자 스스르 물러난 그 자리에다....
우린 밥상을 차렸다.
세상에서 젤 좋은 식탁이다.
이런 식탁은
돈이 젤 많은 이거니나
지위가 젤 높은 맹바기는 꿈도 못 꾸는 식탁이다.
참말루 택~도 없는 소리다.
맛~?
쥑이지~!!
그래서 우린
햐간에 산에만 왔다가면 몸무게가 더 늘어난다.
딘장~!
참말루 요건 바라는 바가 아닌데....
맛난 점심 후....
정상을 향한다.
가면서 등로에서 약간 비켜난 곳이면 조망터....
세상에서 젤 멋진 풍경화를 내려본다.
저 그림을 감상하다 보면
세상사에 지치고 상처받은 마음은 치유되고
힘들다 생각됐던 일도 하찮아 보임에 새로운 힘을 얻는다.
산은 그래서...
병든 마음을 치유하는 병원이고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 주고 일깨워 주는 스승이다.
삘~~~~
뭘 처다보며 생각에 잠겼냐~?
혹시 두향이 생각혀~?
니가 내려 보는 그곳 아래엔 두향이 묘가 있덴다.
퇴계 이황을 사모하던 두향이가
단양군수직을 끝내고 떠나는 이황에게 남긴 시 한수 감상 할꺼나 ?
이별이 하도 설워 잔 들고 슬피 울 제
어느 듯 술 다 하고 님 마져 가는 구나
꽃 지고 새 우는 봄 날을 어이할까 하노라
저멀리
월악산 영봉이 도드라저 보인다.
참말루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맛에 우린 찜통같은 더위를 견디며 올라선다.
드디어 정상....
실제 정상은 여기다.
그런데 정상빗돌은 여기보다 아래에 있어 의문...
뭘 담을까 ?
말목산 정상에서
새목재로 가는길과 갈린다.
우린 직진....
말목산의 진가는 여기서 부터다.
멋진 조망은 물론 산을 타는 맛도 이곳부터가 최고.
조심스럽게
암릉을 올라서면....
또다시 터지는 시원스런 조망.
호반이 그려놓은 풍광에 모두들 갈길을 잠시 잊는다.
오늘 계획된 등로는
천진선원을 지나 둥지봉과 새봉을 경유 옥순대교로 내리는 것....
그런데...
날씨가 워낙 덥다보니 많이들 지쳐있다.
다들 장회나루까지 나눗배로 건너가길 원하는데 우찌해야 하는지 고민중인 필봉님.
산행욕심이 하늘을 찌르는걸 보면 아직 젊다.
"형님"
"우쩔까유~?"
당연 듣고 싶어하는 대답은 그래 가자 겠지만
나도 오늘따라 힘드니 그런 대답이 선뜻 나오지 않는다.
"니가 대장인디 니맘대루 혀~"
내려 보이는 둥지봉 능선과
반대편 옥순봉 능선사이 그려진 호반의 모습이
내눈엔 한반도 지형과 닮았다
나만 그런가 ?
가은산 넘어
오똑한 금수산도 정겹고...
이젠 내림길....
햐~!
급격히 떨어지는 비탈길이다.
끔직히도 아내를 아끼는 인연설님은
알뜰살뜰 잘도 보살피며 내림길을 인도하고 살펴 주는데....
나의 마눌 초록잎새는 ?
걍~ 냅둬 버리다 보니 제 살 궁리는 알아서 잘 한다.
그러다 보니 이젠 이까잇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알아서 척척
잘 잡고 잘 내려가니 뭐~
난 내 몸뚱아리 건사나 잘 하믄 된다.
ㅋㅋㅋ
하산 완료...
마지막으로 필봉아우가 묻는다.
"갈규~ 말규~?"
"니나 가세유~"
내말 한마디에 필봉아우의 의지가 무참히 꺽인다.
지금에사 하는 야그지만
여름산행은 좀 짧게 잡는것도 괜찮다 아우님...
장회나루로 건너가는 조각배 수준의 나룻배....
선장님이 고집을 핀다.
두팀 다 태워 건너야 기름값을 아낀다며 니들만 건널려면 5만냥을 내고
같이 갈거면 3만냥만 받겠단다.
서울에서 왔다는 안내 산악회팀...
후미대장이 내려섰는데 보니 두명을 빼먹구 내려 왔다.
등로 이탈인지 사고인지도 모르고 더 한심한건 낙오된 산우에 대한 관심도 없다.
그저 그냥 길게 이어지는 기다림....
이궁~!
산악회를 돈벌이 생계수단으로 이용하는 산악회의 맹점이다.
산우들간의 끈끈한 정이 없는 당일 만남의 산행이니 그럴만도 하다란 생각이 들긴 하나
그래도 좀 심하다.
선장에게 만냥 더 언저 주고
장회나루까지 먼저 가기로 협의가 됐나 보다.
지루한 기다림이 끝나고...
룰루~랄라 선상 유람이 시작된다.
오늘 산도 타고 배도 타고 별거 다 해본다고
피나님이 특히 좋아한다.
나룻배는
느림보 거북이 운행이다.
주위 풍광이 넘 아름답기에 느려서 난 더 좋다.
그래서...
제비봉 아래 둥지를 튼 장회 나루가 가까워 짐이 은근히 아깝다.
우리를 내려준 나눗배...
그 뒤의 풍광이 마치 이국의 풍광처럼 느껴진다.
되돌아 가는 나룻배...
내려오지 못한 서울의 모 산악회 한분은 어찌 됐는지 ?
저 배에 타고 무사히 귀향 하셨기를 빌어본다.
장마가 끝나고
불볕 더위가 시작된 첫날에 다녀온 말목산.....
함께 추억의 산행을 만들어 주신 님들께 감사들 드립니다.
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