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의 행복을 실현한 연이틀 산행
산행지 : 민주지산
산행일 : 2010.12.09. 목요일 (맑음)
누구랑 : 산찾사.하늘샘님.보라님.성자님
어떻게 : 황룡사~각호산 안부~대피소~민주지산~황룡사
연이틀 휴일이다.
전날 하늘샘의 전화 약속.
"눈이 내린대유~"
"눈꽃 산행 가실래유~?"
당근이다.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서는데
나의 쬐꼬만한 차를 에워싼 아파트 주차장의
앞차 뒷차 옆차를 밀어낸 후 겨우 빠저 나오자 이번엔
얼어붙은 길에 설설기는 겁쟁이 차들 땜시 약속시간이 후딱 지났다.
길바닥에서
동동 떨고 있는 하늘샘님을 픽업해 우릴 기다리는
보라님과 성자님을 만나러 남부 나들목을 향하는데...
앞차가 급 브레이크.
이런~!
따라서 브레이크를 밟자
나의 애마가 춤을 추더니 돌아간다.
길바닥에서 떨던 하늘샘님
나의 애마에 올라타자 마자 또 얼어 버렸다.
ㅋㅋㅋㅋ
남부 나들목...
만남의 광장에서 성자님의 애마로 갈아탄다.
성자님의 애마가 전륜구동이라 덜 미끄럽단다.
바꾼김에 기사도 베스트 드라이버 하늘샘으로 개비를 한다.
캬~!
캬~!
캬~!
기분 째진다.
차~암 좋다.
예전엔 항상 내가 왕복운전 전용기사...
그러나 하늘샘을 만난후 난 그저 사장님 처럼 앉아만 있으면 된다.
베스트 드라이버...
평상시 졸라 밟아 대더니 오늘은 범생이 운전기사다.
하늘샘도 무서워 하는게 있었다.
눈길 운전...
ㅋㅋㅋㅋ
그래두 일찍 도착한 들머리에서 산행을 준비한다.
각호산을 향한다.
아무도 걷지 않는길...
순백의 설원을 밟아 오르는 기분 ?
좋다...
하늘샘이 그걸 양보할리 없고 당근 앞서 나간다.
숲속...
고요하다.
싸늘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그 느낌이 넘 좋다.
아주 깊고 깊은 굴 한번 들여다 보구.
계곡과 이별후...
가파른 능선을 치고 오른다.
헉~!
헉~!
헉~!
모두들 말을 잊었다.
왜 ?
힘들잖아~
드뎌...
능선에 올랐다.
아래서 정상을 바라볼땐 온통 하얗게 보였는데...
그새 상고대가 바람에 다 날려 버렸나 ?
눈길에 미끄러지고
눈속에 숨어있는 낙엽에 또 밀리면서
그넘의 상고대를 보려구 여그까지 갖은 고생 다하며 올랐는데.
에잉~!
각호산을 코앞에 두고
모두들 한두번 가본곳도 아닌데 뭘 가냐며
발길을 민주지산으로 돌린다.
민주지산을 향한 등로를 걷다가
문득 뒤돌아 보니
햐~!!!
풍성하진 않으나 분명 상고대다.
햇쌀을 등지고 걸어야 이모습을 계속 볼 수 있는데
우린 태양을 마주보며 걸은탓에 뒤늦게 발견했다.
겨울의 진객 상고대...
역시 멋지다.
등로엔
자연이 빚어놓은 예술품들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만들어 준다.
오늘따라
시퍼런 하늘빛이 참말로 이쁘다.
어찌 저리 맑고 고운지...
조망처..
화주봉에서 숨가쁘게 이이지는
산그리메가 춤을 추며 백두대간을 이어간다.
모두들 한동안 넋을 잃고 조망에 빠저든다.
양지쪽과 달리
응달엔 풍성한 눈꽃의 향연이 펼처진다.
그래...
우린 요걸 보고 싶어 힘들게 여길 온 거다.
처음 생각과 달리
별로 쉬지않고 걸었슴에도 많이 지체됐다.
쌓인눈길과 눈속에 밟히는 낙엽으로 인해 진행속도가 더딘 탓이다.
대피소에 도착하자
허기가 밀려든다.
얼른 라면을 끓였다.
집에선 처다보도 않던 라면이 냄새부터 사람을 환장하게 만든다.
떡살도 집어 넣고 쉰 김치도 곁들여 끓여낸 떡라면 맛은 당연 환상이다.
물론 배도 무쟈게 고팟기에 더 맛이 있었는지도...
마음은 바쁜데
손이 곱아서 젓가락질이 서툴다.
보라님이 피워준 난로의 불에 녹였는데도 이 모양이다.
이럴땐 불덩어리 같은 울 마눌 초록잎새의 뜨거운 손길이 아쉽다.
난
몸띵이는 불덩어리처럼 뜨거운데
이상하게 손은 항상 차다.
점심 식사를 끝낸 후 민주지산을 향한다.
이번엔...
배가 너무 불러 힘들다.
헉~!
헉~!
헉~!
다행히 정상은 가깝다.
올라보니...
햐~!
입 벌어진다.
무슨말이 필요할까 ?
그림으로....
삼도봉을 거처
미니미골로 내려오려 했는데...
도중 하산을 결정한다.
겨울낮이 짧기에 서운해도 안전을 택한다.
급격한 경사로가
계곡을 만나며 안정을 찾는다.
눈 덮힌 계곡의 아름다움에 잠시 발걸음이 멈춰지고..
이내...
우린 쭉쭉 시원스레 뻗어 올라간
송림숲을 지나고 산우들의 두런두런 이어지는 정담이
어느새 우릴 민주지산에서 몰아내고 있다.
오늘 회비 만원.
가스차라 연료비가 저렴하다.
항상 그렇듯...
대전 도착후엔 사랑하는 애들 저녁밥을 지어야 하는 아줌씨들
집을 향해 총알같이 사라진 뒤 단둘이 남은 하늘샘님도 술하곤 담을 쌓은 나한텐
뭐~ 특별한 볼일이 없는 재미없는 녀석이라 집 근처에서 바로 빠이 빠~이 다.
ㅋㅋㅋㅋ
덕분에 만원의 행복을 실현한 오늘 하루가 뿌듯하다.
함께한 산우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산찾사.이용호
산행지 : 천안 광덕산
산행일 : 2010.12.10.금요일
누구랑 : 청솔 산악회
어떻게 : 넋티고개~망경산~광덕산~광덕사
오늘도 산행에 나선다.
가까운 근교산행으로 회비가 단돈 만냥.
산행지는 광덕산....
천안에 근무할때 올라본 이후 처음이니
15년은 족히 흐른것 같다.
거의 기억에도 없는 광덕산...
넋티고개에 우릴 내려놓은 버스가 떠나고.
초반 들머리..
이정표가 아주 잘 돼 있다.
안내도를 그려넣은 입간판도 번듯하고..
오름길...
푹 쌓인 눈길이라면 모를까
살짝 덮힌 등로가 더 미끄럽다.
그속에 숨어있는 낙엽은 더 더욱....
설설 기어오른다.
아이젠을 하면 좋으련만
그넘의 귀찮니즘...
막판 오름길.
귀차니즘을 굴복시켜 버린 등로의 미끄러움에
시린손을 참고 마지못해 아이젠을 하고나니
허~!
참 수월하다.
이래 좋고 편한걸...
망경산 정상...
경치가 잘 보인다 해서 망경산인가 ?
사방팔방 거침이 없다.
저기쯤이 태조산에서 흑석산까지 이어지는 능선 같다.
오래전 저곳을 종주할때
함께 걷던 삼실동료 꽁써비가 흑석산을 내려선 후
사랑하는 장모님이 여기 사신다며 찾아가믄 씨암닭을 잡아줄텐데
그거 먹구 가자구 너스레를 떨던 기억이 난다.
광덕산을 향한다.
이곳엔 곳곳에 이정표가 아주 잘 돼 있다.
이리갈까?
저리갈까 ?
삼거리도 만나고..
오늘따라 바람이 참 거세다.
바람만 안 불면 정말 따사로운 날씨인데..
때를 넘겨 걸은것 같다.
정상까진 힘겨울 듯.
등로옆.
그저 그런 별 특징없는 바위 한덩어리가 있다.
태어나길 잘 해서인가 ?
이넘의 바위가 이름을 얻었다.
억지 구라를 왕창 풀어놓은 얘깃거리까지 구색을 갗췄다.
장군바위라나 뭐라나.
장군바위 아래...
바람을 바위가 막아주니 아주 따사롭다.
밥 먹기 딱이다.
옹기종기 둘러앉아 함께 찬을 나누며 허기를 메운다.
밥을 먹고나니 기운난다.
밥심으로 금방 광덕산을 채어 올랐다.
역시나 조망이 참 좋다.
준족들이 한방에 말아 먹기에 좀 벅차다는 설광봉도길을 눈으로 확인한다.
설화산 광덕산 봉우산 도고산.....
올봄 한번 해보마 했건만 어쩌다 보니 한해를 그냥 흘려 보냈다.
내년 해가 길때 도전 한번 해 볼까 ?
저멀리..
안테나 통신시설이 설치된 산이 보인다.
영인산이다.
저산 하면 아산의 탱크님이 생각난다.
영인산을 찾았을때...
여그는 나의 나와바리여~ 하믄서
아산시내에서 젤로 유명하다는 백반 정식 한상을 차려 주셔서
우리부부 참 잘 먹었던 기억이 새롭다.
영인산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고
그저 얻어 처먹은 기억만 새록새록 생각나니
산찾사 참말루 거시기 하다.
정상을 내린다.
광덕사로 향한 내림길이 원목계단으로 쫘~~악 깔렸다.
차~암 돈 많이 들였다.
정말 필요한곳 몇군데 정도면 될텐데...
광덕사...
유서깊은 사찰이다.
아마 광덕사는 사찰보다 호두나무가 더 유명할 듯.
정말 오랫만에 찾은 광덕산...
막걸리와 붙임개를 팔던 행상들을 이젠 볼 수 없다.
정리되고 깔끔해진 주위 모습에서 낯설움이 느껴진다.
날이 추워 그랬나 ?
예상시간보다 다들 일찍 내려와 귀가시간이 빨라졌다.
대전도착이 오후 4시다.
나를 아는 산우님들은 이래 일찍 집에 가면 마눌이 깐보다나 워쩐다나 술집 동행을 청한다.
ㅋㅋㅋㅋㅋ
술을 먹는니 차라리 마눌이 깐보는게 난 더 편하다.
일찍 집에 가니 좋기만 하더만...
이리하야~
오늘 하루도 만원 달랑 한장으로 행복을 실현한 하루다.
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