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 시루미 능선
산행지 : 월악산 시루미 능선
산행일 : 2010.11.18.(목)
누구랑 : 하늘샘님. 보라님. 성자님....그리고 산찾사.
산행코스 : 수산리~하봉~중봉~영봉~시루미능선~수산리
평일 여유롭게
맘에 맞는 사람들과 산행 한번 하자 날을 잡은 아침...
화물열차가 늦는다.
좀 늦겠다 폰을 하니 서둘지 말고 천천히 오라는 하늘샘님....
급하게 준비해 약속장소에 나가는데
시내가 엄청 밀린다.
오늘이 수능일이라 그런가 보다.
딸래미 수능 시험장에 보내놓고
지금껏 할일이 없어 기다렸다는 손대장과 보라님을 만나
대전 남부 나들목에서 성자님을 픽업해 월악산 들머리 수산리에 도착해 등산화 끈을 조인다.
보덕암을 향한길...
가파른 시멘트 도로를 타고 오른다.
이내 수산리 윗말 마을이 내려 보이고 추수를 끝낸 밭 두덕이 황량스럽다.
잎을 다 떨군 감나무...
농촌일이 얼마나 바쁘면 저 아까운 감을 저리 그냥 내 뒀을까 ?
먹음직 스런 감들이 홍시가 되어 우릴 유혹한다.
그냥 갈순 없잖아~?
우리의 악동 손대장 하늘샘이 감나무를 흔든다.
급하게 서둘러 오느랴 허술했던 아침밥을 대신해 든든한 간식이 된 홍시맛이 쥑인다.
그러나 성자님은 달콤한 홍시를 거부한다.
밀어내기 힘들어 그런가 ?
하봉을 향한 들머리...
경방기간 출입금지 구간이란 현수막.
여기까지 왔는데 되돌아 갈 순 없다.
평일인데 국공파가 지킬일도 없을터라 무단 진입.
보덕암...
약수물 물받이가 참 특이하다.
한바가지 그득차면 목탁을 두둘기는 구조물이다.
스님이 두둘기는 목탁소리보다 더 청아한 느낌이다.
고즈넉한 산사에
울려 퍼지는 목탁소리...
마음이 차분히 가라 앉는다.
하봉을 향한 등로...
뚜렷한 등로옆에 걸려있는 현수막이 비경으로 안내한다.
ㅋㅋㅋㅋㅋ
저거 없었다면 편안한 등로로 올랐을 텐데.
그넘의 호기심.
"우리 이길로 가볼까 ?"
다들...
싫다는 인간 하나두 없다.
오히려 아주 기대에 찬 눈길로 반짝 반짝 빛을 낸다.
역시 험했다.
험한 만큼 스릴이 있고 조망은 뛰어나다.
덤으로 이쁜 아줌씨의 손목을 잡을 기회도 많아지고...
시커먼스 손대장은
기회는 이때다 싶어 과잉친절을 행사
두손으로 엉덩이를 받처주곤 그 댓가로 대갈통을 얻어 맞았다.
그래도 좋은가 보다.
싱글벙글 희희낙낙 기분 캡인것 같다.
하봉을 올라서기 전부터
일망무제의 조망이 펼처진다.
개스만 끼지 않았다면 더 좋아졌을텐데...
그래도 황홀하다.
특히...
호반의 풍경이 더욱 멋드러지다.
하봉을 넘겨 중봉을 향한 길...
거칠다.
겨우 겨우 올라서니 내려갈 일이 걱정.
암릉은 내려서는게 더 힘든법.
일단 내가 먼저 내려가 안전을 확인한다.
기존등로와 함류하며
그간의 모험과 스릴에서 아쉬운 이별이다.
좀 짧기는 했지만 오늘 산행중 최고의 하이라이트 였다.
월악 영봉.
"가긴 뭘 가~?"
안가본 보라님이나 올랐다 오라던 산우들이
슬금 슬금 다함께 영봉을 오른다.
파노라마....
매번 올라도 멋지다.
다들 이맛에 힘들어도 정상을 오르겠지 ?
충주호반이 그림이다.
산산첩첩 접히고 이어지는 산맥들은 자연이 빚은 예술이다.
그 예술품은 바라만 봐도 마음이 정화되는 신비로움을 지녔다.
시루미능선...
오늘 월악산을 찾은 목적이다.
다들 월악산 골골이 다 파고들어 올랐으나
이곳 시루미 능선은 처음이다.
설레임...
어느곳이든 뭐든 첫경험은 설레임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
시루미 능선은 그저 그런 평범한 육산에 불과했다.
다만...
사람 발길이 뜸 한 듯...
어느곳은 낙엽이 허리까지 파뭍히고
멧돼지의 흔적들이 여기저기 난무한것으로 보아 청정지역이다.
마지막....
시루미 마을로 내려서는길.
희미하다.
끄들리고 성가신 잡목에 얼마쯤 시달린 후
내려선 마을은 땅거미가 내려 앉기 시작한다.
해가 짧아짐을 보니
이미 계절은 겨울의 문턱을 넘어선것 같다.
수산리 마을을 향한다.
개울을 건너지 않고 그냥 수로를 따라 올라서니
우리의 애마가 기다리는 수산리 마을이다.
생생 네비게이션은 기본.
F1 경기 출전 선수가 무색한 고속질주는 덤.
운전내내 우수개 소리를 끝없이 지껄여 대는건 서비스....
누구 ?
하늘샘 야그다.
덕분에 밤을 꼬박 세워 눈꺼플이 천근만근인데 졸을틈이 없었다.
운행중 들려온 보라님의 딸 손폰...
"엄마 몇시에 와~"
"응~ "
"7시 조금 넘으면 될겨~"
헉~!
1시간 10분만에 대전 도착하란 말쌈이다.
하늘샘 운전기량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나 보다.
도저히 불가능할것 같은 그 시각에 차를 같다 대 놓고 하는 하늘샘 왈~
"보라가 그 시각에 대라니 낸들 할 수 있나 ?"
말을 안했지만 난 그간 무쟈게 쫄았었다.
그런데 뒷자리 두여인은 아주 편안한 느낌으로 고속질주를 즐기는것 같다.
저 여인들처럼 되려면
아무래도 난 적지 않은 적응기간이 필요할것 같다.
함께 하신 산우님께 감사 드리며....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