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산행기

우리의 영산 백두산 종주기 (전)

산 찾 사 2010. 8. 18. 08:22

산행지 : 백두산

산행일 : 2010년 8월04(수)~8월10(일) 4박5일

누구랑 : 다음카페 산장나눔터 산우들 36명

 

<1일차 : 2010.8.04 수요일>

-대전 :03:00

-인천공항 : 05:20 - KE 831 : 08:30

-심양공항 : 09:05 - 10 :00 (중국 현지시각)

-중식(현지식) : 11:35 - 12 :17

-송강하 : 18:10

-송림 대주점 : 19:20

 

 

일상탈출....

 

꿈꿔오던 일을 계획하는 동안은 늘 설레인다.

이번엔 어떤일과 경험들이 심드렁해진 내 마음을

흔들어 또다시 반복되는 일상생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지...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쉼표를 찍는게 휴가이고 여행이 아닐까 ?

집.

직장.

그모든 잡다한 세상사....

여행용 가방에 짐을 팩킹하며 모든걸 떨처 버린다.

 

내 의식에 자리잡은 모든것 조차

잠시 쉼표로 점을 찍고 이번 여행을 통해

할 수 있는 만큼 내 자신을 비워내고 싶은 소망을 안고 한밤 어둠속으로 발을 내 딛는다.

 

한밤 새벽 3시 대전남문광장...

시간엄수란 내 명령을 산우들이 칼같이 지켜 미리 나와있다.

산행대장으로 이정도면 리더로서 꼭 필요한 카리스마는 갖춰진것 같고...

ㅋㅋㅋ

비록 녹슬은 칼이나 빼 들일이 없어야 제대로된 리더다.

이번 트래킹도 그러길 바랄뿐....

 

 

  (인천공항 대합실) 

 

 

공주에 들려 나머지 일행을 실고

한밤을 가르며 달린 버스가 2시간만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넘~ 빨리 도착했다.

덕분에 수속에 여유로움이 있다.

인천공항은 성수기라 돗떼기 시장처럼 붐빈다.

 

랜드사 이팀장과 함께

단체비자순으로 여권에 순서를 메긴 라벨을 붙여

산우들께 나눠준 후 대한항공 좌석을 배정받아 일찌감치 출국수속을 끝내니 한가하다.

넘 한가해서 그랬나 ?

면세점에 들려 쇼핑을 하는 마나님들 등쌀에 남정네들의 지갑이 거덜난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니니

쫄라대면 다 해결되는거 같은데...

 

울 마눌 초록잎새는 ?

한주소금보다 더 짠돌이인 나를 너무나 잘 알기에

일찌감치 포기....

ㅋㅋㅋㅋ

 

개찰이 시작되고

자리를 찾아 앉자 마자 얼마 후...

떳~따 떳따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높이 높이 날아라 우리 비행기는 벌써 인천공항을 밀어 낸 후

솜털같은 흰 구름위를 나르고 있다.

 

  

먹보가 그간 많이 참았다.

기내식....

력셔리한 대한항공이 역시 내 입맛에 딱이다.

먹는김에 맥주도 한잔 하고 커피로 마무리를 하니 포만감이 밀려든다.

 

포만감 = 행복함

 

단순 무식한 나에게 적용되는 등식이다.

거기에 뒤따르는 나른한 졸음.

한밤에 출발을 했으니 졸릴만 한데 오늘은 왠일인지 초롱초롱 의식이 또릿하다.

참 별일여~?

 

 

 

여권에 순서를 메긴 라벨을 붙여준게 효과 짱~!

알아서들 줄을 잘 선다.

덕분에 입국수속이 빠르다.

 

아이구~!

쎈스쟁이 우리 산우들 참말루 이쁘다.

 

짐을 찾아 대합실에 나오니

산찾사란 팻말을 든 통통하게 살이 오른 젊은녀석이 기다리고 있다.

팀명을 카페이름 산장나눔터로 하라구 그렇게 야그를 했건만 이팀장이 또 잊어 먹었나 보다.

야가 벌써 치맨가 ?

우짜믄 존노~!!!!

 

 (심양 공항을 나서는 산우들)

 

 

버스에 오른다.

뱅기타고 금방 온 중국땅에서 우리의 첫 숙소 송강하까지는

빨리가야 7시간이 걸리는데 요즘 중국엔 집중호우 물폭탄을 맞은덕에

얼마가 더 걸릴지 알수가 없고 가봐야 한다구 조선족 가이드 호내미가 (김호남) 썰을 장황하게 푼다.

이 쉐~이가 초장부터 들뜬 우리 산우들 마음을 깡그리 뭉게구 있넹~!

니 주글래~?

야가 승질 드런 나를 실험하는가 부다.

일단 첨잉께 참아 주고....

 
  (조선족 가이드 김 호남)

  

응댕이에 불이 날 지경에 이르러....

휴게소에 들렸다.

급하게 몸물을 일단 빼러 갔는데 다행히 화장실이 양호하다.

옹색한 휴게소엔 잡다한 물건을 팔고 있다.

잠시 쉬며 귀경하는 틈에...

대장이라구 산너머 형님이 커피 한잔 앵기는걸 시작으로

돼지괴기 꼬지와 개복숭아 수준의 과일을 누군가가 나의 입에 물려준다.

  


  

갈길이 멀다보니

즘심도 가던중에 현지식으로 때웠다.

반찬은 별 볼일 없어도 다행히 밥은 찰지고 맛있다.

운남성에 갔을땐 밥알이 독립투쟁을 벌이느랴 난리였는디... 

 

 

 

(점심먹은 식당 전경)


  

점심을 배불리 먹고나자

실실 졸린가 보다.

하긴 새벽 2시부터 일어나 준비하고 출발을 했으니 피곤이 상접한 시간이다.

잠드신 산우들 표정이 참 재밋다.

어쩜 저리도 귀여운지 ?

ㅋㅋㅋㅋ

송강하....

증말 멀고 멀다.

우라질...

그래두 중국넘들은 이정도는 이웃집 가는거나 같다나 뭐라나.

 

 

먼길 가깝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

장끼 자랑이다.

바위솔의 너스레와 가이드 호내미가 거들면서 시작된 노래자랑은

송강하와 인연이 있을법한 송경하님(거브기)의 옆지기 자라님의 노래실력을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모든님들이 순번으로 다 돌아간 노래자랑이

시간을 잘도 잡아 먹은덕에 우린 늦은 저녁 드뎌 송강하에 도착했다.

다만...

한사람 땜시 쬠 지루했을지도 모른다.

송아지 노랠 부른 사람...

아무리 노랠 못해두 그렇지

송아지가 뭐람 ?

그것두 겨우 한소절...

ㅋㅋㅋㅋ

 

     (수해 복구 현장)

 


(송강하 송림대주점)

 

 

내가 정해준 룸메이트 명단대로

방을 배정해 준 후  즈녁으로 배를 불린 산우들이

한방으로 다시 뭉쳤다.

 

왜 ?

 

송강하 첫 입성을 축하는 자리에

절대로 술이 빠지면 안된다는 지론에 따라서....

 

피곤하지두 않나 ?

새벽에 출발해서 10시간 가까이 시달리며 이동을 했는데도

모두들 꺼떡없다.

 

흐미~!

독한것들....

 

난 일찍 샤워나 하구 자려고 물을 틀었는데

처음엔 찬물이 질질 나오길레 일단 물 뭍힌 몸에 비눗칠을 했다.

그런데...

이런~!!!

뜨건물이 쏟아진다.

그것두 녹슬은 물인듯 뻘건물이다.

 

우짠일이랴~?

 

수건을 젹셔 식힌후

겨우 겨우 몸을 딱아 내는 동안 내몸은 반숙이 됐다.

거브기님 말마따다 이런 딘장 우라질 이다.

알아본즉 얼마전 집중호우로 송강하의 급수시설이 몽땅 떠 내려갔다구...

 


 

 

 

한밤중 술이 떨어지면

사노라면이 펩시맨을 끌고 나간다.

한문에 일가견이 있는 펩시맨이 그저 몇줄 써 갈겨 보여주면 만사 오케이란다.

제대로된 통역이다.

역시 사람은 가방끈이 길어야 한다.

칭따오 맥주 한병 3원에 시원하게 얼린 맥주로 연신 대령이다.

나중엔 그집 냉장고를 다 털어 사오며 노린내 수전노 저리 가라는 중국넘들을 상대로

가격까지 후려처서 아주 싸게 덤핑으로 사오기까지...

 

술파티를 끝내고

내 방으로 돌아와 밖을 내다보니 밤거리가 아름답다.

이젠 내일을 위해 잠을 청해야 할 시간....

 

그러나...

중국 조선족 가이드가 한 말이 자꾸 맘에 걸린다.

대장님만 알고 계시라며 현재 백두산 종주는 폭우가 예고된 날씨로

기한을 알수 없는 통제에 들어 갔단다.

 

중국입성 첫날부터

저리 들떠있는 산우들을 우찌 하라구~

깊은밤 뒤처이다 잠깐 잠이 들었다 깨어나니 모닝콜 10분전이다.

  

  (숙소에서 바라본 송강하의 밤거리) 

 

  

2일차 : 2010.8.05 목요일 (흐리고 가끔 비)

 

-아침식사 : 06:30

-송림대주점 출발 : 07:25

-서파 산문(매표소) : 07:55 ~ 셔틀버스 08:20

-서파 주차장 : 09:10 ~ 09:20

-5호 경계비 : 09:40 ~10:20

-서파 주차장 : 10:40~10:50

-쌍제하 : 11:06~11:15

-금강 대협곡 식당 : 11:35~12:20

-왕지연못 주차장 : 13:36 ~ 셔틀버스 계승 13:41

-왕지연못 : 14:05~15:11

-왕지연못 주차장 : 15:11

-조선족 식당 경유(석식) 송림 대주점 : 18:20

  

중국의 첫밤을 보낸 아침...

역시 샤워는 꿈도 못 꾼다.

뜨건물에 수건을 젹서 간단히 닦는걸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미 한국에서 떠날때

첫 일정에 들어 갈 남파가 수해로 도로와 다리가 유실된걸 알았다.

그래서 대신 오늘은 서파관광 모드로 진행이다.

따라서 시간도 여유가 있어 서둘 필요가 없기에 늦잠을 자도록 배려했다.

 

일찍 일어난 아침..

숙소를 빠저나와 거리를 산책했다.

거래의 행상들은 벌써 좌판을 벌려놓고 있다.

옥수수 참외 오이등등 과일과 채소가 가장 많다.

참외는 땟깔이 별로고 예전 어릴적 봐왔던 배꼽참외와 닮았다.

크기는 무쟈게 큰게 단내가 없는걸 보니 당도가 별로인것 같아 살까 하나 관둔다.

 

 

 

 

 

각종 관공서가 밀집해 있는 거리앞엔

민간인을 상대로 의료봉사를 하는 여인네가 보이고...

 

 

 

공원에 이르자

일반 시민들이 수천년을 이어 내려온

그네들의 전통이자 습관인듯 쿵후를 수련한다.

한쪽에선 태극권 또 한무리는 신기에 가까운듯 묘기 대행진 제기차기를....

 

 

 

 

 

돌아오는 길...

좌판의 아줌씨가 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겉보기엔 옹색해 뵈는데 핸드폰이라니 ?

왠지 어울릴것 같지 않는 풍광이다.

 

 

 

숙소에 도착하니

1층 식당에서 이미 산우들 아침 식사중이다.

아침식사 메뉴는 소박(?)하다.

멀건 죽.

니맛도 내맛도 아닌 흰빵.

삶은 계란...

도대체 뭘 먹으란 건지 ?

 

간밤에 주독에 쩔은 산우들

입맛이 없는 듯 희멀건 죽만 한입 들이키고 모두들 일어선다.

중국식당은 유일하게 인심 푸짐하게 내 놓는게 더워 디지든 말든 뜨거운 보이차 다.

일어서며 온갖 보디랭귀지를 동원해 보이차를 달래니 없단다.

 

"왜 없어~?"

 

가이드가 급히 달려와 하는말.

"애네들 밥하는 물만 겨우 공급 받구 있습네다."

이런 딘장 우라질~!

 

 

 

식사를 끝낸후

첫일정을 시작한다.

송강하에서 서파산문으로 이동중

도로에 돼지가족이 소풍을 나온 특이한 장면을 목격한다.

멧돼지가 아니니 아마도 방목을 한듯.

개 풀뜯어 먹는 소리는 들어봣는데 돼지 풀 뜯어 먹는단 소린 못 들었다.

그런데 이곳 돼지들은 풀을 아주 맛나게 뜯고 있었다.

 

수해로 난리가 났다더니.

????

가는내내 흔적이 별로 없다.

날은 흐리나 비는 내리지 않아 5호 경계비에 올라 내려볼

천지에 대한 기대감에 산우들 충만감으로 들떠 있다.

물론 나두....

 

 

 

한시간 가까이 걸려

드뎌 서파산문 주차장에 도착.

 

 

 

가이드 호내미 녀석이

몸에 붙은 쌍방울 요령을 열라게 울리며 입장권 끊으러

다녀올 동안 우린 일단 몸물을 빼 몸 다이어트로 체중을 가볍게 만든 뒤 단체로 기념사진을 박기로 한다.

단체사진은 거브기표 대포로 박야야 잘 나오는디 그럴라믄 저런 포즈로 수고를 혀야한다.

 

 

 

 

단체사진으로

다녀온 증표를 남긴후

입장권 검표대를 빠저 나온다.

 

 

 

 

검표대를 빠저 나온 우린

원목을 깔아놓은 등로를 따라 오른다.

순간 좌우 원시림의 수목에서 뿜어저 나오는 숲향이 기막히다.

그러나 그길은 길지 않다.

이내 셔틀버스 주차장에 이르러 버스를 타고 서파 주차장까지 이동.

 

 

 

서파 주차장....

산아래는 맑음인데 올라서니 흐림이다.

이런 딘장~!!

 

 

 

배불룩 뚱땡이 우리의 호남이...

나를 은근슬쩍 끌어댕기더니 부탁드릴께 있단다.

?

"지는 다리가 쬐매 불편하니"

"대장님 혼자 인원 데불고 후딱 올라갔다 오심 안되남유~?"

저누무시키 데려가면 짐 하나 더 늘것 같은 생각에 혼쾌히 그러마 한 후

오늘도 시간이 널널하니 내 맘대로 있다 내려오마 통보후

산우들을 인솔 5호 경계비로 고고씽~

 

 

 

1236 계단 이랜나?

1326 계단 이랬던가 ?

 

우야튼 오른다.

까이거 가진게 힘 뿐이니 금방 올라선다.

 

평일엔 8000명.

주말엔 그 두배의 인원 16,000명이 몰려들어

복잡댄다니 상상이 안된다.
그걸 다 돈으로 치면 을매나 벌어 들이는 건가 ?

 

우라질...

닝기리 로또 다.

정말로 욕 나온다.

이거 우리나라 땅가지구 이 쉐이들 졸라 벌어 처먹구 있다.

밀려드는 관광객 더 받으려구 그래서 계단 확장공사가 한창이다.

 


 

 

공산주의...

누구나 공평한 세상이 지상 최고의 목표인 그네들인데

실상은 있는넘만 잘먹고 잘사는 지상최고의 낙원이 중국 공산 사회국가다.

저기 가마타고 내려가는 넘.

디룩디룩 살이 찐 중국넘 이다.

저거 한번 타구 오르려면 우리나라돈 10만원이다.

중국 인민들 반달치 봉급이다.

있는넘은 돈이 넘처나 주체를 못할 지경이구

없는넘은 한끼를 걱정해야 하는 나라가 공산주의라니....

 

 

 

5호 경계비 도착.

자욱한 안개가 천지를 집어 삼켰다.

백두산은 백번을 올라 봐야 겨우 두번만 볼 수 있어 백두산 이요.

그래서 천지를 못본이가 세상천지에 널려있다 해서 백두산 천지라 했던가 ?

그래두 그게 왜 하필 우리여~?

 

 

 

서운하고 허망한 마음에

가슴이 공허하다 못해 쓰리고 아프다.

그냥 내려오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간간히 내리는 이슬비와 강풍에 맞짱을 뜨며 오기로 기다려 본다.

 

한번쯤 열리겠지....

 

우리의 염원을 그러나 ...

백두산 산신령은 참혹하게 뭉개버린다.

 

5호비 경계석...

북한과의 접경지역임에 특별히 주의 하라 산우들께

주지를 시켰으나 몸띵이는 여기 중국땅에다 두고 뒷발 하나만 슬쩍 넘겨본다.

부질없는 짓인줄 알면서도 왜 꼭 그렇게라도 해 보고 싶었는지 내맘을 나도 모를 일이다.

 

천안함 사건이후

접경지역엔 이북 병사들이 배로 늘어났다고 한다.

이게 함혹한 우리의 현실이고 현 세대가 극복해야 할 난제의 과제다.

안개가 지독해 그랬나 ?

접경너머엔 북한군 병사는 물론 개미새끼 한마리도 볼 수 없었다.

한치앞도 알 수 없는 남북의 장래처럼 안개에 가린 천지를 내려보며

무슨 상념에 그리 빠저 계신지 ? 

 


 

 

마냥 있을순 없는법...

짙은 미련과 아쉬움을 뒤로 남긴채

산우들을 추슬려 내려선다.

 

내려서면서

애꿎은 거브기님 탓으로 돌린다.

일본 유학간 큰아들 청거브기가 잠시 귀국했는데

아빠 거브기와 엄마 자라는 홀~라당 중국으로 날라 버렸으니

큰아들 청거브기와 딸래미 남생이가 용왕님께 달려가 아빠가 지금 서있을

백두산에 안개를 뿌려달라 청을 넣은게 분명하다구...

그러니 거브기 성님 책임져~

 

책임져라~!

책임져라~!

거브기님 자라님은 책임져라~!

 

 

 

 

이후..

관광모드로 남파일정을 소화 시킨다.

 

첫번째 들린곳 쌍제하.

관심도 없지만 볼건 더 없다.

 

심드렁한 나를 가이드 호냄이가 은근히 할말이 있다며 잡아끈다.

중국측 여행사에서 백방으로 노력 해도 낼 서파~북파 종주 허가를 낼 수 없단다.

어쩌면 귀국할때까지 그럴 확률이 거의 90% 이상이라나 뭐라나.

 

꼭지가 확~ 돌아 삔다.

중국측 관광사 쉐이들이 혹 농간을 부리는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

천지를 못 봤다 뿐이지 지금은 일기화창하다 못해 살갖이 타 들어갈 정도로

햇살이 쨍쨍 내리 쬐는데 뭔 헛소리를 지껄이나 ?

 

국제전화로

한국의 랜드사 이팀장께 폰을 날렸다.

이팀장 전화를 받자마자 지가 먼저 물어본다.

 

"대장님 그곳 지금 날씨 어때요 ?"

"지금 난리 났슴니다."

"우리가 보낸팀들이 현재 대련이 홍수로 길이 끊겨 아예 갈수가 없구여~"

"연길 장춘도 우회로로 돌아 가느랴 정신 없슴니다."

"심양도 다리가 끊겼답니다."

 

이런~!

디~질랜드~!

씹쿠랑 말쿠랑 소떵같은 일이 있나...

 

왜~?

도대체 왜 나한테 이런일이...

도저히 용납이 안되고 인정할 수도 없는 현실이다.

 

할수있는데 까지 노력해서

등반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최악의 경우 천문봉에서 철벽봉을 거처 달문에서 용문봉으로 올라

새우등 능선을 타고 소천지로 하산하는 루트라도 탈 수 있게 해 달라 압력을(?) 넣은후 통화를 끝낸다. 

  

 

 

 

서파관광의 다음코스로 이동.

금강 대협곡 탐방이다.

일단 때가 됐으니 점심먼저 먹기로 한다.

금강 대협곡 관리소의 식당을 이용했는데 부페식이다.

이젠 좀 중국 향신료에 익숙해졌나 ? 

산우들이 맛이 좋단다.

그러나...

먹보 산찾사는 이미 한국의 랜드사와 통화 후 입맛을 완젼히 잃었다.

냉가슴...

낼 종주산행에 들뜬 저들을 어찌 이해 시킬건지 ?

 

내색하지 말자.

절대로 티 내지 말자.

정말 냉정해야 된다 굳게 다짐을 해도

내 얼굴을 들여다 본 나의 아내 초록잎새는 속일 수 없다.

벌써 내 얼굴을 들여다 보곤 내 소매끝을 잡아 끌어 뭔일이냐 다그친다.

아무일 아니다 해도 이미 내속을 훤히 들여다 보는 아내의 다그침엔 할 수 없다.

날씨가 좋아진다며 지금 모두들 기분 한껏 업 돼 있는데 미리 알려줘 초칠것  없으니

너만 알고 있으라며 현재의 상황을 줄여 간단하게 전해준다.

 

억지로 의무적으로 밀어넣은 음식들....

기여히 탈을 낸다.

답답한 속...

체한것 같다.

 

아~!

어쩔거나.....

 

 

 

 

억겁의 세월이 빚어낸 절경...

금강 대협곡은 그나마 볼 만은 했다.

사실은...

절경보다 원시림으로 꽉찬 등로를 걷는게 난 더 좋았다. 

 

 

  (금강 대협곡 풍광들)

 

 


 

금강 대협곡 등로옆 연리목.

역시 가만 나둘리 없다.

열쇄 고리를 팔고 있다.

당근 연리목에 채워두면 결코 헤어질 일이 없다는 사기같은 썰이 있기에... 

 

  (연리목) 

 

 

왕지연못.
셔틀버스로 또다시 이동했다.

 

왕지연못으로 가는길은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천상화원이다.

백두산 주변지역에 집중호우로 난리가 났다는데

이곳 왕지연못은 그저 따갑게 내리쬐는 햇살이 괴찮고 성가시다.

 

참 별일여~!

믿어야 될지 말아야 될지

참말루 아리송한 현실이 내가 사기를 당하고 있단 생각만...

 

 

 

 


 

 

 

왕지 연못을 뒤돌아 나오는 길...

햇쌀에 고운 피부가 상할까 두려운 여인네들의 고육책.

옷 벗어 들고 햇빛 가리기..

이런날씨에 폭우로 서파~북파 종주를 못한다면 누가 믿으리오~.

  

 

 

다시 돌아온 송경하가 아닌 송강하...

뜨건 물만 나오는 송림대주점에 또 하루를 묵는다.

역시...

기나긴 이국의 밤을 그냥 보내지 못한 산우들....

밤이 깊어갈 수록 겁나게 술병들이 스러진다.

그런데....

된장 간장 우라질넘의 호텔이 갑자기 정전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의 악우들

현지적응 능력 하난 아주 뛰어나다.

비박으로 갈고 닦은 솜씨를 발휘하여 어느새 너두 나두 이마빡에 불을 밝히고

술잔을 돌린다.

분위기가 좋으니 술맛이 더 좋다나 뭐라나.

이번에도 어제와 같이 

송림대주점 옆 점방의 냉장고에 묵혔뒀던 맥주가 떨어지고야 광란의 술 파~리를 끝냈다.

  

 

3일차 : 2010.8월06일 금요일 비온뒤 맑음

 

-송림대주점 : 07:30

-북파산문(매표소) : 09:48~10:12

-환승센터 : 10:30~10:40

-천문봉 주차장 : 10:55 ~11:00

-천문봉 : 11:10 ~ 12:20

-셔틀버스 환승센터 : 12:40

-식당 : 12:48

-장백폭포

-소천지

-장백산 대종호텔.

 

중국 도착 3일차.

폭우로 인한 지반 약화로 등반에 위험이 있어

일정을 바꿔 마지막날 종주하기로 했다며 산우들께 이해를 시킨다.

계획상 마지막 일정였던 북파관광 천문봉으로 향한다.

 

그런데....

이슬빈지 보슬빈지가 소리없이 내린다.

정말 우라질넘의 날씨가 나의 애간장을 다 녹인다.

 

잘되면 다 내 탓.

못되면 다 넘의 탓이다.

누구를 제물로 삼을까 ?

그간 물 안나오는 호텔에 하루를 묵은 노하우를 살려

거브기 행님은 깜장비닐에 물을 잔뜩 받아 식힌후 바늘로 꼭꼭 찔러 빵구를 낸 후

어여쁜 자라님 등껍따구를 솔로 박박 문질르고 삼푸까지 시키는 목욕재개 후 용왕님께

오늘날씨 일기화창하게 해달라구 두손 박박 빌게 맨들었다니(자라님 두손이 서로 닿는지 현재까지 확인불가)

거브기 행님은 이제 살려 두고....

 

그래

이건 뚱땡이 조선족 가이드 호내미 녀석 탓이다.

그넘의 가이드 이름이 호내미다 보니 첫날 이동하믄서 죄다들

노래 한마디 하랬더니 허구많은 노래중에 비내리는 호남선만을 찾았구

그런 노래를 흐믓한 모습으로 즐겼던 호내미 녀석의 저의가 참말루 의심 스럽다.

일정 죄다 빵구나믄

저 녀셕 거저 놀면서 돈 버는거 아이가 ?

 

어느덧 북파 주차장에 도착했다.

아직도 간간히 이슬비가 내린고 하늘을 잔뜩 찌그러저 있다.

따라서 내맘도 아주 음울하다.

누가 옆에서 시비라도 걸어줌 흠씬 두둘겨 맞든 아님 패줘야 직성이 풀릴 판이다.

 

 

 

 

그런 대장의 심리를 읽었나 ?

대원들의 행동이 일사분란하다.

내리자 마자 인원파악에 들어가자 자동으로 줄을 서고....

 

매표소에서 셔틀버스로 이동후...

환승센터에서 

다시 찝차로 천문봉을 오른다.

 

 

 

그런데....

이넘의 운전기사가 난폭운전이다.

구비 구비를 사정없이 고속으로 돌려 버리는데 정신이 없다.

몸이 이리 쓸리고 저리 쓸리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찝차는 어느덧 수목 한계선을 지났다.

 

 

 

순간...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처진다.

끝없이 펼처지는 푸른 초원의 광야에 점점이 떠 있는 흰 구름들....

그 위를 우리는 달려가고 있었다.

 

 

천문봉 기상대가 있는 주차장....

연이어 올라오는 찝차에서 상기된 얼굴의 산우들이 내린다.

모두들 도착한 다음 널널하게 하산시간을 정해 주고 천문봉을 향해 힘찬 오름질을 시작했다.

 

 

 

천문봉....

 

해발 2670 미터로 남쪽 화개봉과 325 미터 마주 솟아있고

북으로 철벽봉을 등진곳에 있는 천지 북쪽켠에서 가장 높은 봉오리가 천문봉이다.

1958년 기상관측소를 세운때 부터 기상대를 상징하는 천문봉이라 이름 하였다.

 

그렇게 애를 태우더니

이렇게 속살까지 부끄럼없이 보여주다니.

그래...

그렇게 단번에 발랑 내 주면 재미도 없고 흥도 없을 뿐만 아니라

값어치는 더 없는 싸구려 취급을 받는단다.

그런 의미에서 너 백두산 천지야~

정말 현명하고 올바른 처신였구나.


 

 

저멀리 보이는 북녁땅..

흰줄 하나가 천지로 향한게 보인다.

가끔씩 그길을 따라 내련선 북한군 병사들이

보트를 띄워 이곳 명물 산천어를 잡아 가는게 목격된단다.

그 옆 구름에 살그머니 가린 봉오리가 백두산 최고봉인 장군봉이다.

 


 

천지를 향한 절벽엔

안전선이 설치 돼 있다.

중국의 안전요원들이 그 선을 넘지 못하게 감시를 한다.

강풍에 쓸려 넘어지면 그대로 천지로 퐁~당 ?

 

안전에 유의하며

천문봉을 이리저리 배회 한다.

그러다 북녁땅이 젤 잘 보이는 조망터에 이른다.

철망을 건너면 조망바위의 널다란 암반이 있어 그길로 들어서니

언제 나타났는지 안전요원이 제지를 한다.

다들 뒤돌아선 사람과 달리 미련을 못 버리고 꼼지락 거리는 나를

제복을 입은 중국 안전요원이 손짓으로 부른다.

그러며...

사진 찍는 시늉을 한 뒤 요상한 말을한다.

 

"처~넌 "

 

이런 씨방새가 무슨 수작여~?

이누무시키야 사람 잘 못 봣다.

내가 사진을 안 찍고 말지 고렇케는 못 하긋따 디런누무 시키야~!

 

아낌없이 그 모습을

일순 내 준 부끄러움인가 ?

천지는 이내 거센 강풍으로 앙탈을 부리고

어느새 몰려든 운무로 그 고운 모습을 가렸다 벗었다를 반복한다.

 

 

 

 

 

그 모습이 더 어여쁘고 신비롭다.

가끔씩 뿌려대는 빗방울도 아랑곳 하지 않고

산우들은 내려설 줄 모른다.

모두들 감격에 겨워 술잔을 들어 축배를 든다.

우야튼 못말리는 산우들이다.

천지가 열리면서

가슴 한켠 뭉처있던 시름 한덩어리가

눈녹듯 풀려 내려가는 느낌에 꾸역구역 밀려드는 속울음을 참아낸다.

누구에게 하는 치사인지 ?

고맙습니다.

감사함니다.

그저 나도 모르게 자꾸만 되뇌여 지는 낱말이 연속으로 세어 나온다.

 

 

 

천문봉의 감동을 안고

다음 일정대로 장백폭포 향한다.

 

물론

내려올때도 그넘의 찝차는 스릴이 있었고

난 그 꼬소로움을 한껏 즐길만큼 마음의 여유를 찾아가고 있었다.

백두산에 와서 산우들께 천지를 못 보여 주고 가면 어떻하나 하는 두려움 하나는 이제  버릴 수 있기에...

 

장백폭포 입구.

현지 식당에서 부페식 한식으로 점심을..

 

이곳에선 시원한 맥주도 판다.

마눌이 시원한 맥주를 대령한다.

가슴속까지 시원한 맥주가 감칠맛 나다 . 

 

 

     (장백폭포앞의 식당)


 

 

식사후 장백폭포로...

 

달문에서 흘러 1,250미터 길이의 승사하를 지나

낙차 68미터의 장대한 흰 물보라가 흩날리니 공중에

칠색 무지개와 백룡이 날아 내리는듯한 절경이라 하여 일명 비룡폭포라 한다.

 

그 폭포까지 걸어 오른다.

오늘도 일정이 아주 여유롭다.

갖은 해찰을 다 부리며 장백폭포의 아름다움을 한껏 감상한다.

내려오면서 이곳의 특식인 온천으로 익힌 계란도 맛보고.

 

 

 

 

 

 

 

오늘의 마지막 여정지 소천지.

셔틀버스를 거부하고 걸어 내려 왔다.

 

 

 

백두산 천지는

물이 들어오는 곳이 없고 나가는곳만 있는것에 반해

이곳 소천지는 들어오는 곳은 있어도 나가는 곳이 없다는....

 

 

소천지 한켠의 조형물...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의 형님이라고...

 

 

 

소천지를 끝으로 오늘 일정 끝.

산문안에 위치한 대종산 호텔에 여장을 푼다.

 

산문안 대종산 호텔이 한산하다.

우리팀만 호텔에 들었다.

전날 가이드 호남이가 객실이 모자란 관계로

4인1실로 한팀만 배정해 줘야 겠다고 해서 어렵게 공주에서 오신

선생님들께 부탁을 드렸었는데 백두산으로 향한 모든 도로가 폭우로 유실된 관계로

객실이 죄다 캔슬되어 우리만 묵게 됐단다.

 

대종산 호텔...

겉은 귀곡산장같은 분위기다.

타일도 떨어저 나가고 건물도 폐가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속은 ?

지금껏 묵은 호텔중에 제일 좋다.

시설은 물론 먹는 음식까지 죄다 짱~ 이다.

객실도 2인1실이 10명은 너끈히 수용할 수 있도록 넓직하다.

 

 

 

방을 배정 후

나의 객실에 들어서니 최고의 로얄실이다.

 

317호실...

창문을 열어 제키니 바로 코앞으로 장백폭포가 달겨든다.

홀로 온 산우들께 룸메이트를 정해주다 보니 지금껏 마눌 초록잎새랑 별거다.

내 방을 보여주고 싶어 아내의 방으로 찾아가 초록잎새와 잠보,라면,혜진,맑은소리.사랑나누기등등..

산우들을 불러들여 방 자랑을 했다.

ㅋㅋㅋㅋ

절대 주체측 농간이 아니라 강조를 하며.

 
   (317호 내방에서 바라본 장백폭포)

 


 

식사후...

온천욕을 하려는데...

일인당 만오천원 별도라고 호내미가 말한다.

 

내가 받은 일정표엔 별도란 표시가 없었는데...

이팀장에게 핸폰을 날렸다.

 

이팀장 왈~

 

"대장님 그건 별도인데요"

"일정표에 그래 돼 있다면 우리 실수구여~"

"어떻해요~?"

 

이런~!

칼자루는 지가 쥐고 있슴시롱

나보구 어떻하냐구 물음 내가 어떻하냐~?

일정대로 해 달라구 하믄 일정표 보낸 경리 아가씨 야단 맞을게 뻔하구...

 

마음 약한 내가 걍~ 감수 하기로 했다.

특별히 따지는 회원도 없고.....

 

그간 씻지도 못했는데 할까 말까 ?

마눌이 100위안을 내주며 어여 씻으랜다.

한참 몸을 담구고 있는데 가이드 호내미가 허겁지겁 탕으로 들어왔다.

중국 본사에서 연락이 왔단다.

돈 돌려주고 모두들 그냥 목욕 하시라구....

 

씻다말구 옷을 입으며 핸폰을 열어보니

랜드사 이팀장으로 부터 부재중 전화가 와 있다.

내가 좀 늦게 목요탕에 들어갔다면 좀 더 일찍 연락받고 모든 산우들 온천욕을 시켰을 건데..

뒤늦게 산우들을 찾아 댕긴다.

온천욕 시간이 정해저 있다.

앞으로 여유는 한시간...

 

딘장.

부지런한 산우들 그새 다 산책을 나가고 없다.

별이 쏟아 진다나 뭐라나.

뒤늦게 들어오는 족족 잡아다 온천탕에 입수를 시키느랴 진땀을 뺐다.

 

모든게 정리된 후..

내방에 들어와 베란다의 창문을 연다.

순간...

세상에나~!!!!

언제 이런 모습을 봤었는지 ?

참말루~!

초롱초롱 수많은 별들이 쏟아저 내리고 있었다.

저래 별들이 총총하니

내일은 아주 맑음 이리라...

 

정말로 아름다운 밤이다.

잠으로 허비하기엔 진짜로 아까울 정도로...

 

다음편은  북파~서파 종주.

 

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