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영산 백두산 종주기 (후)
산행지 : 백두산
산행일 : 2010년 08월04일(수)~08월08일(일) 4박5일
누구랑 : 다음카페 산장 나눔터 산우 36명
제 4일차 : 2010.08.07 토요일 (맑음)
-대종호텔 : 04:50
-녹명봉(지반봉) : 07:44
-한허계곡 : 09:50~10:10
-5호경계비 : 13:26
-서파 주차장 : 14:15
-통화시 : 18:30
-통화시 금교호텔
지난밤 저녁....
이미 중국본사에서 등반 OK사인이 떨어졌다.
다만...
일정이 뒤틀린 관계로 들머리를 변경하기로 했다.
서파에서 시작하려면 산문안에서 서파까지 최소한 1간 30분은 이동을 해야한다.
그래서...
그 시간을 벌충하고
또 소천지보다 더 가깝게 능선으로 붙을 수 있는 온천탕으로 들머리를 정했다.
그런데....
내맘에 남아 계속 나를 괴롭히는 건
지난밤 두분이 종주 포기를 선언한 일이다.
종주가 결정된 후 계속해서 호내미가 전원 종주할 수 있냐
물어 올때마다 그럼 다 데리고 가야지 라고 응답을 했었는데
나중에 들은 얘기가 내가 없는 틈을 타서 일부 여성 산우들께 북파~서파 종주는
오름길이 거의 80%이고 뒤돌아 올 수도 없으니
체력이 약한분은 포기를 해 달라고 종용을 했던 모양이다.
지난밤
두분여성이 포기한건 아마도
몸이 아파서 라기 보단 가이드의 공갈에 겁을 먹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생각에 포기를 한걸로 생각된다.
그런줄도 모르고 진짜로 아파 저녁도 못먹는줄 알고 난 두분을 제외 시켰었다.
사실 포기를 한 두분은 걱정을 안했다.
예전 내가 당일 지리산 종주까지 시켰던 체력였기에....
오히려...
샌달만 덜렁신고 용감무쌍(?)하게도
백두산 종주를 하겠다고 나선 여인이 솔직히 걱정 스러웠을 뿐이다.
저걸신고 가다가 발목이라도 겹질리면 ?
진짜로 끔직한 결과가 예상되는 일 였기에..
우야튼....
짭짭한 마음으로 이른 새벽 호텔을 나섰다.
이미 백두산 산악가이드는 들머리에 도착해 우릴 기다리고 있단다.
전날 산행 방법은
저질체력 산우를 기준으로 진행한다고 선언을 했다.
체력좋은 산우들은 좀 답답해도 전체적인 팀웍을 위해 참아달라 부탁도 했고....
그런데..
산행들머리로 향하면서 벌써부터 간격이 벌어진다.
후미에서 선두로 냅따 달려가 제지를 시켰다.
속도를 늦추기 위해 우선 여성산우를 앞세워 걷게 한다.
처음부터 페이스 오버를 하면 전체일정이 힘들다.
웜웝을 위한 느림보 걸음으로 걸어오는 우릴 보고 가이드 호내미가 재촉한다.
산행들머리까지만 빨리 가잖다.
당연 묵살...
그리고 내 고집 내 방식대로 천천히....
백두산을 안내할 산악가이드를 만난 후 가이드 호내미를 돌려 보낸다.
백두산 종주를 포기한 여성산우 땜시 조녀석 땡~ 잡은거다.안그럼
저 몸띵이루 오늘 하루 죙일 디질랜드를 복창 했을게 분명하다.
산악 안내원을 따라
새우등 능선을 향한 오름질을 시작하며 맨 후미에 내가 선다.
그러면서 선두는 절대 서둘러 걷지마라 부탁을 드렸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선두와 후미의 차이가 겁나게 벌어진다.
내 판단엔 이렇게 진행하는건 팀산행에 위기다.
선두를 잡기위해 급하게 오름질을 시작했다.
숨이 턱까지 차고 허벅지와 장딴지에 혈액이 몰려들며
탱탱한 아픔이 느껴질쯤 선두를 잡았다.
내가 판단해 보니
산악가이드의 뒤를 따라가다 보니 저절로
속보산행이 된것 같단 판단에 여성 산우를 앞세우고
지금부턴 절대 앞에가는 여성산우들을 추월하지 말것을 명령했다.
지금껏 나와 함께 산행을 했던 산우들은
나의 산행 스타일을 알기에 수긍하고 받아 드리나
지인을 따라 함께 함류했던 한분이 대뜸 반발을 한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이제 막 몸이 풀렸고 올라설때 본인 페이스대로 올라야
걷는맛도 있을테고 쉬어도 조망이 좋은곳에 쉬고 싶은맘을 왜 모를까.
그러나..
전체적인 팀웍을 위해 단호하게 그님의 말을 묵살 시켰다.
지금부터...
대장의 지시에 토 하나 달지 말고 따를것.
설령 그것이 어긋난 지시라 할지라도 그래 줄것.
전장에서 대장은 생사여탈권을 가진 막강한 권력자인 동시에
모든 책임은 대장에게 있는 것처럼 안전산행의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으므로
내 지시를 따르지 않을 사람은 지금 먼저 저 산악가이드를 따라 가는건 말리지 않겠는데
이후 귀국할때 까지 우리팀원으로 인정하지 않을것을 선언했다.
순간..
분위기가 썰렁해 진다.
마음이 싸~아 해지면 아파 오지만 어쩔 수 없다.
다행히 그님이 고집을 꺽고 순순히 응해 일단 작은 소동은 봉합되고 마무리가 되었다.
후미가 붙어주면 진행하려 했는데 도통 올라설 기미가 없다.
이미 열을 받아 흘린 땀방울이 식어가며 추위가 엄습한다.
할수없이 여성산우를 앞세워 산악가이드의 걸음을 무시하고 본인 페이스 대로
아주 천천히 진행하라 지시후 내림길로 내려선다.
이내 만난 맨 후미...
전혀 급할게 없는 여유만만 이다.
처다보니 속 터진다.
죄송하지만 좀 서둘러 달라 하니 후미를 당담해 주기로 한
보원님이 질색을 하며 절대 대원들 상처가 될 언사를 삼가 하라며 먼저 가란다.
그러며 본인이 알아서 추슬러 올라 가겠단다.
또다시 선두권을 향한 질주...
능선에 붙으면 기다리고 있으란 내 말을 산우들이 충실히 실행하고 있다.
모두 함께 아름다운 풍광을 보며 후미를 기다린다.
풍광이 아름다우니 다행스럽게도 모두들 기다리는 지루함을 전혀 느낄 수 없다.
한참후에야 올라서는 후미를 확인후 출발을 시킨다.
(진행방향 좌측의 장백폭포 전경)
(우측의 옥벽폭포)
새우등 능선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황홀하다.
그간 애간장 녹이던 시름이 일시에 사라지고 기쁨과 감동이 밀려든다.
모든 산우들의 얼굴이 상기돼 있다.
그 느낌 감동이야 다 같겠지...
후미가 따라붙지 못한다.
시간을 체크해 보니 그다지 늦은 진행이 아님에 안도하며
더 천천히 갖은 해찰 다 부려 풍광을 즐길 시간을 주기위해 내가 직접 선두에 선다.
넘 늦은 걸음이라 그랬나 ?
산악 가이드가 나를 향해 빨리 빨리를 외친다.
이 녀석이 한국사람한테 배운게 그것뿐인것 같아서
빨리 빨리 노우~!
슬로우~
슬로우~
만만디 알간 ?
천천히~
천천히~를 외치니 알아는 들었나 본데....
느닷없이
품속에서 산악가이드 증명패찰을 나한테 보이며
역시 빨리 빨리를 외친다.
이 쉐이가~
아마도 지가 산악가이드니
지말을 들으란 소리 같은데 어림없는 수작이다.
지야 얼른 완주 시키면 임무 끝이니 빨리 빨리가 좋을지 몰라도
우린 전혀 아니다.
그럼 니나 먼저 가라구 손짓 발짓으로 의사표시를 하니 눈치는 100단인가 보다.
알아듣고는 설렁 설렁 걸어가는데 참 빠르다.
어느새 언덕을 넘어 사라저 버렸다.
후미가 내 생각과 달리 너무 떨어진다.
되돌아 내려가 보니 본인이야 열심히 걷는 걸음이나 내가 보기엔 여유다.
한두발 뛰고 쉬고 한두발 뛰고 쉬고...
그여 참다못해 한마디 내 뱉는다.
"뒤 떨어저 오며 남들 하는거 다 하시며 걸으면 안돼죠."
"아주 늦은 걸음을 뭐라 하진 않으나 쉬지는 말고 걸어주세요"
내 말에 후미를 이끌고 오시는 보원님이 발끈하신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보원님"
"죄송하지만 제 스타일대로 진행 할테니 그대로 따라 주세요."
수백명을 이끌던 리더로
산행경험이 풍부한 백전노장 보원님도
함량미달이 분명한 산행대장이나 오늘은 내가 리더이며
대장이니 그런 대장의 지시에 수긍하며 아무 말씀 안하신다.
물론 속에선 열불이 날거다.
그러나 다행인건 후미 그 여인은 전혀 노여운 기색이 아니다.
"죄송해유~"
"그치만 평지에 가면 저는요~ 날아 가유~"
생글 생글 웃으시며
말씀하시는 그분의 여유가 부럽다.
성격 참 좋으시다.
나같음 대번에 승질을 부렸을텐데....
순간 모진말을 내 뱉음이 후회가 되나 도로 담을 순 없는법...
에궁~!!
용문봉을 향한 능선길이 초록의 융단길이다.
아~!!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어제 올라선 천문봉이
철벽봉뒤로 살짝 그모습을 선 보인다.
이제 막 동이 튼
아기햇살의 여린빛을 담뿍 받은
우리의 영산 백두산은 그 눈부신 나신을 드러내고 있다.
드뎌....
천지가 수줍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바람한점 없는 고요함.
부드러운 햇살.
구름 한점 없는 맑고 투명한 하늘빛
정말 우린 커다란 축복을 받았다.
요 근래엔 백두산에 와서 종주한 팀이 거의 없다 그랬다.
설혹 있었다 하드래도 걸어가는 앞사람 뒷축만 보며 걸어야 할 만큼
자욱한 안개속에 몰아치는 광풍에 긴장하며 추위에 떨며 고생만 하고 갔단다.
천문봉 우측으로 조금 보이는 천지를 넘어 북쪽의 장군봉이
선명한 모습으로 그 자태를 드러내 먼길을 찾아온 산찾사를 반겨준다.
저것이 어제 우리가 올랐던 천문봉이고
가운데 보이는 봉오리가 북쪽 장군봉이라 산우들께 가르키니
장군봉이 아주 가깝다며 금방이라도 걸어 갈것 같단다.
부드러운 융단의 초원....
거침없이 펼처지는 넓다란 광야.
내장까지 시원함이라 표현해야 할까 ?
아~!
천지신명이여~!
하나님 부처님 용왕님 조상신 백두산 산신님 등등....
세상 온갖 신들께 감사를 드린다.
세상 모든게
다 아름다워 보이고
하잘것 없는일에도 왜그리 감사한 생각이 드는지..
세상의 짐을 다 짊어진 듯.
그간 내 심정은 지옥을 헤메고 다녔었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천당이고 극락이다.
인간의 간사함이란..
ㅋㅋㅋㅋㅋ .
둔덕을 넘어서자
용문봉(차일봉)아래 움막이 있다.
그곳에 들어서니 움막안에서 먼저 사라졋던 우리의 산악가이드가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아마도 일찍 나서느랴 식사를 못한 모양...
가이드가 식사를 하는 동안
우린 한잔에 천원하는 인스턴트 커피를 사서 마시며 휴식을 취한다.
그런데 이곳에서 한국에서 온 산악팀을 만났다.
연합모객으로 온 모양으로 대전분들이 몇분 있어 물어보니
종주하기로 해서 따라 왔는데 여행사 가이드가 등반허가가 안나서 종주를 못한다구 하며
달문이라도 갈 사람은 일인당 10만원을 추가로 내라해서 여기까지 올라왔고 달문천지만 갔다
도로 내려갈 예정이란다.
이런~!!!
아마도 저질 여행사의 농간에 피해를 본 모양이다.
천재지변 어쩌구 저쩌구 하며 아마도 종주를 못한 피해보상은 못해 준다고 할게 뻔하다.
백두산 종주엔 돈이 많이 든다.
입장료외에 별도의 트래킹 비용이 추가되며
현지 산악가이드를 고용하고 그네들이 준비해 주는 도시락을 포함하면
그 금액이 장난이 아니다.
그거 다 떼어먹음 정말 노나는 장사가 따로 없을거다.
40명이나 왔다니
햐~!!!
어느 여행사인지 땡 잡은거다.
나쁜넘들....
(용문봉 아래 움막에서)
욕심 같아선
용문봉아래 움막에서 달문으로 내려가
천지물을 한번 만저보고 올아오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으나
이 많은 인원을 다 데리고 다녀오기엔 부담백배라 꾹 참는다.
가이드가 식사를 끝낸 얼마후 후미가 함류했다.
이젠 다함께 걷기로 한다.
일행들을 용문봉(차일봉)을 돌아 나가는 능선길로 인도한다.
역시..
빨리 빨리를 요구하는
산악가이드를 먼저 내쫓아 버린후
우리끼리 룰루랄라 여유로운 걸음을 옮긴다.
산찾사의 성격을 파악했나 ?
산악가이드 휘적 휘적 나홀로 먼저 사라진다.
(홀로 사라저 가는 산악 가이드)
용문봉과 녹명봉 사이 안부...
천지가 한눈에 다 잡힌다.
모두들 디카를 들이대며 기념사진을 찍는다 난리다.
천지의 수면은
잔물결 하나 없는 고요함으로
하늘빛과 천지를 둘러싸고 있는 백두산 연능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화산의 분출로 생겨났다고는 하나
도대체 이렇게 높은곳에 저런 어마 어마한 규모의
호수가 존재 한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신비롭다.
역시...
우리민족이 영산으로 떠 받들어도 부족함이 하나 없는 산이다.
벅차오르는 감동의 발길들...
힘차게 앞서걷던 산우들이 해찰을 떠는랴 뒤로 처지고...
앞뒤가 완전히 뒤 바꼈다.
저질체질의 산우들이 의기양양 앞서서 선등을 한다.
다들 느림보 거북이 걸음였는데
벌써 이만큼이나 걸었던가 ?
정말 걷는 걸음이 아까울 정도로 풍광 좋다.
뒤돌아 보니 내가 방금 밟고 온 능선도 어쩜 저리 곱고 이쁜지.
내뒤를 바짝
생글 생글 웃음을 머금은 혜진 낭자가
나긋 나긋 엉덩이를 실룩대며 따라오고 있다.
성격이 정말 좋은 사노라면과 혜진은 우리팀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엔돌핀을 팍팍 솟게 만든 저 젊은 부부가 있어 이번 트래킹은 매번 활력이 넘쳤다.
천지의 반대편은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광대한 광야다.
수목한계선이 뚜렷하게 색갈로 구분되는 저 아래로 끝없이 이어지는
원시림의 밀림숲엔 어떠한 사연과 전설이 흐르고 있을까 ?
일본에 나라가 먹히기 전까지 분명 저 땅도 우리땅 였다.
국권을 잃었을때
청나라와 일본넘이 지들 맘대로 간도협약을 체결하여
역시 지들 멋대로 일본누무시키는 내나라 내땅을 주고 철도 부설권을 얻었다.
강탈당한 금쪽같은 우리땅....
국제법적으로 간도협약은
우리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당연 무효다.
그러나 어쩌랴~!
국제법이란 힘의 논리에 의해 지배 되는게 현실인걸...
힘이 없는 현실이 서글프다.
아니 졸라 슬프다.
힘이 있었다면 벌써 찾았을 테고
비싼 돈들여 뱅기타고 버스 타고 먼길 돌아서 찾아오는 수고로움은 없었을 텐데.
씨펄~!
이쯤에서
욕이 안 나올 수 없다.
걸쭉하게 한판 쌍시옷 들어가는 욕이란 욕은 죄다 퍼붓고 싶으나
그럴수 없는게 또 한이다.
그걸 여기에 죄다 갈겨 쓴다면 카페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넘이라구
죄다 쫒아낼게 분명하다.
그래도 조금은 해야지 직성이 풀릴것 같다.
야이~!
개 쉐이들아~!
닝~기리 조로또~ !
씨부렁 말쿠렁 소떵이다 씨불루무 시키들아~
명심해라 이넘들아~
언제구 우리 민족이 이땅을 다시 꼭 찾을날이 있을테니.....
먼저 선등했던 산악가이드가
사방팔방 시야가 툭 틔인 봉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올라선 나를 보더니
"디장"
"여기 지빤봉"
지빤봉 ?
개념도를 꺼내어 확인하니 녹명봉이다.
녹명봉을 얘네들은 지반봉이라 그러나 보다.
녹명봉에서의 기나긴 휴식...
흐~!
베낭은 아주 가볍게 하라구 했는데
어디서들 기여 나오는지 맥주캔들이 끝없이 나온다.
흐미~
정말 못말리는 산우들이다.
녹명봉을 뒤로하며
백운봉을 향하는데 저 아래로
스멀 스멀 피어오른 운무가 우릴 향해 멋진 쇼~우를 연출한다.
햐~!
쥑인다.
아래 사진에서
바로 앞에 보이는게 백운봉..
백운봉이라 이름한걸 보니 아마도 그중 봉오리가 높아 구름이 제일 많이 걸리나 보다
백운봉 넘어 우측으로 아스라히 보이는 봉이 청석봉이고 백운봉과 청석봉 사이가 한허계곡이다.
백운봉은 오를 수 없어 한허계곡으로 우회해야 하며
그것만 통과하면 종주산행은 이미 끝난거나 마찬가지로 한허계곡은 다소 힘든 길이다.
정말 오랫만에 만난 코코님...
피어오르는 운무를 배경으로 서있으니 더 이쁘다.
암릉길...
용의 뿔을 닮았나 ?
그 뒤로 하늘이 너무 이쁘다.
하긴..
뭐든 안 이쁠까 마는...
백운봉을 앞둔 안부...
저 커다란 봉오리를 돌아 나가면 너널길이 나올거다.
한허계곡으로 그냥 내리 백히는 길이 시작 될거고...
잠시 갈등...
백운봉을 나 홀로라도 갔다오고 싶다.
그러나 그랬다간 체력이 좀 되는 산우들은 분명 내 뒤를 따라올게 분명한 일.
그럼...
자동빵 자중지란 ?
지금 팀웍이 환상이다.
모두들 화합하여 함께 걷는 팀웍이 흐트러저선 안된다.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한허계곡으로 옮긴다.
(바위솔님...무슨작품이 나올까 ?)
백운봉을 돌아 나가면
잠시 초원의 융단길이 이어지다
너덜길을 만나게 되는데
안개가 끼면 헤매기 일쑤인 등로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돌틈에 빨간 길표시를 메달아 놓았다.
물론...
알리기 싶어 환장을 한 우리의 한국 산악단체 시그널도 간간히 확인된다.
ㅋㅋㅋㅋ
한허계곡을 향한 내림길....
정말 멋지다.
온통 꽃밭이다.
여기 백두산은 이제야 지지개를 켜나 보다.
바야흐로 여긴 봄이 한창이다.
꽃길따라 걷는 발걸음에 흥이 붙고 마음이 즐거우니 산행의 힘든 고통도 사라졌다.
한허계곡....
모두들 베낭을 풀어 놓고그간 시달린 양발에 무한한 휴식의 시간을 베푼다.
양말을 벗고 계곡에 발을 담가본다.
순간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나온 비명은 한마디다.
앗~! 차가워.
아~!
이곳의 계곡이름을 바꿔야 한다.
앗차가운 계곡으로..
ㅋㅋㅋㅋ.
정말 차겁다.
단 10초를 못 견딘다.
우리의 산우들 새로운 건수를 만났다.
오늘 저녁 맥주 내기 계곡물 오래 견디기 게임..
그런데....
맥주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맑은소리님이 나한테 항의를 한다.
"산찾사~!"
"이런곳 있슴 진작 얘기를 했어야징~"
"아까 녹명봉에서 괜히 맥주 다 마셨잖아~"
"여기다 쬠만 당궈놓음 진짜루 맛이 좋잖아~"
"아까워 디지것네에~"
이런 딘장~!
별거 다 가지구 지랄여~
ㅋㅋㅋㅋ
오늘 산행내내 이 넓고 웅장하고 거대한
백두산 능선을 거닐고 있는건 단일팀 우리뿐였다.
그런데...
서파에서 내려오는 팀이 있다.
그곳의 중국 산악가이드가 우리 가이드에게 베낭을 풀어놓고 내려간다.
우리의 도시락이다.
산중에 도시락 배달이라니...
허리를 수구리고
산우들께 도시락을 나눠주던 사노라면이 도시락 두개가 모자란 단다.
내려오던 팀과 우리팀이 섞인 혼잡한 틈에 다른팀이 낼름 받아 저만큼 가는걸 본
사노라면님이 그거 우리거라 달라니 한분은 못알아 듣고 벌써 십리는 달아났구
나머지 한명은 휙~ 집어 던지더란다.
자슥이~
먹는걸 그래 하믄 쓰것남..
슬쩍 내려놓고 가지.
모자란 도시락 한개는 공주에서 오신 선생님들이
우린 뱃고래가 아주 작으니 나눠 드심 된다구 산악가이드에게 양보했다.
역시 선생님이라 타의 모범이시다.
사실 이번 종주 산행에 임하면서 나와 함께 산행 경험이 없던
공주에서 오신 선생님들을 무쟈게 걱정 했었는데 쓰잘데기없는 기우였고 걱정였다.
힘들어도 내색않고 있는듯 없는듯 남을 배려하는 행동을 보면 천상 선생님이시다.
내가 생각하는 교육자는 두 부류로 나뉜다.
교사와 교직자.
교직자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걸 업으로 하는자.
반면 교사는 교육의 최종목표인 인성함양에 힘쓰시는 분.
그럼 어떻게 구분을 할까 ?
요즘 체벌이 문제가 되는것 같다.
내가 학창시절의 경험으로 얘기 하자면
으더 터지면서 느끼는 감정에 따라 교사와 교직자도 못되는 인간으로 나뉜다.
맞으면서도 아주 죄송한 마음이 드는 선생님과.
이 쉐이 컴컴한 야밤에 만나면 뒤통수라도 갈기고 말거다 라구 이를 박박 갈게 되는 인간.
ㅋㅋㅋㅋㅋ
우야튼....
공주의 칠갑구사회 멤머 선생님은
은연중 풍기는 기품과 품위를 보아 분명 훌륭한 교사가 분명하다.
하긴 그러니
순수한 자연을 사랑하며 이런 등산을 즐겨 하시지...
한허계곡에서 늘어지게 취한 휴식에 힘을 비축한 우린
곧바로 능선을 향한 가파른 오름질을 시작했다.
점심식사는 아직 때도 이르니 백운봉과 청석봉 사이의 안부에 올라 먹기로 한다.
한허계곡 오름길...
모두들
에구~!
에구~!
디질랜드를 복창한다.
잇~까이게 뭬가 힘들어~?
아이구 대장님...
배가 고파 힘 들어유~
엥~!
지금껏 간식과 술을 그렇게 먹어놓고도 배가 고파 ?
역시 우리의 산우들....
胃大한건 알아줘야 한다.
오름길 끝...
백운봉과 청석봉 안부의 넓다란 초원지대.
그러나 능선 가까이 천지가 내려 보이는 곳은 위험천만의 낭떨어지다.
우리의 산우들...
그렇게 배가 고프다 더니
백두산 능선과 천지가 들어나는 능선에 올라붙자 눈요기가 먼저다.
밥상 펴들 생각은 않고 모두들 환호성을 질러댄다.
눈요기 다음 뱃고래 채우기...
도시락이야 뭐~ 뻔하다.
그래도 맛있다.
세상에서 제일 멋진 밥상에서 먹는 밥이니 맛이 좋은건 당연지사 다.
밥 한술 입에 넣자 마자 호기롭게 한마디 외친다.
"천지를 내려보며"
"밥 먹어본 사람 있슴 나와 보라구 혀~!"
청석봉 오름길...
또다시 디질랜드를 복창한다.
잔뜩 먹어 제켰으니 당연지사 힘들다.
헥~!
헥~!
헥~!
오늘 산행의 정점 청석봉이다.
청석봉 맞은편 북쪽의 장군봉이 또릿하게 조망된다.
여기선 반드시 증명사진을....
청석봉을 내려선 초원안부..
겨우 오후를 막 넘긴 시간이라 아쉽다.
더 걷고 더 느끼고 싶은데...
내려가면 뭐 하나 ?
가이드가 보채든 말든 주구장창 넓다란 초원에 쭈그리고 앉아 세월을 낚는다.
오늘 종주 산행의 끝지점이 보인다.
저기 마천우를 돌아 나가면 5호 경계비.
벌써 다왔나 ?
나 다시 돌아 갈래~
왜이리 발걸음이 갑자기 무겁지 ?
5호 경계비가 가까워 질 수록 서운함이 밀려든다.
더 오래..
더 많이 머물고 싶은데..
관계자 허가없이 등산금지란
팻말을 넘어서며 오늘 산행의 종점 5호 경계비에 올라선다.
첫날....
그렇게도 자욱하던 운무와
휘몰아 치던 광풍은 어데로 갔는지 ?
그날 못 보고 돌아선 허망한 마음을 오늘에야 맘껏 채운다.
이곳을 내려서면
이제 천지와 이별이다.
내가 언제 다시 이곳을 올까 ?
한없이 천지를 내려보며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마음으로 담아본다.
서파 주차장으로 내리며
장장 9시간 남짓 걸린 북파~서파 종주를 끝낸다.
백두산 종주는 내 인생에 또다른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것이다.
셔틀버스로 서파산문에 도착하니
호내미가 내 소매깃을 잡아끈다.
나를 본다고 연길에서 지네들 여행사 고위층이 4시간 차를 운전해서 직접 찾아 왔단다.
산우들께 화장실 다녀오고 쉬고 있으라 말하고 그네들을 만나러 갔다.
조선족이 운영하는 여행사에서 두분이 오셨는데
나를 만나 대뜸하는 말이
한국측 랜드사 이팀장님이 나를 형님처럼 모시는 분이니
잘 대접해 보내드리라 해서 일부러 찾아 왔다며 귀국하면 잘 좀 말을 해 달란다.
뭔말 ?
그러면서 선물을 내민다.
이거 뇌물 ?
니들이 손님들 잘만 대접하면 계속 보내줄텐데 이런걸 뭘~
나중에 열어보니
녹용과 영지 불로초등등...
종류별로 조금씩 포장된 박스다.
역시 난 속물근성이 살아있는 넘이다.
받고나니 기분 좋다.
ㅋㅋㅋㅋ
마지막으로...
산우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김 종철님의 백두산이란 시 한편으로 북파~서파 종주를 마무리 한다.
왜 ?
읽어보셩~
우리처럼 그런 백두산을 못 봉께루
시가 요렇케 쓰였슴다.
ㅋㅋㅋㅋ
아~!
지금 생각해도
우린 너무 너무 행복했슴다.
그러나..
이 싯귀에서 무식한 내가 동감하고 절감하는 귀절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 글귀..
그날 나는 날개도 없이 날았습니다.
그날 나는 눈물도 없이 울었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여러분이 평소 쌓으신 덕으로 백두산 열렸기에
저는 정말 언제 추락할지 모를 정도로 높이 날아 올랐고
눈물 없는 속울음을 꾸역 꾸역 울었답니다.
다시 한번 산우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백두산
- 김종철-
백두산을 보았는데요, 백두산은
산이 아니었습니다.
백두산은 산에 없고
백두산이 있음직했던 그 자리
커다란 산까마귀 여럿 날고
날아오르다 만 열여섯 봉우리 안에
천사들이 간혹 멱을 감았던
맑디맑은 천지가 어서 오라
가까이 오라 눈짓했습니다.
천사의 깃털은 어디서나 볼 수 있었습니다.
그날, 내가 숨겨 가지고 온 몇 개의
돌멩이와 노란 두메양귀비 꽃이 그것입니다.
백두산을 보았는데요, 백두산은
영산이라 불렀습니다.
신비롭고 영험 있는 산은
사람을 보면 몸을 숨깁니다.
산삼과 더덕, 자작나무 몇으로
얼굴을 가립니다.
그날 알몸의 백두산을 꾸중들은 아이처럼
덜덜 떨고 서 있어서
나도 영문을 모르고
덜덜 떨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직까지 뽑지 못한 필름 한 통 남아 있는데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붉은 암실에서나 간혹 보이는 산이 그것입니다.
그날 나는 날개도 없이 날았습니다.
그날 나는 눈물도 없이 울었습니다.
백두산 산장에서 새벽 세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던 나는
눈 뜬 마음은 밤새도록 산정에 두고
눈 감아도 보이는 백두산은
베갯잇에 수 놓았습니다.
그날 밤 얼마나 꿈속에서도 오르내렸는지
아침에는 발이 부르터 있었습니다.
백두산을 본 것은 바로 그때뿐이었습니다.
백두산에 가거든 백두산을 찾지 마셔요.
돌과 풀과 물은, 돌과 풀과 물로 보고
산은 산대로 보셔요.
백두산에 가거든 산신령이나
천사를 찾지 마셔요.
일년 열두달 가장 깊은 날에
홀로 옷 벗는 당신의 어린 천사는
비가 되기도 하고 눈이 되기도 하고
작은 풀꽃으로 피어 있기도 합니다.
이곳에서는 태초에 열어 논 당신의
자궁이 있습니다.
세 번 크게 소리질러 붉은 불덩이를 낳은
당신의 큰 말씀이 있습니다.
누가 그곳에 다시 가거든 말씀 하나를 받아와
신새벽의 복음을 들려주십시오.
진실로 들을 수 있는 귀가 있고
진실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진이 있다면.
제5일차 : 2010년 08월 08일 일요일 (흐리고 비)
-통화시 금교호텔 : 07:00
-심양시내 한식당 : 11:45~12:50
-심양 북릉공원 : 14:06~15:00
-심양 공항 : 16:00 ~ KE 584 18:45
-인천 공항 : 21:35 ~ 22:20
-대전 : 익일 0:30
전날 4시간 넘게 이동한 통화시 호텔.
얼마전까지 이곳 호텔도 물이 안 나왔단다.
그러나 우리가 도착한 날 부터 꽐꽐 물이 쏟아진다.
어쩜 이리도 날이면 날마다 좋아 질수 있는지...
다음날 이른아침 심양으로 향한다.
그런데...
비가 솔찬히 내린다.
트래킹 첫날 거브기님의 예언이 딱 들어 맞았다.
"맨날 날이 좋다가 마지막 귀국하는날 비가 올겨~"
이런딘장~!
이왕이믄 귀국할때 까정
날이 좋을겨~라구 말함 어디 덧나나.
ㅋㅋㅋ
심양으로 이동할때
사실 무척 걱정스러웠다.
폭우에 다리가 유실됐다는 소식을 알고 있었기에...
그런데 이동중 버스기사가 같은 동료와 통화를 하더니
방금 개통되어 통과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햐~!
어쩜 이리 술술 잘 풀리는지.
심양에 도착후
북릉공원으로 향한다.
뱅기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도중에 넣은 관광이다.
억세게 내리던 비가
북릉공원에 도착하자 소강상태가 되더니 뚝 그친다.
참 별일이다.
아마두 거브기님이 용왕님께 짜웅을 단단히 한 모양이다.
안그럼 거브기님은 산찾사에게 득득 긁혔을거다.
북릉공원 입구...
해태상이 떡하니 버티구 있다.
그걸본 큰곰님이
"저거 암수 구별 할 줄 아는사람 ?"
가만 봉께루
숫놈의 거시기가 거시기에 달랑 메달려 있기에
조게 숫놈이라구 했더니 맞긴 맞는데 암수 구별은 그걸로 하는게 아니란다.
큰곰님 설명에 의하면
일단 아래의 사진에서 둥근걸 앞발로 웅켜쥐고 있는게 숫놈이다.
둥근원은 지구를 상징하기에 남자가 세상을 지배함을 뜻한다.
아래사진은 암놈이다.
가만보니 숫놈을 앞발로 짓 뭉게구 있다.
결론...
세상을 지배하는건 남자요
그런 남자를 지배하는건 뇨자라 뭐라나.
이런~!!!
ㅋㅋㅋㅋ
북릉공원...
넓은 땅덩어리 자랑하나 ?
돌아댕기기 귀찮게 댓빵으로 크다.
관광 컨셉에 흥미없는 난 심드렁~
나와 닮은 초록잎새도....
아웅~!
심심하구 무료하다.
청나라 태종의 무덤이랜다.
그런데 참 별일이다.
무덤 한가운데 나무 한그루가 우람하게 잘 크고 있다.
우리나라같음
아마 난리부르스를 칠 큰 일이다.
나무뿌리가 조상의 목을 감네 어쩌네 저쩌네 할건데
우짠 영문인지 도통 모르것다.
좀 이른시간 공항에 도착.
수속후 대한항공에 올라타자 마자 금방 인천공항이 발아래다.
인천공항 도착후 출국수속을 하며 서울의 보원님 일행과 작별인사를 했다.
짐을 찾아 오른 전세버스...
한밤 인천대교의 야경이 아름답다.
벌써 내집처럼 안온하다.
역시 떠나고 보면 내집이 정말 좋다는걸 느낀다.
한밤...
귀로엔 추적추적 장맛비가 내린다.
4박5일의 여정이 꿈결처럼 흘러갔다.
지나고 나면 꼭 후회가 되는일
진행하면서 했던 나의 행동과 언사 그리고 결정들....
이번엔 특히 가슴이 아리고 아프다.
비너스님과 자라님을 꼭 종주 시켰어야 했는데.
무슨말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역시 난..
함량미달의 산행대장임을 또 확인한다.
이러고도 또 다시 산우들을 이끌고 나서야 할지 ?
점점 더 마음이 약해짐은 나이탓인가 ?
함께 한 산우님께 감사 드리며.....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