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스크랩] 강원도 오지의 비경과 성황골 계곡 트래킹

산 찾 사 2009. 7. 3. 13:33

산행지 : 강원도 삼척 무건리 이끼폭포

산행일 : 2009년 7월 01일 수요일

누구랑 : 나홀로 안내산회를 따라서

산행코스 : 산터~국시재~무건리~용소폭포~땡비알~성황골~산터

 

 



 

연일 폭염이 잠시

북상하는 장마 전선에 주춤대는 틈을 타고 먼길을 떠난다.

대지는 목말라 하는데 나는 쾌재를 부른다.

혹시 장마비에 산행이 취소되지 않을까 조마 조마 했었다.

 

산으로 향한길은

머나먼 강원도의 오지중 오지다.

참으로 멀다.

짜증의 한계에 이를쯤 겨우 들머리에 도착이다.

 

산은 녹음으로 짙푸르다.

그 짙푸른 숲을 향한길이 어째 영 맘에 안든다.

땡비알의 시멘트 도로가 길게 이어진다.

작열하는 태양아래 지열로 펄펄 끓는 시멘트 도로는 고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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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오지는 오진가 보다.

길옆에 빨갛게 익어가는 산딸기가 지천이다.

그것을 본 섹시녀와 세미 두여인이 환장을 하고 달려들어 따먹는다.

 

산딸기...

왜 난 산딸기만 보면

옛날 몰래 빌려다 혼자 감상하던 애로영화 산딸기가 떠오를까 ?

 

산딸기와 농염한 여인 ?

글쎄....

빠알간 색깔외엔 여인과 결코 어울릴것 같진 않은데...

그런데 그런 산딸기를 따먹는 저 여인들을 보니 좀 어울리는것 같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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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몸 수돗꼭지가 열렸다.

줄~줄~줄~~~~

그새 흥건하다.

 

젠장~!

이런 시멘트길을 올라 가야 비경이 나온다니

완죤 구라같다.

적어도 비경이라면 험한 계곡과 우거진 숲속을 헤집고 걸어야 되는거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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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도로가 끝나고

임도가 대신하자 좀 살것 같다.

 

얼마쯤 걸어 올라간 임도에서

진행방향 우측의 소롯길에 다닥다닥 시그널이 펄럭인다.

 

그길은 약간 내려 백혔다

능선 사면을 타고 소롯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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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롯길을 걷다

문득 반대편 숲속을 처다보니 민가 서너채가 보인다.

 

우찌 저런곳에 사람이 살았을까 ?

아마도 빈집인 듯 주위엔 옥토로 일궜을 텃밭이

묵밭으로 변해 세월의 무상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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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건리 이끼폭포는 느닷없이 나타났다.

계곡을 향해 내려 백히는 미끄러운 등로를 따라 내리며

들려오는 물소리에 이제 비로소 비경을 향한 탐험로가 시작되나 싶었는데

허망하게도 가렸던 숲이 벗겨지며 터~억 그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비경은 좀 신비스러워야 제 값을 받는 법인데..

적어도 지리산의 이끼폭포처럼 말이다.

 

온 산하가

가뭄에 시달리는걸 여기 와 다시 확인한다.

이끼폭포가 볼품이 없다.

 

졸졸졸 흐르는 폭포의 수량에

이끼 또한 풍성한 맛이 없어 초라한 느낌이다.

 

그래도....

내공이 심오한 찍사들이 담아낸 풍광은 쥑인다.

그거에 홀려 인천에서 한밤을 꼬박 지세우며 달려온

나의 산우님인 인천방송 산으로 진행요원 코르킴님이 찾아와 내갈긴 일성이

산행기에 실리는 사진은 사실 그대로 표현해야 한다였다.

ㅋㅋㅋㅋ

그런데 누가 그럴까 ?

보기싫고 미운거 다 빼고 못생것도 이쁘게 담아내고 싶은게

나같이 평범한 사람의 보편적인 생각인데 그사람들이야 그게 당연한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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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비경은 따로 있었다.

 

폭포옆 암벽에 사다리와

가냘픈 동아줄이 느려져 있다.

 

그걸 타고 올라

몇걸음 옮겨 놓자 협곡사이로 하늘의 한줌 빛줄기가

내리 비치는 그곳에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원시림이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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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빛을 그대로 담아낸

맑고 깨끗한 저 조그만 물 웅덩이가 시리도록 푸르다.

 

저곳에 그대로

풍~덩 몸을 담그면 몸과 마음이 저절로 정결해 질거란

믿음이 저절로 생기게 만드는 그 물웅덩이 위를 오르면 태고적

신비로움인 듯 푸르디 푸른 이끼 사이로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풍광에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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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곳엔 

기념 증명사진 하나쯤  남겨야 한다.

오늘 산행엔 반가운 길동무를 버스안에서 만났다.

 

과묵한 나의 아랫동서다.

이 친구가 예전엔 술이 고래였다.

아무리 퍼 먹어도 표도 안나고 술 속도 좋은 사내였는데

그만 건강이 안좋아 최악의 상태까지 가게 되어 요즘말로 말하면

철밥통이란 공기업까지 그만두고 휴양에 들어가게 된 절박한 처지였는데

그때 내가 권한게 등산였다.

 

그후로 많은 세월이 흘렀다.

물론 동서는  투병과 함께 내가

수차 권했던 등산으로 건강을 되찾았다.

 

예전 휴가때 가족여행으로 찾은

남해 선구리 몽돌해수욕장에서 가천마을까지 이어진

설흘산~ 응봉산에 동서를 데리고 산행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는 몇걸음 걷고 쉬다 몇걸음 걷고 쉬다 해도

너무나 힘들어 하던 동서였는데 이젠 내가 따라가기 벅찰 정도로 준족이 됐다.

거기다 동서는 롱~~다리

난 쏫다리...

 

그뿐인가 ?

이제 난 열정이 식어가는 날라리 산꾼인데

동서는 어느새 활활 불타오르는 골수 산꾼 다 됐다.

 

산은 인간을 변모 시킨다.

인생까지도...

 

오늘 하루

처음과 끝을 동서와 함께 걸었다.

아주 기쁘고 뿌듯한 마음으로.....

 


    (이끼폭포에서 동서와 함께 증명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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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폭포를 뒤돌아

내려오니 비로소 허기가 진다.

때를 많이 놓쳤다.

덕분에 더 맛난 점심으로 배를 불린다.

 

동서와 함께온

산우들 틈에서 함께 찬을 나누고

후식으로 맛난 과일까지 먹고나자 게으름으로 몸이 나른나른하다.

 

이젠 볼것 다 봣는데 란 생각에

실컨 퍼질러 놀다 왔던길 쉽게 가고싶은 생각이 드는걸 보니

이젠 나도 늙었나 보다.

예전같음 어림없는 생각였는데..

 

일행을 따라서 계곡길로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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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는 계곡길이 범상치 않다.

양 협곡이 빚어낸 계곡이 암반으로 거칠다.

 

얼마쯤 걸어 내렸을까 ?

이길을 외면했다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풍광이 나를 감동 시켰다.

 

이끼의 규모나

폭포의 수량이 오히려 위의 비경 못지 않은 풍광이다.

쏟아진 물을 담아낸 그 아래의 담 또한 맑고 고요하며 푸른 하늘색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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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비경에

여인네들 탄성이 계곡을 울린다.

성미급한 사내들은 어느새 폭포수아래 시원한 물 세례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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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이어지는 계곡탐사...

설악과 지리의 계곡이 부럽지 않다.

 

가뭄에 물이 말라 계곡의 물이

이어지다 끊어지다 하는것 만 빼면 오히려 응봉산이 품은

용소골보다 오히려 이곳 성황골이 훨~ 좋다라는 산찾사의 생각이 내려 갈수록 더 하다.

 

아~!!!

가뭄에 물이 없는게 참으로 아쉽고 원통하다.

이 먼곳을 쉽게 올 수 없는곳이라 더욱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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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붙은 계곡의 웅덩이엔

낙엽이 쌓여 썩은 냄새가 지독하다.

완존 똥통 수준이다.

 

협곡의 암릉이 때론

그런 냄새나는 웅덩이를 디밀고 이방인을 외면한다.

 

그러나

오지 마라고 안갈 산찾사가 아니다.

 

길게 우회로를 걷기 싫은 난

이끼가 덮인 암릉을 딛고 웅덩이를 돌아 가려 꾀를 내 보지만

금방 닿을것 같던 밑바닥 암릉의 디딤판이 불안하다.

 

그런 내 뒤를 따르던 섹시녀가 가녀린 손을 내민다.

자기 손을 잡고 내려 서란다.

70kg을 육박하는 내 몸무게를 어찌 감당 할라꼬~?

사양하고 내려서자

끝내 이끼에 미끄러지며 똥통수준의 웅덩이에 퐁당 빠졌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인가 ?

섹시녀 배꼽을 잡고 온 계곡이 떠나가라 웃어 제킨다.

 

우이씨~!!!

 

저 섹시녀 손을 잡고 그냥 퐁당 같이 빠저 버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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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붙은 계곡의 물줄기가 다시 이어진다.

얼른 몸을 담가 깨끗이 씻어낸다.

똥통에 빠지며 디카가 잠겼는데 점검해 보니 다행히 이상은 없다.

물기를 싸악 닦아내어 베낭에 갈무리 해 두고  다시 몸을 담갔다.

덕분에 생각보다 심하지 않은 부엽토 썩은 물의 냄새가 내 몸에서 싸~악 달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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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협곡 트래킹의 묘미로 온몸이 짜릿하다.

때론 앗찔한 위험도 있었다.

험한 암릉을 피해 능선 사면을 타고 오르던 님들이 굴린 돌덩이가

우리를 향해 쏟아질땐 아마득한 순간였다.

다행히 작은 파편 하나가 살짝 나의 볼따구를 때리고

옆에 있던 산우님 허벅지를 스친것 외엔 요란한 굉음과 고함에 비해 조용히 마무리 됐다.

 

휴우~!!!

 

가슴을 쓸어내리고 다시 내림길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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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다 보니

차거운 물을 담은 호수 수준의 담을 만난다.

들어가 몸을 담가보니 오래 견딜 수 없는 차거움으로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절벽사이 굴이 있다.

그곳을 발견한 섹시녀와 세미님이

호기심에 들여다 보더니 겁도 없이 깊숙이 들어간다.

 

의외로 그 굴이 깊다.

동굴에선 끝없이 물이 쏟구처 흐른다.

그 물은 차거운 얼음물이다.

얼마나 깊은지 들어가 본 난 발이 시려

오래 견딜 수 없어 금방 뛰처 나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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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은 의외로 길고 험하다.

당연 그만큼 아름답고 또한 때묻지 않았다.

 

이건 완죤히

대박에 횡재를 한 기분....

  (성황골 계곡의 풍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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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하류에 가까워 지자

협곡은 온순해 지고 등로는 편안해 진다.

 

한차레 소낙비가 예고된 날씨가 맞으려나~?

천둥소리가 요란 맞더니

한두방울 떨어지던 빗줄기가 멎는다.

시원스레 퍼 부어 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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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만에

흡족한 트래킹을 끝낸다.

 

여름이다.

여름엔 계곡 트래킹이 당연 최고다.

종일 물속에 몸을 담그며 내려선 오늘 계곡 트래킹의 만족감은

또다시 길고 지루한 귀가길의 짜증을 편안하게 만들어 줬다.

 

함께 하신 산우님께 감사 드리며...산찾사.이용호

 

출처 : 산장나눔터
글쓴이 : 산찾사(이용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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