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찾사 세상이야기

산찾사의 세상 이야기....막내

산 찾 사 2009. 4. 8. 09:48

홍대의 벽은 높았다.

없는집 자식이 가기엔 뒷돈 대기가 힘들었다.

아니 그냥 그렇게 생각 하고 싶다.

그래야 맘이 편하니....

 

처음 이놈이

잘 하던 공부쪽에서 예술을 한다기에

혼찌검 한방으로 끝날줄 알았다.

그러나 그게 아녔다.

 

가끔 까르프앞을 지날때면

그곳에 밀집해 있는 미술학원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때가 되면 저녁을 사먹으로 몰려 나오는 그네들을 뒤돌아 보고 또 뒤돌아 보는

그녀셕의 눈길엔 아주 강렬한 소망이 애뜻하게 어려 있었다.

 

큰놈이 무수히도 얻어 맞았어도

끝내 그 고집을 못 꺽었는데....

그래 그런지 큰놈과는 대화가 단절됐다.

마음은 그렇치 않은데..

 

큰놈이 고2때 두둘기는 내 손목을 잡고 한말

아빠가 말씀하시는 평생 양아치로 살아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면

저는 그것을 행복으로 알겠습니다란 말에

난 모든걸 접었었다.

생각해 보면 다 내 욕심이란걸 그때 알았다.

 

결국 큰놈은 지가 원하는

연극 영화학과인 날라리 학과에 들어갔고

어찌됐듯 행복한 나날을(?) 보내다 군대를 갔다.

 

 

그래서

작은놈이 원하는 미대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러나 고2때 늦게 시작한 미술을 중학교때 부터 한 애들

틈바구니에서 따라나 갈련지란 우려를 막내는 금방 따라 잡으며

실기가 상의권에 들 정도의 기량를 뽑내며 각종 대회에 입상을 한다.

난 그저 그게 신기할뿐...

 

큰놈 대학 학비보다 더 많이 들어가는 학원비도 아깝지 않았다.

홍대만 들어가면 밥벌이야 하것지란 생각에...

그러나 수시 2차 실기에 낙방..

정시에 다시 도전 1차 합격 2차 실기에 또 낙방....

 

재수를 시키기엔

내 형편이 여의치 못해 그냥 정시에 합격한 경희대에 보냈다.

그래도 이넘 지가 원해 간 학과이라 그런지 행복해 한다.

그럼 됐지 뭐~

 

한놈 군대 가고

한놈 서울로 떠난 집안이 황량하다.

마눌이 넘 쓸쓸해 하더니 거의 우울증 증세까지 보인다.

 

공연히

가구를 낑낑대며 옮기질 않나

티비에 거실장을 새로 들여놓질 않나

 

자식이 뭔지 ???

 

몇일전 막내가 내려왔다.

내려 오고 싶어 내려 온거보단 억지로 끌어 내린게 맞다.

 

마치

연인을 만나는 듯 설레이는 저 여인....

그래 좋은진 난 모른다.

 

내려온 막내를 통해 간접으로 접해 보는 대학생활...

가방끈 짧은 나에겐 별세계다...

 

예전 통일벼 나오기전 까진

제사때와 명절때나 맛보던 쌀밥외엔

그저 고구마 감자 보리밥만 먹던 시골 촌구석 가난한 놈이 언감생신 무슨 대학 ?

 

내 자식이지만

그저 저놈이 마냥 부럽다.

 

그래 아들아

아빠는 못 해본 대학생활을 통해

너의 꿈 희망을 마음껏 누리고 성취하길 바란다.

 

 

과제물로

자화상을 그려야 한대서 디카로 찍어준 막내의 모습

아직도 어린 애기 같아 항상 불안하다.

큰넘은 듬직해 아무 걱정 안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