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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향기 같은 산우와 화악산을 거닐며.

산 찾 사 2009. 4. 6. 10:34

산행지 : 청도 화악산

산행일 : 2009년 4월 05일 일요일

누구랑 : 대전 산장나눔터 산우 + 부산 뫼오름 산우

산행코스 : 노인회관~평지마을~410봉~620봉~밤티재 갈림길~화악산

                ~윗화악산~아래화악산~철마산 갈림길~평지마을

 

(산행 개념도)

 

 

4월 산장 나눔터 정기 산행일...

부산의 뫼오름 산악회와 공조 산행인데

추공형님과 너른숲님이 날자와 산행지를 서로 절충해 만나기 좋은 청도의 화악산을 결정했다.

 

4월 05일 일요일.

한식과 겹처 함께 못한 산우들이 많다.

단출한 산우들 12명이 봉고 한대로 이동했다.

 

 

 

청도까지 단 2시간에 도착했다.

참 빠르다....

부산 산우와 약속된 정확한 시각에 도착하니

오늘 산행이 간단하여 내려와 한재 미나리와 삽겹살로 좀 늦은 점심을 먹잖다.

 

그래도

대략 8키로가 넘는 산행인데

허기질 산우들을 위해 부산의 산비야님이 많은 준비를 했다.

햐간에 이 누님의 음식 솜씨는 기통차다.

 

영양떡 한박스.

맛좋은 잡채 한통.

양파즙과 사과즙 각각 한박스.

 

산행하며 배고플때 먹으라 일일이 나눠주고도 많이 남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일단 나눠주고 남은건 죄다 먹기루 했다.

 

산행전 벌써 순대를 그득 채웠다.

맛좋은 안주에 술이 빠질수 없다고 주당들은 벌써 몇순배 돌아가고 있다.

담근지 몇년 됐다는 필봉아우의 약술을 나도 한잔 받아 마신다.

술도 못하는넘이

그저 몸에만 좋다믄 환장을 하니 그 속물 근성은 죽을때나 없어지려나 ?

 

술 한잔이 속을 덥히니

때는 봄날이라 나른 나른한 육신이

더 더욱 게으름으로 온몸이 휘청대며 유혹한다.

 

야~ 찾사야

걍~ 퍼질러 먹고 놀지 뭐라 힘들게 산에 오르냐~?

 

햐~!!!

오늘은 진짜루 가기 싫다.

날 아는 사람들은 아마도 새빨간 거짓말이라 하겠지만....

 

 

 

 

 

실컨 배를 불리고

떠나기전 모두들 모여 단체사진을 박았다.

 

쬐꼬만한 삼각대에

앙증맞은 나의 디카를 엊어 셀카로 찍는데

모두들 같잖나 보다.

 

필봉이거 대포만한 디카루 찍지

왜 그걸루 찍냐구 불만의 소리가 들린다.

 

작은 고추가 맵다구

그래두 요 쪼꼬만게 20배 줌이다.

 

아주 가까이에 놓고 땡겨 찍을라 카는데

산우들 여기저기

진짜 나두 나오는겨~?

ㅋㅋㅋㅋㅋ

 

더 땡겨 찍어도 되는데

쬐끄만해두 할건 다 한다.

앞으로 괄시하지 말것.....

 

 

 

마을을 지나는데

군 보호수란다.

멋진 소나무가 눈길을 끈다.

자그만치 수령이 300년이다.

 

 

 

평지마을 시골의

돌담을 지나자 우측의 대숲을 향해 등로가 열린다.

 

 

 

초반은 완만한 오름이다.

여기저기 봄을 알리는 진달래가 수줍게 우릴 맞는다.

오늘따라 무쟈게 덥다.

초반부터 반팔인 내 상의가 땀으로 젖는다.

 

 

등로가 가파르게 치고 오른다.

오랫만에 산행에 나선 비너스님이 힘겨워 한다.

그러나 그 뒤엔 든든한 큰곰님이 버티고 잘 이끌어 주신다.

 

오늘은

아주 일찍 산행에 나섰기에 시간이 널널하다.

다만 오늘 조상님 제사가 있는 숲님만 바쁠 뿐....

그래 그런가 너른숲님 초반부터 그 모습을 볼 수가 없다.

 

그래 혼자 내 빼믄  일찍 갈 수 있남~?

뒤 따라 올라 만난 뒤 물어보니 요즘 말톤 연습을 안해

반기문 말톤 대회 연습 대용으로 숨통 한번 틔워볼 욕심으로 디립따 한번 밞아본거 뿐이란다.

 

일단 능선에 오르니

정말이지 넘~넘~ 좋은 오솔길이 환상 그 자체다.

요런길은 빨리 걷기 아까우니 아껴가며 걷자고 앞서 걷는 산우들 걸음을 붙잡았다.

 

 

 

 

이미 앞서간 발빠른 산우들은 많은걸 손해 본다.

요렇케 이쁜 뇨자들과

아주 맛난 간식들과 잼나는 얘기들을 나눌 수 없슴은 물론이고

일찍 가 봤자 우리 올때까정 홀로 외롭게 기다려야 하니 을매나 지루하고 쓸쓸할까.

 

 

 

밤티재로 향하는 갈림길을 올라서니

돌무덤을 해 놓은 봉오리다.

지도를 꺼내어 보니 북돌 무덤봉이라 돼 있다.

 

그곳의 조망은 일망무제....

밤티재를 넘겨 삼면봉 옆으로

봉수대 능선이 대포산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뒤로 남산이 조망된다.

 

우리나라 애국가에 나오는

남산위에 저 소나무는 여기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에겐

클때까지도 그 남산이 저기의 남산으로 알고 자랐다는 야그가 전해온다.

 

아직 난

쩌~그 남산을 못 올랐다.

언제 청도까지 열차를 타고 내려와 꼬옥 가봐야쥐~

 

참말루

우리나라 산 무쟈게 많다.

86년부터 산에 미처 그래 다녔어도

아직 안가본 산들이 더 많다 애기해도 산을 모르는 사람들은

저 자식 그짓말 한다구 한다.

난 정말 거짓말 할줄 모르는 순수한 인간인데...

 

  (북돌 무덤봉에서 바라본 남산과 봉수대 능선)

 

  (북돌 무덤봉의 이정표) 

 

북돌 무덤봉에서

화악산 정상은 아주 가깝다.

아주 많은 등산인들이 증명사진을 박으려 정상은 혼잡하다.

정상빗돌에서 사진 한장 남기려 방 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피해

걍~ 윗 화악산을 향한다.

 

윗 화악산을 향한 등로는

조망이 아주 좋다.

금방 올라선 저 아랫 마을을 진행방향 좌측에 놓고 계속 걷는다.

 

 

 

가는 내내

산우들 베낭에선 연신 먹거리가 쏟아저 나온다.

울 초록잎새가 준비한 한라봉은 나오지도 못한다.

세심한 여인네들은

먹기도 좋게 껍질을 벗겨 담아 왔기에.....

 

 

  (가야할 능선 윗화악산과 아래 화악산 그리고 철마산으로 향한 능선)

 

 

 

 

정상에서 남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걷는다.

가는길 중간 운주암으로 갈리는 길이 있고 헬기장도 지난다.

등로는 급수로 치면 특급 수준이다.

당연 진행속도가 빠르다.

 

등로가 너무 밋밋하면 재미없다.

그러나 이곳은 잠깐 스릴을 느낄수 있는 암릉도 만났다.

윗 화악산에 오르기까지 20여분은 암릉길이 줄곳 이어진다.

 

  (윗 화악산 정상의 모습들)

 

 

 

 

 ( 맨 뒷편 능선이 윗 화악산에서 바라본 봉수대 능선)

 

아래 화악산은

윗 화악산 진행방향 정면에서

약간 왼쪽으로 틀어지는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아래 화악산 정상은

앙칼진 암릉을 넘어야 한다.

물론 우회길이 있기는 한데 편한길로 갈 산우들이 아니다.

 

지금껏 이어진 등로 중

제일로 험하고 짜릿한 암릉에 잠깐 풀어진 마음들이

순간 팽팽하게 조여지는 동아줄 처럼 긴장된다.

 

 

 

아래 화악산 정상은

정상비도 없는 그저 밋밋한 봉오리다.

 

지금껏 걸어온 능선을 뒤돌아 본다.

짧은 시간였슴에도 우리가 걸어온 거리가 아스라히 멀기만 하다.

그만큼 등로가 좋았슴을 말해주는것 같다.

 

 

 

 

 

아래 화악산을 내려

철마산을 향한 갈림길 안부에서

좀 아쉽지만 오늘 산행을 접기로 한다.

 

진행방향 좌측길로 내려서자

진달래밭이 절정이다.

 

여인네들의 탄성인지 신음인지 ???

꽃들이 꽃을 보고 감탄을 쏟아 놓는다.

 

꽃속에 꽃들을 담아본다.

내 눈엔 다들 이쁘다.

 

 

 

 

 

 

 

 

 

여유롭게 3시간 30 여분 남짓 산행을 끝낸다.

평지마을로 내려서자 간식으로 때운 뱃고래에선 난리 부르스다.

 

모두들

미나리 농장으로 향했다.

간이 천막안으로 된 미나리 농가에 들어가

삽겹살에 한재 미나리와 함께 허기를 메운다.

 

한재 미나리....

한단에 칠천냥을 받는다.

비싸다.

그것두 엄청나게....

 

그러나 비싼 만큼 맛과 향은 뛰어나다.

저걸 누가 다 먹냐란 우려는 쓰잘데기 없는 걱정였다.

햐간에 잘 들  들어간다.

 

어디로 없어졌는지

그 많던 미나리 삼겹살 목살들이 사라지고

대신 빈 접시와 소주병 맥주병만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미나리가 얼마나

우리몸에 좋은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 향만은 톡특하고 향그럽다.

 

오늘 함께한

부산의 산우들이 미나리 향을 닮았다.

무뚝뚝하지만 속정이 아주 깊은 님들 이기에 

만나면 만날수록 향기가 뿜어저 나온다.

 

순수한 자연을

인연으로 해선 만난 만남이기에

그 인연은 이 세상 다 할때까지 이어질 것이다.

 

대전을 향하는 나를 향해

추공 형님이 은근슬쩍 내 소매깃을 잡아 당긴다.

 

찾사 아우야~

니그들 다 사주고 싶다만

그래는 몬하고 요거 몇단만 삿는데 운영진만 좀 주그라....

 

부산의 형님이 내게 안겨주는 미나리엔

그 특유의 향내와 함께 후끈하게 가슴으로 뜨거움이 밀려든다.

그게 뭔지는 모르것다.

 

난 인간이 무섭다.

지금껏 살아오며 인간으로 상처를 많이 받았다.

 

반면 또 인간으로

입은 상처를 인간으로 치료 받았다.

향기로운 사람들...

그 소중한 인연이 내가 험한 세상을 견딜수 있는 내 마음의 자산이다.

 

지금껏

받기만 하고 베풀지 못한 이기적인 못된 인간을

왜그리 한없이 감싸주고 아껴주는지.....

한없이 너그러운 산우님들께 지면을 빌어 감사를 드린다.

 

그  먼거리를

아주 가까운듯 다녀온 오늘

대전을 들어서는 하늘엔 저녁노을이

아름답게 서녁 하늘을 치장하고 있었다.

 

 

 

함께하신 산우님께 감사 드리며.....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