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암산~감암산
산행지 : 부암산~감암산
산행일 : 2008년 9월 17일 수요일 (맑음)
코스 : 이교마을회관~부암산~배넘이재~715봉~느리재~감암산
~누룩덤~매바위~대기버스 정류장.
절기는 가을인데 날씨는 한여름이다.
아침부터 푹푹 찌는 더운날씨는 산행들머리
이교 마을회관을 뒤로 시멘트 소도로를 따라 부암산을 향하는
나의 머리통을 향해 내리쬐는 뙤약볕에 멀미가 날 지경이다.
집에 들어앉아 편히 쉴걸~ 하는 후회가 드는 순간이다.
시멘트 소도로가 끝나며 임도가 대신한
등로는 이내 소나무 오솔길로 접어들자 햇빛을 가려준다.
휴우~!!!!
햇살만 가려줘도 살것같은 기분이 든다.
절기는 속일수 없는지 그래도 그늘에 들면 등판때기가 서늘하다.
부암산까지 가파른 육산의
소나무 오솔길이 길게 이어진다.
지난밤 야근의 피로에 옮겨 놓은 발걸음이 묵직하다.
등줄기 흥건한 땀방울을 식혀주는
소슬바람이 부는 능선에 올라붙자 시원스런 조망과
암릉이 연속적으로 이어지자 힘은 들어도 비로소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부암산 정상에 선다.
정상비는 없고 새로운 이정표와 평상 그리고
조감도를 그려넣을 커다란 안내판이 이제 막 설치중이다.
감암산 정상까지는
암릉과 소나무 오솔길의 연속이다.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가회면의 풍광과 함께
대기저수지를 넘어 금성산이 아련히 조망되고 왼편으론
차황면의 너른 들판과 겹겹의 산 연능들이 반겨주고 가는 내내
모산재와 황매산은 앞을 가린다.
감암산 정상을 넘어
삼거리에서 천황재를 향한 직진길을 포기하고
누룩덤을 향한 우측길로 내려선다.
소나무 숲 터널을 빠저 나오자
등로는 암릉의 대 슬랩을 길게 늘려놓고
누룩덤으로 우릴 안내한다.
아주 오래 전
아내와 단둘이 철쭉이 곱게 핀 한가한 평일에
묵방사에서 올라 이곳을 경유 황매평전을 들려 모산재로 내려
원점휘귀 산행후 이곳 풍광이 넘~ 아름다워 사무소 산우들을 몇차레씩
안내산행 했던 기억이 떠올려진다.
그때의 다정했던 산우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
산천은 의구한데
뒤돌아보니 산우들은 간데 없다...
산에 대한 열정이 넘치던 그때
장거리 빡신 산행만 추구했던 나의 탓이 크리라 자조해 보지만
이미 늦었다.
이젠 만만디 룰루산행만 한다해도 믿어주질 않고 따라주지 않으니...
누룩덤과 매바위를 내려
영암사로 향하는 임도를 따라 내리다
울창한 수림이 가려주는 계곡에 들어 몸을 씻는다.
가회면의 대기버스 정류장에 이르자
함께 산행을 이어온 영만님이 두부와 막걸리를 사놓고 나를 부른다.
못하는 술이나 요즘 방송에 혈압에 좋다구 했다니 거나하게 막꼴리 한잔을 들이킨다.
순간 뱃속으로
뭔가가 쫘~악 퍼지는 느낌과 함께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열기가 올라옴이 느껴진다.
술은 이맛에 마시나~?
우야튼
다정한 산우와 함께 하는 술 한잔이
모자란 잠으로 피곤이 상접한 몸을 이끌고 산행한 심신을 달래준다.
함께한 산우님께 감사드리며...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