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행기

그리운 산우를 찾아서...

산 찾 사 2008. 2. 11. 12:24

산행지 : 바랑산 월성봉

산행일 : 2008년 2월 10일 일요일 맑음

누구랑 : 친구부부와...

 

남들 연휴의 끝자락이 아쉽다 하나

직업 업무상 우린 오히려 홀가분한 기분이 드는 설 명절 연휴 마지막날이다.

 

너른숲님 인솔하에 많은 주주님들

덕유평전으로 눈꽃 산행의 나들이에 나선 오늘

난 늦은 오후 출근이다.

 

평일 같음

함께 다녀와 출근해도 충분한 시간이 되나

혹시 모를 귀성객으로 인한 도로정체로 출근을 못할까 염려되어

짙은 미련의 꼬리를 애써 싹뚝 잘라 버릴쯤 친구의 전화를 한통 받는다.

 

"산에 한번 가고 싶은데 나 좀 델코 가줘~"

 

가까운 근교로 친구부부에게 적당하고

출근시간에 지장 받지 않을 장소를 생각하니

덕배와 같은 마을에서 컷다는 친구의 말이 생각나 바랑산을 찾아 가기로 했다.

 

갑자기 꾸린 베낭엔

김치 한종지에 라면이나 끓일 충분한 양의 물만 넣은채

친구부부와 양촌을 향하다 덕배에게 먹일 이곳의 명품 막걸리 한병을 사 베낭에 넣고

법계사를 향한 소도로를 조심스레 들어선다.

 

법계사 못 밑처

도로옆의 옹색한 공터에 차를 주차후

월성봉 능선을 향한 숲속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월성봉을 향한 오름길 초입엔

얼마전 덕배를 찾아간 공주에 사시는 거브기님의 시그널이

덕배와 함께 나란히 나부끼며 나를 반긴다.

 

 

 

 

 

수락계곡에서 올라와 이어지는 능선에 오를때 까지

친구부부의 발걸음에 맞춰 걷는 걸음은 황소걸음 이다.

손목까지 한 기브스를 어제 처음 풀은 초록잎새는

그간의 답답함에 숨통이 트인듯 기분이 좋아 보인다.

 

 

 

 

 

 

 

월성봉 아래 헬기장에서

라면을 끓일까 하다 혹시 눈이 녹아 질퍽거릴거란 생각에

능선에서 조금 비켜난 조망좋은 암릉에 자릴 잡아 라면을 끓였다.

 

찬이라곤 신김치 하나뿐인

산상의 만찬이 황제 부럽지 않다.

산에서 먹는 라면은 왜 그리 한결같이 맛이 좋은지 ?

 

 

 

 

 

월성봉 아래 헬기장에 들어서자

눈이 그대로 쌓인 순백의 설원이다.

 

헬기장를 뒤로 바랑산을 향한다.

바랑산을 향한 능선 갈림길은 급격히 떨어진 내림길이다.

귀찮은 나만 빼고 모두들 아이젠을 채운다.

 

미끄러운길 몸의 중심을 잡으려 잡은 잔가지에

눈에 익은 시그널 하나가 시선을 잡는다.

얼마전 논산시계를 구상하다 실행에 옮긴 필봉아우의 시그널이다.

참 반갑다.

정이란게 뭔지~?

시그널 하나에도 어떤건 공해라 생각되고

내 아는 산우라고 이럴땐 늘상 밉상스럽던 시그널이 쭉쭉빵빵 미녀 보듯 이뻐 보이고....  

 

 

다시 찾았다

한웅쿰 떼어놓고간 내 마음 되 찾으려...

덕배야 이눔아 잘 있었냐~?

 

 

시골 한마을에서 자란 친구를 그리며

처음 찾은 내 친구는 만감이 교차하나 보다.

가야곡 막걸리 한잔 그득 부어놓고 비문을 어루 만지고 또 만지고...

 

 

"이 자식 나 만큼 술 좋아 했는디~" 

 

막걸리를 통채로 부어주곤

추위도 아랑곳 않은채 피티병 맑은물 몽땅 부어

비문을 깨끗이 닦아낸 친구의 얼굴엔 쓸쓸함이 짙게 뭍어난다.

 

 

 

비문을 지고 올랐던 그 계곡으로 하산을 했다.

법계사 뜰에서 바라본 바랑산 암릉위론 새파란 하늘이 덕배의 마음 마냥 맑다.

 

날 풀려

진달래 피고 새가 우는 빛좋은 날을 골라

사랑하는 산우들과 한밤을 너와 지새울 그날을 기약하며 법계사를 내려서며

오늘 산행을 접는다.

 

 

 

 

돌아오는 길

양촌의 한우 전문점에 들려 등심을 구워 초 한잔에

하루의 피로를 날려 버린후 출근을 위한 귀로를 서둔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