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장마 종주기....
산행지 : 천성장마 종주
산행일 : 2007년 5월 05일 일요일 맑음
누구랑 : 너른숲.산찾사.
이동코스 : 영국사~천태산~대성산~장용산~마성산~용봉~삼성산~옥천 현대 아파트
이 풍진 세상 참고 견뎌 살아 보고자
썩어 문드러지는 마음과 몸을 너른숲 산속에 잠시 기대어
고요히 삶을 충전하고자 고행이라면 고행인 장거리 산행에 나섭니다.
함께 가기로 약속한 신셈님
달콤한 아침잠의 유혹에 넘어가 함께 하지 못함에
다정한 너른숲님과 단둘이 오봇하게 이른새벽 옥천 현대아파트에
나의 애마를 잠재우고 이만냥에 택시로 영국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준비에 들어갑니다.
한겨울 모진 고통을 견뎌낸 씨앗이
그 딱딱한 땅을 가르고 꼬물꼬물 촉을 틔운 새순은
비롯 잡풀이라도 어여쁜데 하물며 딱딱한 나뭇가지를 뚫고
돋아난 초록 물결의 산하는 바라만 봐도 가슴 저릿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섭니다.
거침없이 솟아나는 땅의 기운이
지상으로 분출하는 봄은 그래서 땅기운이 가장 왕성합니다.
흙이 뿜어 올린 들풀과 야생화 꽃나무 나무들이 사는 숲속에 들자
그 기를 받아서인지 아침잠이 모자라 택시에서 끄덕이며 졸던 너른숲님 금새 또리방 해집니다.
천태산을 향한 오름질을 한지 몇십분만에
조망좋은 암릉에 올라서자 운무 살짝 드리운 세속의 풍광이
발아래 펼처집니다.
맑고 시원한 산사의 공기를 가슴 깊이 들이 마시자 새벽길 나선탓에
졸립고 흐리멍텅한 의식이 소스라치게 놀라 일시에 온몸의 세포들이 오소소 일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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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산을 향한 마지막 대슬랩 암릉을 오르자
숲님 안타까운 한탄을 내 뱉습니다.
"아~! 조금 일찍 시작 했으면 일출을 봣을텐데..."
그러나
아쉬움이 있기에
내려다 뵈는 풍광은 더 애뜻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섭니다.
마지막 천태산을 향한 오름엔 돌고래 한마리가 함께 그길을 가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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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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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한지 50분 만에 정상에 섭니다.
3년전 가을날 천성장마 종주엔 운무의 장관과 함께
바다에 떠있는 섬 마냥 두 귀 쫑긋 세운 마이산을 봣는데
오늘은 그 모습을 볼수 없어 너른숲님 서운해 합니다.
정상에서 김밥 한줄로 아침을 대신한후
정상빗돌을 넘어 돌탑 아래 시그널이 펄럭이는 숲속으로 들어섭니다.
내림길의 숲속에 들자마자
지천으로 널려있는 고사리가 눈에 띄자 그냥 지나치지 못한 숲님 바빠집니다.
덩달아 나도 바빠지며 아무 생각없이 고사리 채취에 시간 가는줄 모르다가
어느순간 너른숲님이 말합니다.
" 어째 이상혀~ 이쯤이면 밧줄달린 암릉이 나와야 하는디~"
"그러게요~? 이상하긴 한데 이글은 외길이라 틀림 없을 것인디유~"
나에게 한없는 믿음을 보내는 숲님은 나의 한마디에 두말 않고 또다시 고사리를 채취하다 하는말....
"그래두 이상혀~ 지난번엔 길도 좋고 조금 내려가다 금방 암릉이 나왔는데~"
90년대 초반 대성산에서 천대산으로 종주후
처음 이길을 그때완 반대로 진행하는 난 정신이 번쩍남에
숲님을 잠시 기다리게 한후 좀더 내려가 지형을 살피니 우측으로 우리가 가야할 능선이 보입니다.
으째 이런일이~!!!
정상에서 길을 잘못든게 확실합니다.
내려설땐 금방 조금밖에 안 온것 같았는데
막상 되돌아 올라 가려니 왜 그렇게 많이도 내려왔는지....
허겁지겁 올라서는 날 불러세우며
느긋한 너른숲님 시간도 많은데 그냥 쉬엄쉬엄 종주나 하자며
태평스런 얼굴로 오름길에도 여전히 눈에 띄는 고사리에 연신 허리를 굽혓다 폇다 여념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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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올라온 천태산 정상...
정상빗돌 우측으로 조금 지난 나뭇가지엔 안내문이 걸려있습니다.
천태산에서 대성산까지 5시간이라 적힌 안내판이 왜 그때는 뵈이질 않던지?
한치의 의심도 없이 내려서다 등로가 우측 능선으로 붙을거란 믿음은 또 어디서 생긴건지...
천태산을 내려서자 마자
눈에 띄는 선답자들의 시그널이 반갑습니다.
왕산악,재넘이,놀며쉬며님을 비롯하여 이길을 개척한 박달령님등등....
곳이어 반겨주는 암릉의 연속에 이어
좌우로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과 산의 연릉이 눈부십니다.
능선에서 내려다 보니 우리가 천태산에서 잘못 들은 길이 신안리로 향한 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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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릉이 끝나자
솔숲과 활엽수가 교대로 나오는 육산의 오솔길이 이어집니다.
길 양편으론 한창 절정인 철쭉이 장도에 나선 우리를 반겨 힘을 보태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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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순한 산세와 흙길에 지루할 새 없이
간간히 보이는 고사리를 꺽으며 도란도란 숲님과 정담을 나누며 걷는 사이
저멀리 개심지 저수지가 보이고 저수지를 뒤로 보내며 대성산이 가까워옴은
지쳐가는 발걸음과 허전한 뱃속의 느낌으로도 알수가 있습니다.
내리쬐는 뙤약볕이 오늘따라
유난히 따갑고 몸은 끓어 올라 땀이 샘솟듯 흘러 내립니다.
얼려온 맥주캔 두병을 다 비워 내고도 목마름은 가라앉질 않아
너른숲님의 베낭에서 나온 정제된 소금 한알 입에 물고 금쪽같은 생명수를 아껴 찔끔 삼킵니다.
(개심지 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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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산을 향한
요소요소 안내문과 시그널을 따라
서대산으로 향하는 이정표가 건식된 삼거리를 직진하여
어릴적 한껏 공포심을 자아내던 전봇대를 넘어서자 이내 대성산 정상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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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산 정상 빗돌을 부여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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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북면 상곡리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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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더운날씨에 일찌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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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산 정상을 지나
(서대산 아래 장용산 휴양림이 내려다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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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 바위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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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산을 내려선후
(마성산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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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산 정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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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시가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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