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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산줄기를 찾아서...

산 찾 사 2007. 5. 1. 13:04

산행지 : 영동 봉대산.지장산.학무산

 

산행일 : 2007년 4월 29일 일요일(맑음)

 

누구랑 : 놀며쉬며.신셈.재넘이.솔개.별땅이.문필봉.산찾사.초록잎새

 

산행코스 : 황보교~봉대산(653.9)~지장산(772.4)~학무산~학동

 

 

오래전 공지하여 올린

영동 산줄기 한자락을 밟는 산행에 아내와 함께 하는날

다정한 별땅이 수고스럽게도 집앞까지 우릴 모시러 왔다.

우리 부부 편안하게 벤츠엔진이 탑재된 땅이의 찝차에 앉은채

운암빌딩 건너편 도로에서 함께할 산우들을 만나 차량 2대로 이동

황간 나들목을 나와 4번 국도를 따라 내려가 산행 들머리 황금교에 도착한다.

 

도로변에 차량 2대를 나란히 주차후

황보마을을 향한 시멘트 소도로를 따라 얼마쯤 진행하다

전원주택의 이쁜집 옆으로 난 농로를 따라 봉대산을 향한 숲으로 숨어든다.

 

 

초반 능선을 찾기까지는 항상 그렇듯

잔가지와 가시덤풀이 앞을 막아 진행하기 거추장 스럽다.

산행시작 40 여분이 지나 뚜럿한 능선길을 만나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될쯤

별땅이가 핸폰 전화를 받더니 잠시 산행을 저지 시킨다.

 

전화의 내용은 어느분인지(?)

도로옆에 차를 주차후 산으로 향하는 우릴 봣다며

지금 경방기간으로 모든산의 입산을 통제중이니 내려오지 않음

고발조치후 벌금을 물리겠단다.

 

무시무시한 전화를 받고

그냥 진행하기엔 찜찜한 마음에 일단 차주들만 내려가

경고 전화를 한 사람을 만나 상황에 따라 합류하기로 협의후

나머지 일행은 천천히 계획된 산행을 진행하기로 한다.

 

재넘이와 별땅이가 하산하여 문제를 해결후

뒤따라 올 시간을 생각해 여기저기 눈에 띄는 고사리를

채취하며 아주 천천히 능선을 따라 오른다.

 

 

전날 가야산 수도산을 거처

월매산까지 장거리 산행을 한 솔개의 젖어버린 날개는

펴지질 않고 항상 원기충만한 신셈님만 느려터진 행보에

답답증을 못이겨 벌써 멀리 달아나 그 모습을 볼 수가 없다.

 

그러거나 말거나

여기저기 고사리를 채취하는 재미에 빠진 우리부부에게

만물박사 놀며쉬며님이 요건 삽주나물 저건 우산나물 그리고 이건 무엇무엇등등...

실전강의가 이어지고 우린 배움에 여념이 없으나

돌머리인지 금방 보고 배운 나물이 이게 그거같고 그게 이것 같은게 도통 감을 잡을수 없는데....

놀며쉬며님은

눈썰미는 또 어찌나 좋고 잽싼지

우리부부가 꺽은 고사리를 합처도 그 배가 되는 양을

금방 금방 채취하여 우리에게 건네 주신다.

 

봉대산을 앞두고 재넘이와 별땅이의 전화를 받는다.

내려가 문제를 원만히 해결후 차량을 학동마을로 이동주차 했는데

자신들은 계획된 등로를 역으로 오를테니 지장산 정상에서 만나잖다.

 

뒤따라 올 산우가 없어지자 발걸음이 빨라진다.

다행히 등로는 평탄하고 육산이라 속보로 걷는데 불편함이 없는 대신

수북히 쌓인 낙엽이 무릅을 덮을 정도의 등로가 내내 이어진다.

 

봉대산을 찍고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꺽인 지장산을 향한 오름에 앞서

길게 내리는 내림길을 걷던 초록잎새가 갑자기 낙엽속으로 고꾸라진다.

숨겨진 낙엽속 등걸에 걸려 넘어진 초록잎새는 험악하게 넘어진 결과에 비해

다행스럽게도 왼쪽빰에 길게 생채기를 남긴 상처 말고는 없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내림길이 끝나고 이어지는 가파른 오름끝이 지장산이다.

봉대산 정상에서 놀며쉬며님이 꺼낸 우슬주 두잔이 치사량에 가까운지

마치 구름속을 걷는 느낌이다.

덕배가 무릅 아픈 친구를 위해 부탁해 가저온 우슬주는

그러나 그 주인을 잃은덕에 악동들인 산우들 차지가 되는데 그 효과보다 맛에 반한 난

거푸 두잔을 마셧는데 알딸딸한 기분이 아삼삼하고 아스무리한게 기분이 참말로 요상스럽다.

아마도 요맛에 술을 마시나 보다.

우슬주 덕인지

땀은 샘솟듯 솟아 나는데

힘든건지 뭔지 도통 감을 잡을수 없는 몽롱한 의식속에 지장산을 올랐다.

  


거리와 시간상으로

이미 도착했으리라 예상한 넘이와 땅이의 모습 대신

서울에서 오지 줄기산행을 왔다는 단체 등반객들이 지장산 정상을 차지하고

점심식사를 하고있다.

 

뒤따라 올라선 필봉이가 넘이와 땅이는 

잡목과 덤풀을 헤치며 올라서느랴 예상보다 많이 지체된 시간으로 인해

학무산 정상에서 식사를 하니 우리끼리 지장산 정상에서 식사를 하란 전화를 받았다 전해준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자릴잡고

좀 늦은 점심을 먹는다.

솔개가 내 놓은 홍탁 냄새가 우선 먼저 우릴 쥑인다.

필봉이의 두릅순과 얼마전 용담의 지장산에서 채취한 나의 씀바귀 나물과

이것저것 진수성찬에 수저질이 바쁜 우리와 달리 놀며쉬며님이 식사를 못 하신다.

봉대산을 오르며

간식으로 드신 쑥 버무리를 급하게 드신탓에 체 하셧단다.

맛난 점심을 들며 오늘의 히든酒  우슬주가 나오자 벌써 바닥을 보이는데

넘이와 땅이를 위해 조금 남기자와

겨우 고거 남길바에야 그냥 몽땅 마셔버리자의 의견에

몽땅 없애버리기로 의기투합....

우슬주 주인 덕배가 오지못한 덕에 우슬주는 홍탁의 냄새를 맡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비윗장 좋은 서울 등산객들에게 까지 나눠지며 끝내 동이 나고야 만다.

 

식사후

우슬주의 힘인가 ?

신셈님 솔개 문필봉이 금새 달아나 그 모습을 볼 수 없다.

초록잎새와 쉬엄쉬엄 등로 뚜렷한 오솔길을 걸어 임도를 가로질러 학무산에 올랐다.

 

학무산 정상의 예전 군 시설물은

건너편 용문산으로 이전하고 남긴 폐건축물이 흉물스럽게 남았다.

지금껏

하늘을 가린 수목으로 조망을 볼수 없던 답답증을

학무산에 오르자 일시에 걷어 버리는 일망무제의 풍광이 발아래 펼처진다.

 

눌의산으로 내려오던 백두대간을 가르는

경부선 철도와 고속도로를 겨우 넘긴 대간줄기가

금산에 이르러 반은 파먹힌 채석장의 흉물스런 상처가 눈에 거슬리나

일단 올라서서 시원스레 펼처진 풍광을 보니 가슴은 시원타.

 

  (학무산 정상의 풍광들.....)

 

 

 

 

 

 

 


학무산 정상에서 기다린 땅이와 넘이를 만나

한참을 기다려도 놀며쉬며님이 보이지 않는다.

평소엔 놀며쉬며 걸어도 날아다니는것 같은 날랜 보행법으로 인해

말로만 놀며쉬며님이라 불리는 놀며쉬며님이 탈이 나도 단단히 난 모양이다.

 

뒤늦게 놀며쉬며님이 올라서자

재넘이 다짜고짜 안다리 뒷다리 걸어 넘어트리곤

여기저기 대침을 사정없이 박아댄다.

 

그덕에

놀며쉬며님 오랜만에 이름값을 하며

진짜로 놀며 쉬다가 얼마동안 완죤 자빠졋다 일어났을땐

거 참말로 신통하게도 그간의 부진을 털어낸 듯 하산길엔 그야말로

솔개가 부러울 지경의 경쾌한 보법으로 기냥 날아 내려가 버리셨다.
 

 

 

재넘이와 땅이가 생고생한 능선길을 버리고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내리다 적당한 지점에서

학동마을을 향해 길도 없는 숲속을 헤처 내려와 일찌감치 오늘 산행을 끝낸다.
 

 
귀로에 들린 황간에서
놀며쉬며님의 고향분 왕언니가 내준 맛좋은 커피와 빵을 대접받고 대전을 향한다.
바쁜 신셈님과 놀며쉬며님이 도중에 내리시고
나머지 일행은 횟집에 들려 저녁까지 해결하는 뒷풀이로 오늘을 정리한다.
뒷늦게 달려온 덕배에겐
오늘 하루 자알 마신 우슬주가 끝내 목에 걸린건지
가슴 한켠엔 내내 미안함이 남겨있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