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상주 갑장산 (805.7 m)
산행일 : 2007년 2월 20일 화요일 (맑음)
누구랑 : 청솔산악회와...
산행코스 : 굴티고개~상산~문필봉~갑장산~백길바위~시루봉~문바위~용흥사~용흥사 주차장
(갑장산 개념도)

설 명절 연휴기간.....
구내식당도 쉬는 바람에 설 전날 걸린 입환 겸 비상대기 근무때는
계란 탁~ 파 숑숑숑~ 넣어야 제 맛인 라면도 못 끓이고 컵라면으로 때웠다.
설날엔 새벽 퇴근하고 저녁 다시 서울 무궁화호 여객열차 승무로 바쁘게 뛰다보니
삼일 연휴가 어느새 훌쩍 가버리곤 비로소 한가로운 나의 시간이 찾아든다.
연휴기간 근무로 받은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살아가는데 필요한 마음의 양식을 채우려 산을 향한다.
경상도의 큰 고을 상주를 대표하는 갑장산,노음산,천봉산의 삼악중
마르지 않은 샘터인 구룡연으로 인해 연악이란 또다른 이름을 얻은 갑장산이
그중 으뜸이라 하여 예전 사무소 산악회를 이끌고 이곳을 다녀온 기억이 아스름하게 떠올려진다.
그 당시 거창하게 알려진 명성과는 달리
실망만 안겨준 갑장산은 초입에 길을 잘못들어
주 능선을 찾기까지 가시덤풀에 찢기고 햘킨 상처만 기억에 남긴 산이기에
두번 다시 찾고 싶은 생각이 없던 산이건만 어쩐일인지 청솔산악회의 산행공지를 본 순간
그곳을 향해 끌리는 내맘을 나도 알수 없어 이른 아침 집을 나섰다.
세이브존 앞...
연휴가 끝난 첫날이라 그런지
버스를 기다리는 산님이 한분도 없이 나홀로다.
제 시간에 맞춰 들어오는 버스에 올라타니 참말로 오랜만에 보는 황태자님이 반긴다.
황태자님은 학생들 개학과 입학식때까지 진짜 방학을 맞았단다.
선생님들은 좋겠다.
일년중 두번의 장기휴가가 보장되니 말이다.
보충수업을 겁없이 거부하는 신셈님은 말 할것도 없고.....ㅋㅋㅋㅋㅋ
오늘은 버스가 터~엉 빌것 같던 나의 예감은 빗나가고
골수 산꾼들로 그런대로 좌석이 채워진다.
황간을 거처 상주로 향하는 동안
설 명절 뒤라 먹거리가 풍부한 베낭에서 연신 나오는 떡과 과일이
입만 달랑이라 미안스런 나에게 계속 건네저 온다.
도란도란
황태자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상주시내를 벗어나 산행들머리 굴티고개에 버스가 도착한다.
굴티고개에서 숲을 향한다.
개념도상 능선과 능선을 이어주는 굴티고개는
당진 상주간 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산행 들머리로 향하는 진입로가 막혔다.
막힌 산행들머리를 우회하여
과수원을 지나 숲으로 향한 뚜럿한 등로를 따르다 보니
455봉과 577봉 사이의 협곡사이를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산행 들머리 초입 고속도로 건설현장)
(과수원에서 보이는 좌측능선을 놓치고 능선사이 협곡으로 진행)
과수원 한 가운데를 가르며 안내하던 뚜렷한 등로가
순간 사라지며 발목을 덮는 낙엽과 잡목,가시덤풀과의 악투가 시작됐다.
나와 갑장산의 악연(?)은 십여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칙칙대는 묵은 비디오 필림처럼
또다시 재연 된다.
포근한 기온으로 훌러덩 벗어제킨 반팔차림에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막아줄 머리끈 질끈 동여메고 길도 없는 가파른 협곡을 치고 오른다.
능선을 찾아 올랐을땐 오늘 산행에 흘릴 땀을 거의 다 흘리고도 남을 만큼의 고통을 감내한 후이다.
(능선에 올라 내려다본 굴티고개)
능선에 붙자
이제부턴 한가로운 산책길이다.
하늘의 파란색 도화지엔 비행기가 그어놓고 간 선이 퍼저 나가며 그림이되고....
(저 멀리 문필봉이...)
694봉 상산에서 잠시 목 한번 축이고
문필봉을 향한 오름의 미끄러운 낙엽을 밟아 오르자
사방팔방 시원스런 조망이 제공되는 문필봉의 암릉이 반긴다.
갑장산 정상을 향한 등로를 따르다 갑장사로 향한 내림길에서 잠시 망설인다.
독실한 불자도 아닌데 뭘~
게으름에 적당한 구실을 붙여 자위하며 정상을 향한 등로를 따르다 정상아래 샘터를 들린다.
샘물은 너무나 조용히 흘러내려 얼음이 얼어붙은줄 알았다.
발길로 똑~ 건드려 고드름을 깨 내려다 보니 고요한 물길이다.
걸어둔 바가지를 내려 받으니 나그네 갈증을 풀기엔 부족함이 없는 감로수가 금새 한바가지 가득 담긴다.
(올려다 본 갑장산 정상)
갑장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 뒤론 천길 낭떨어지...
또 그 아래론 파아란 하늘아래 평화로운 마을과 들녁이 한눈에 들어선다.
오늘 산행은 기컷 해봐야 4시간이다.
그래 그런가 ?
아님 설 연휴기간 실컨 마신 약주 탓인가 ?
평소 바람처럼 날던 버드네 어른신과 다로님을 비롯한 준족을 정상에서 뵐수가 있다.
그래서 오늘 산행은 선두와 후미가 함께 이어가는 항아리 산행이다.
함께 하는 산님들의 발걸음에서 여유가 느껴진다.
(정상의 풍광들)
정상아래 한켠 조망좋은 암릉에 자리잡고
오는 내내 얻어먹어 꺼지지 않은 뱃속으로 습관처럼
꾸역꾸역 가저온 도시락을 비워 내장을 채운다.
뒤따라 올라선 산행대장 민수가 친구야 의리없이 혼자 먹냐며 핀잔을 날린다.
진작 따라오지 그럼 내 도시락 다 내 줄수도 있었는데.......
정상에서 백길바위를 내려
시루봉을 거처 바람문을 내려설때까지가 갑장산의 백미다.
당연 최대한의 게으른 발걸음을 이어가며 풍광을 즐기며 디카에 담는다.
오늘따라 하늘도 이쁜데 심술맞은 아이 같은 비행기의 낙서그림이 예술로 승화된다.
아주 오랜시절 유년의 기억엔 호죽기란 비행기 궤적이 그려낸 그림에 홀딱 반해 고개가 아프도록
하늘을 처다보던 기억이 새삼 떠 올려진다.
선경을 뒤로 바람문을 나서자
가파르지도 완만하지도 않은 내림의 능선길이 용흥사까지 이어진다.
항상 산행시작때 보면 도착해서나 뵐수 있던 다로님이 어쩐일이지 오늘은 내내 함께 발을 맞춘다.
다로님과 두런두런 얘기에 빠저 걷다 용이 승천하고 세웠다는 용흥사로 향한 샛길의 소로길을 놓치는 바람에
다시 뒤돌아 올라 사찰을 둘러본다.
676년 신라 문무왕 16년에 창건된 용흥사는 대형불화인 괘불탱화와
극락보전의 불상을 보존하고 있는 유서깊은 사찰이다
오래된 유서깊은 사찰은 규모가 작더라도
도도히 흐르는 기품과 위엄은 대 규모의 웅장한 사찰에 견줄수 없을 만큼의 품위가 흐른다.
이곳 용흥사도 이만하면 됐다 싶은데 얼마를 더 크게 하려는지 돈을 받고 소원성취 글귀를 세긴
기왓장이 즐비하게 쌓여있다.
무심히 처다보던중 환갑을 넘긴 나이지만
겉모습은 내 큰형 쯤으로 밖에 볼수 없을 만큼 젊은
사나이중 사나이 풍경님의 노기띤 음성이 들린다.
"아이구~ 부처님 제발 요놈만은 꼬옥 군대가게 해주세요"
가장 힘들게 살아오신 세대의 풍경님은
우리나라 삼군중 가장 힘들게 복무해야 했던 해병대 출신이다.
당연한 반응이고 괘씸한 생각이 들긴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편....
가진자의 도덕적 의무를 의미하는 nobless oblige 는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베푸는
자선,시혜,적선,동정이 아니라 가진자가 사회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누리는 만큼 사회 공동체를 위해
당연히 해야할 위무이건만 오늘날 우리 한국 사회의 지도층과 부유층은 어떤가 ?
무전유죄 유전무죄
군 복무자는 신 팔불출
이나라의 모든 국민이 공감하는 단어다.
이나라의 기득권층 자제는 모두 다 한결같이 군대갈 시기엔 병신 등신에 정신병자가 됐다가
군 면제후엔 멀쩡한 정상인이 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유럽의 귀족들이 지들의 품위유지와 기득권 유지를 위해
어쩔수 없이 행해야 했던 방편이지 도덕성이 뛰어난 민족이라 그런건 아니라고 본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막가는 인생까지 몰리게 된 민초들이 폭동이라도 일으키면 오히려 지들이 죽으니
폭동을 잠재울 만큼의 베품이 굳어 사회적인 약속으로 자리한 것 뿐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 사회도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정착을 위해 민중의 무서움을 보여 줘야한다.
미국의 민주당 공화당같은 오랜 역사를 이어가는 당을 만들겠다던 놈들이
벌써 해골 굴려가며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서슬 시퍼런 유신과 워카발 아래 공업용 미싱으로 입을 꼬메고 있던 놈들과
붓을 던진 언론인 양심을 팔아먹은 기독교 천주교 불교계의 모든 종교지도자들이
상고나온 별 볼일 없는 대통령이 나오자 왈왈왈~~~제일 먼저 주둥아릴 놀리며 난리 부르스다.
한강에 빠트리면 오염이 될 지언정
오염도 급수가 있다.
공업용수로도 쓸수 없는 독극물
완전 폐수
공업용수
생활용수
약품처리하면 음용수
완전 맑은물
철저히 기억하고 있다 선거철 한강물에 빠트려도 최소한
공업용수로는 쓸수 있을 정도의 국회의원을 잘 고르고 골라내면
노블리스 오블리주도 우리 사회에 정착시킬수 있다는게 내 생각이다.
그래도
회창이 아자씨의 아들땜시
뭐라도 해 먹으라면 그넘들 지 자식들 방위라두 보낼려구 한다니
그게 바로 민초 민중의 힘이 아니겠는가....
끝으로 혹 이글을 읽을
김천시 신음동 부흥 아파트 1x1동 4x8동에 사는 젊은 친구 박 xx와 같은 생각을 하는
피끓은 젊은 친구들에게 그 시절을 감내하고 살아온 지천명을 앞둔 선배로써 한마디 하고자 한다.
등반가 머머리의 이름에서 비롯된
머머리즘(Mummerism)이란 용어가 있다.
어떤 방법이든 산 정상에 오르기만 하면 된다는 등정주의에 반하는 말로
쉽게 오르기보단 새로운 루트를 개척해 등정하는 것을 목적으로한다는 등반 정신을 가르키는 말이다.
즉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 한다는 말이다.
몇일전
록키 발보아란 영화를 봤는데
요즘 젊은이들처럼 나약해 빠진 아들을 향한 록키의 절규에 가까운 대사가
내 가슴 치고 나를 울렸다.
싸워봤자 질게 뻔하데 내 체면 구기게 아빠 왜 경기를 하려냐며 만류하는 아들을 향해 록키는
얼마나 세게 때리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맞고 앞으로 나가는게 중요하다.
승리의 결과보다 치열한 과정이 필요하다 라고 말해준다.
쉽게 얻은 결과는 한순간에 무너저 내린다.
인생은 결코 호락호락한 살이가 아니다.
인생의 벽이라 느껴지는 군대도 내 경우를 보면 결국엔 플러스가 됐다.
돌아가지 말고 당당히 맞서 부딪혀 헤처나가는 지혜와 용기를 젊은이여 가저라.
그래도 자신이 없는 젊음들은
오늘 영화관의 록키 발보아를 보도록.
빠~밤바~
빠~밤바~
밤~바바바~ 밤~바바빠~
계단을 숨가쁘게 뛰어올라 두손을 번쩍 치켜든 록키의 모습과 함께
힘차게 흐르는 그 음악만 들어도 난 피가 끓고 힘이 용솟음 치더이다.
우이씨~
지금이라두 k-1 에 등록해서 골리앗 최 홍만과 한번 붙어봐~~ㅋㅋㅋ
(풍경님을 분노케한 주소 이름 아래만 잘라 편집한 소원성취 기와)
산에서 건강을..... 산찾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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