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김천 수도산

산행일 : 2022년 1월22일 토요일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정미씨

어떻게 : 수도리~수도암~수도산~동봉~구곡령~치유의숲 자작나무 둘레길~수도리

           (산행거리 : 9.0km  산행시간 : 5시간20분)

 

  (산행지도)

 

이번이 세 번째 찾아간 수도산였다.

그럼에도 기억하고 있는건 전혀 없다.

첫 번째는 90년대 후반이니 아날로그 시대다.

그땐 제일 쉽게 능선에 붙을 수 있는 목통령으로 올라 시코봉~양각산~흰대미산으로

이어진 종주길였는데 초입부터 등로를 꽉 막아버린 미역줄기를 헤치며 가느랴

고생했던 기억만 선명하다.

두 번째는 2010년 3월14일 일요일로 들머리를

첫 번째와 반대편인 우량동에서 올라 이곳 수도암으로 내려왔다.

그게 불과 10년전이다.

그런데....

수도암이란 사찰이 내 머리속엔 전혀 기억된게 없다.

하긴....

2018년 3월에 인현왕후길을 걷기위해

초록잎새랑 찾았던 이곳 지형도 벌써부터 아스름하니 어쩜 당연하다.

 

 

 

 

오늘은 마눌님 동창생 정미씨도 함께 했다.

항상 긍정의 에너지가 흘러 넘치는 정미씨라 오늘 하루는 덕분에 걷는내내 유쾌하다.

 

 

어느덧 아스팔트길을 걸어 올라 도착한 수도암은 말만 암자지 거대한 사찰이다.

뿐만 아니라 여긴 약광전 석불좌상.삼층석탑.석조비로자나불 좌상이란 보물이 3개나 있다.

 

 

수도산으로 향한 등로는 암자에서 우측의 숲속으로 열려있다.

그곳엔 산불 감시원이 지키고 서 있는데 개인 신상만 기록하면 통과시켜 준다.

 

 

 

능선에 올라붙자 마자 만난 청암사로 향한

갈림길의 이정목을 넘어서며 우린 꽁꽁 싸매고 올라선 겉옷을 벗어야 했다.

 

 

 

 

 

오늘은 생각보다 그리 추운 날씨가 아니다.

겉옷을 갈무리하며  쉬는 동안 우린 간식 타임을 갖는다.

이때 풀어놓은 정미씨의 배낭은 작지만 알차다.

거기선 각종 먹거리로 쏟아져 나왔는데 그중 짤진 옥수수와 달콤한 곳감이 딱 내 입맛에 맞는다.

 

 

다시 시작된 걸음...

간식으로 힘을 얻어 그런가 ?

무소의 뿔처럼 무작정 전진하던 씩씩한 여인들의 발걸음을 불러 들인다.

큰 소나무 아래는 그냥 갈 수 없기에....

 

 

 

 

정상으로 향한 숲속엔 겨우살이 군락지다.

저거 한다발이면 말려서 차로 마셔도 좋고 술을

담그면 더 좋다는 내 말 한마디에 정미씨는 욕심이 나나 보다.

하늘을 처다보는 눈망울엔 어쩔수 없음에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ㅋㅋㅋ

 

 

 

 

정상에 가까워 질 수록 드디어 조망이 터지기 시작했다.

그중엔 저멀리 가야산이 단연 압권....

조망이나 즐길 수 있는 짧은 코스의 산행을 요구한

마눌님만 아님 난 분명 저기 가야산 오른쪽에 볼록 솟은 단지봉까지 걸었을 거다.

 

 

 

아래의 사진은 그 단지봉을 향한 능선인데

오늘 우린 동봉에서 내려앉기 시작한 능선 안부의

사거리 구곡령에서 김천 국립치유의 숲으로 내려설 예정이다.

 

 

 

드디어 올라선 신선대....

조망이 황홀하다.

 

 

 

울 마눌님이 비로소 흡족해 한다.

"그래요~!"

"난 바로 이런 산너울의 파노라마를 보고 싶었다구용~!"

 

 

 

한동안 신선대의 조망에 취했던 우린 이젠 바로 눈앞으로 다가선 수도산을 향한다.

 

 

수도산 정상을 얼마 남겨놓은 동봉아래...

쉼터 의자가 있던 공터엔 따사로운 햇살이 내려쬔다.

점심식사를 하기엔 최적의 장소다.

 

 

 

우린 바로 배낭을 풀었다.

메뉴는 배트남 쌀국수와 컵라면 그리고 김밥.

 

 

산상의 식사는 뭐든 맛나다.

더구나 겨울엔 추위를 달랠 수 있는 따스한 국물 하나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

 

 

 

식사후 곧바로 올라선 정상...

황홀한 풍광에 감동이 쓰마미로 몰려온다.

그런데...

예전 정상석이 이렇게 컸었나 ?

 

 

 

기억에 없던 풍광이라 예전 자료 사진을 찾아 보았다.

아래는 2010년 3월14일 수도산 정상의 모습이다.

앵콜 산행지는 이렇게 예전과 현재를 비교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아래 사진을 보니 정상석이 달라졌슴을 알 수 있다.

 

 

 

얼마후...

우린 하산길에 들어

 

 

동봉을 내려서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수도산이 벌써 멀찌감치 물러나 있다.

여기서 보니 수도산 좌측으론 운무에 살짝 가리긴 했지만 스키장의 슬로프가 얼핏 확인된 덕유산이다.

 

 

 

우린 한동안 내림길에 열중했다.

그러다 보니 구곡령에 도착은 했는데

그곳 이정목엔 수도리로 향한 방향 표시가 없다.

머뭇대는 여인들에게 심방하산이라 표기된 이정목 반대편으로

내려서라 하니 자꾸 머뭇댄다.

사실 그곳으로 향한 등로는 다른곳에 비해 희미하다.

그래 그런지 아님 이젠 믿음까지 신용을 잃어 그런지...

ㅋㅋㅋ

울 마눌님이 재차 확인한다.

"이 길 진짜 맞어요 ?"

하아~!

나 원 참....

 

 

초입의 등로는 희미하나 내려설 수록 뚜렷해 진다.

 

 

내림길은 다행히 대체적으로 유순했다.

더구나 응달의 잔설도 아이젠을 할 정도는 아니라 초록잎새는 한시름을 덜었다.

요즘엔 왜그리 더 내림길을 무서워 하던지 ?

 

 

등로가 숲속에서 임도와 접속되면 내림길은 끝이라 보면 된다.

 

 

얼마후 임도는 김천치유의 숲과 연결된다.

 

 

우린 여기서 곧장 수도리 마을로 내려갈 수 있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꼭 들려야할 명소가 있어 다시 오름길에 든다.

 

 

등로는 낙엽송 군락지를 지나

 

 

조금 더 오르자

자작나무숲 군락지가 우릴 맞아준다.

 

 

순간 울려퍼진 탄성....

숲속에 들자 초록잎새도 정미씨도

한결같이 인제의 원대리 자작 나무숲보다 훨 좋단다.

 

 

자작나무숲이 여기나 거기나 뭐 그렇치 뭘 굳이 가냐며

뾰루뚱 못 마땅해 하던 초록잎새도 감동을 먹었고 정미씨도 만족해 한 숲 둘레길은

 

 

전망대에서 남은 간식을 다 털어 주시는 것으로 종지부에 정점을 찍고

 

 

우린 내림길에 들어 섰는데

갖은게 시간뿐이라 우린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인생 샷을 남겨 보기로 했다.

 

 

얼마후...

어느덧 그럭저럭 9키로를 채운 발걸음을 끝내며 들어선

수도리 주차장 입구엔 옛날 방식으로 두부를 만들던 가게가 있다.

맛있겠당~!

내말 한마디에 정미씨가 지갑을 풀었다.

그런데...

값이 좀 비싸긴 하다.

한모에 6천냥.

초록잎새는 친구가 사준 두부를 들고 좋아라 입이 찢어진다.

 

 

집으로 향한길...

올때는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왔는데

차키를 초록잎새에게 맡기자 마눌님은 덕산재를 넘겨 통영 고속도로로 차를 몬다.

덕분에 더 빨리 귀가해 이날 저녁은 정미씨가 사준 고소한 두부에 막걸리 한잔을 걸치고 나자

행복 만땅인 주말 저녁이 되었다.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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