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횡성.청태산
산행일 : 2021년 12월15일 수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청태산 개념도)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 동선)
(트랭글에 기록된 산행정보)
이번엔 청태산 자연휴양림을 이용한 1박2일 여정을 계획했다.
우린 떠나기 전날 검색해 보니 오전 10시까지
5mm의 비예보가 있어 비가 그치는 시각에 맞춰 휴양림에 도착했다.
그런데 하룻밤 사이에 기상예보가 변했다.
비가 계속 내려 이상해 핸폰으로 검색해 보니 오후 1시 까지로 바뀌어 있다.
딘장~!
일기예보만 믿고 우천 대비를 안했던 터라 우린 할 수 없이
편의점에서 일회용 우의를 구입해 휴양림에서 청태산을 향한다.
초록잎새...
불만이 가득한 얼굴이다.
예전 비오는날 끔찍한 사고이후 생긴 트라우마 때문이다.
여긴 암릉구간이 아닌 육산이라 걱정 안해도 된다고 다독여 출발을 하긴 했는데....
나 역시 이런날 산행을 강행 하는건 별로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다.
그대신 산행을 짧게 하기로 했다.
1코스에서 2코스로 오르고 상황봐서 청태산에서 대미산 왕복은 생략.
산행초입...
청태산의 유래를 소개한 안내문을 슬쩍 바라본 뒤
2코스 등로를 찾아 들었던 우린
운무 가득한 숲속을 한동안 아무말 없이 오름에만 열중했다.
날씨는 고도가 높아질 수록 이슬비가 싸락눈으로 변한다.
이제 겨우 발걸음을 시작했을 뿐인데
처음 만난 이정목엔 청태산 정상까지 1.7km라 알려준다.
그정도면 까잇거~
힘 한번 불끈 주면 올라설 거리라 자꾸만 바빠지는 초록잎새의 발걸음을 제지 시킨다.
한겨울에 비가 내릴 정도로 여긴 날씨가
포근하지만 해발 천고지를 넘기면 기상은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한겨울 이런날엔 체온조절이 중요하다.
우린 가급적 땀이 나지 않을 보폭으로 체력을 아껴가며 걸었다.
드디어 올라선 능선 안부....
청태산을 다녀와 이곳에서 우린 제5등로로 하산 예정이다.
능선 안부에서 정상을 향한 등로엔 제법 눈이 쌓였다.
오름길엔 아이젠 착용을 하긴 좀 애매하여 하산때 하기로 한 후
조심스레 계단을 밟고 올라서자
주위 풍광은 어느새 동화속 세상인 설원으로 바뀌어 있다.
발걸음은 어느덧 헬기장에 올라선다.
처음 계획했던 제 1등로를 택해 올라오면 이곳과 만난다.
청태산 정상은 헬기장에서 엎어지면 코가 닿은 거리에 있다.
휘몰아 치던 헬기장의 강풍을 피해 들어선 숲속....
올 겨울 처음 맞이한 눈꽃 세상에
초록잎새는 어느듯 두려운 마음이 풀어졌나 보다.
주위를 둘러보며 연신 감탄사를 쏟아내고 있다.
드디어 올라선 청태산...
둘러볼것 일도 없는 조망에 몰아치는 바람은 매섭다.
추가로 겉옷 입기가 거추장 스럽던 우린 몰려든 추위를 피해 증명 사진만 남긴채 서둘러 하산길에 든다.
완만한 내림길을 조심조심 내려서다 만난 제3등로....
그대로 패쓰~
이젠 주린배를 채워야 하는뎅~!
헬기장 ?
바람이 불어 최악의 장소다.
그대로 헬기장을 통과해 들어선
숲속 오솔길의 등로는 바람만 안 불어도 아늑하다.
바로 배낭을 풀은 우린 컵라면으로 점심 식사를 대신했다.
요즘 우린 보온밥통 대신 컵라면에 재미를 들였다.
산에서 먹는 라면의 맛도 좋지만 요즘 겨울철엔 뜨끈한 라면
국물이 참 좋고 무엇보다 준비해야 하는 간편함과 편리함에 택한 결정이다.
사실 한겨울 디지게 추울땐 먹는것 조차 번거롭고 귀찮아 이게 최고다.
우리가 매번 준비한 큰 보온통과 작은 보온 물병이면
이렇게 식후엔 반드시 마셔야 직성이 풀리는 커피 두잔까지 흡족하다.
조촐하나 행복 충만한 산중의 식사를 끝낸 우린
아직도 벗어지지 않은 운무속 산중을 헤집고 걷기 편안한 육산을 걸어 내렸는데
등로엔 여러종의 수목들이 번갈아 가며 우릴 맞아 준다.
이곳은 물푸레 나무 군락지....
여긴 향긋한 냄새 가득한 낙엽송 군락지....
이젠 간간히 내리던 비가 그칠 쯤 갈림길에 도착했다.
좀 더 걸어 내릴려면 6등로로 가야 하는데 초록잎새 입장에선 아주 반가운 6등로 폐쇄...
5등로 내림길이 제법 가파르다.
엉금엉금 기다시피 내려서는 초록잎새를 기다리느랴 가다 서다를 반복한 끝에
우린 임도 순환길에 안착했다.
이길을 계속 따라 걸어 원점휘귀를 해도 되지만
우리가 예약한 제2산림 휴양관 확인도 할 겸
그곳으로 내려선 내 속마음엔
매표소까지 자연 관찰로란 이름이 붙은 기대감 때문였다.
그런데...
ㅋㅋㅋ
완전 낚였다.
그 등로는 끝까지 아스팔트 도로였고 중간에 다람쥐가 심은 나무라 했던가 ?
도로 옆으로 시시껄렁한 그런 몇가지 볼거리로 그런 이름을 붙였을 뿐였다.
그 덕분에 산행거리 급 단축....
그래도 그나마 다행였던건 오후 3시 입실이라 1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는데
다행히 관리소에 부탁하자 조기 입실을 허용한다.
4인실용 휴양림에 입실하니
따스한 안온함에 온몸이 흐물흐물....
짐을 풀고 휴양림이나 산책 하려 했던 마음이 변한다.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 봐야 온통 운무속 곰탕이라 핑계거리도 좋다.
우린 샤워후 한차레 낮잠을 때린후
초록잎새가 물없이 끓여낸 수육으로
일찌감치 먹방의 시간에 돌입해 한낮부터 길고긴 한겨울의 밤을
꼬박 휴양림의 방안에서 단 둘만의 오봇한 시간으로 채운 횡성 1박2일의 첫날밤을 보냈다.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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