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구룡산.관룡산.화왕산
산행일 : 2021년 10월03일 일요일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겨우달려.행복쟁이.잠보
어떻게 : 관룡사 주차장~구룡산~화왕산~배바위~관룡산~용장대~관룡사 주차장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 동선)
매년 이맘때면 살그머니 스처 지나는 한줌의 바람에도
소스라치게 놀란 으악새의 물결이 수 십만평 화왕산성 분지로
물결치듯 퍼저 흐르는 별천지의 세상이 펼쳐지던 그 광경을 단 한번이라도
만나본 사람이라면 그곳을 다시 가고싶은 마음에 매년 가슴앓이를 할 것 같다.
90년대 처음 그 모습을 만난 이후 우리 부부는 매년 소금을 뿌려 놓은듯 한
가을날의 그 정취를 잊지 못해 자주 찾았었는데 2009년 대 참사 이후부턴 발걸음 뚝 끊었었다.
아래는 그날 그때의 산행후기
http://blog.daum.net/lee203kr/15668223
그런 그곳을 오늘 다시 찾았다.
대신 예전부터 가고 싶던 코스로 계획한다.
이번에도 요즘 BAC100명산을 새롭게 시작한 겨우달려와 잠보에게 함께 하자니 당연 콜~
앞으로도 나는 휴일날 서로간 일정이 맞으면 BAC100명산이 비록 앵콜 산행이긴 하나 코스만
달리하면 나에겐 새로운 산행지를 찾는거나 별반 다르지 않아 가급적 함께 산행하려 한다.
그들과 함께 하면 무엇보다 체력과 마음이 맞는 아우들이라
행복도를 관장하는 3대 호르몬인 토파민.세로토닌.옥시토신이 펑~펑~
샘솟듯 솟아나 비록 힘겨운 산행일 지라도 하루종일 입이 귀에 걸리는 날이 된다.
오늘도 우린 이른 새벽부터 서둘러 떠났다.
덕분에 여긴 조금만 늦어도 주차난이 심한 곳인데
우린 옥천 공용주차장을 지나 관룡사 주차장까지 편도 2키로
원점휘귀의 경우엔 왕복 4키로를 단축할 수 있어 아주 편안한 걸음을 할 수 있었다.
산행채비를 갖춘 우린 관룡사를 우측에 둔
초입 등로에서 직진의 청룡암을 향한 길을 버린채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런후...
진행방향 좌측으로 월하당 대사라 적혀 있던 부도탑을
스처지나 첫 갈림길이 된 작은 지능선의 둔덕을 넘어 계속 진행하다
좌측으로 방향을 튼 능선길에 든 이후
본격적인 오름짓에 열중하다 보면 송이 움막을
만나게 되는데 이때부터 등로가 육산에서 울퉁불퉁 암릉으로 바뀐다.
그러다 만난 첫 조망터...
방금전 우리가 머물던 관룡사 뒷편의
능선자락에 둥지를 튼 용선대의 석조여래좌상이 선명하다.
오늘 우린 화왕산을 들린후 저곳을 경유해 원점휘귀 할 예정이다.
드디어 시작된 본격적인 암릉길...
역시 짜릿한 만큼 풍광도 아름다워 조망터를 만날때 마다
느긋하게 즐기고 싶은데 체력 왕성한 산우들은 이제 막 몸이 풀려 그런가 ?
사진 몆장 찍고 나면 순식간에 사라지고 없다.
히유~!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등로는 이름하여 병풍바위 능선...
어느덧 그 병풍 한폭을 넘어서자 방금전 우리가 머물던 암릉
자락엔 우리 뒤를 따라오던 등산객들이 멋진 그림을 만들어 주고 있다.
그렇게 걷다 만나게 된 포토존...
저만치 선등하던 산우들을 불러 세웠다.
그러나 전날 여기 오기전 30키로를 넘게 뛰었다는 겨우달려는 이미 사라지고 없다.
흐~!
겨우달려처럼 산찾사도 용트림 하듯 샘솟던 저런 체력이 엇그제 같았는데...
ㅋㅋㅋ
저런걸 보면 세월을 이기는 장사 없다란 속담이 실감난다.
병풍바위 능선을 걷는 산꾼이면 한번쯤
발아래 놓인 산하를 내려보며 한차레 멍~을 때렸을
좌선대 암릉에선 바로 코앞에 펼쳐진 장쾌한 산 그리메를 볼 수 있다.
화왕산 배바위 자락에서 뻗어나간 능선이 비들재에서 한번 가라 앉았다
마지막 힘을 다해 한차레 불쑥 올려 놓은것이 바로 저 구현산인데 산행 날머리
삼성암까지 편리한 교통편이 있었슴 오늘 난 분명 저 능선 걸었을 것이다.
드디어 병풍바위 능선 끝 ?
난 그런줄 알았다.
돌연 육산으로 변해버린 등로에서 우린 구현산을 찾아든다.
구현산은 관룡산으로 향한 주능선 등로에서 벗어나 있어 갔다가 되돌아 나와야 한다.
구룡산을 넘어 동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화왕지맥으로 부곡방면의 열왕지맥과 연결된다.
여긴 나도 미답지....
구룡산을 되돌아 나와 관룡산을 향한 주 능선길은
계속 이어 걸을 수 있을것 같은데 등로를 능선 아래로 돌려 놓았다.
그만큼 암릉이 위험한가 ?
능선자락 아래를 돌아 나가는 등로엔
제법 규모가 커다란 움푹 패여 들어간 굴덤이 있는데
청색의 임시 거처까지 있는걸 보면 누군가 기도처로 사용하고 있는것 같다.
구룡산 이후 나는 산우들에게
이젠 암릉 끝 지금부턴 화왕산까지 육산이라 말했는데 입이 방정이다.
덕분에 와보지도 않은 등로를 미리 짐작으로 말해 버린 난 거짓말 쟁이가 되어 버렸다.
굴덤을 지나 올라 기존의 능선 안부로 다시 올라서자
와우~!
진짜 병풍바위의 구색을 갖춘 멋진 암릉이 터억~ 나타났다.
당연 조망이 환상이다.
우측 구현산과 정면엔 3년전 초록잎새랑
앵콜 산행으로 다시 다녀간 영취산 자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암릉을 걷는 재미가 참 쏠쏠하다.
그런데....
어제에 이어 오늘도 늦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쉬엄쉬엄 걷는다 해도 금방 지친다.
수온주가 어제보다 더 높은 31C 라니 왜 아니겠나 ?
그래서 우린 갈증을 달랜후 원기를 회복시킬 수 있는 간식과 휴식의 시간을 갖었다.
얼마후...
충분한 휴식으로 힘을 비축한
우리의 발걸음이 중요 갈림길에서 멈춘다.
여기서 조금만 용선대로 향하면 관룡산 정상석이 반긴다.
그러나 우린 화왕산에서 되돌아 와 그쪽으로 하산할 예정이라 곧바로 패쓰~
지금부턴 진짜 걷기 좋은 부드러운 육산이다.
관룡산에서 살짝 내렸다 올라선 690.7봉을 넘긴 등로는
옥천 삼거리에서 곧장 직진하여
널널한 임돗길을 걸어 나간 끝에
숱한 드라마를 촬영한 세트장에서 잠시 멈춘다.
여기선 예전 추억의 사진 한장을 소환...
앵콜 산행은 이런맛...
ㅋㅋㅋ
아래 사진속 13년전 초록잎새의 모습이 아주 풋풋하다.
지금은 ?
그래도 이뽀~!
영화촬영 세트장에서 화왕산 동문은 그리 멀지 않다.
얼마후...
우린 동문을 통과해 화왕산 정상을 향했다.
아래 사진에서 동문 성벽을 타고 오르는 초록잎새의 뒷 배경이 된
능선자락은 오래전 내가 산우들과 걸었던 산행지인데 아래는 그 후기를 기록한 주소다.
여긴 다시 한번 더 걷고 싶은 산행지라 후기를 보고 가고 싶다면 누구든 언제든 콜~
여유롭게 1박2일 백패킹이면 더 환영.
http://blog.daum.net/lee203kr/14481187
드디어 도착한 오늘의 최종 목적지 화왕산 정상....
그런데 이게 뭔일이랴~?
등로엔 그닥 인파가 많지 않았는데 여긴 줄이 나라비로 서있다.
열풍은 열풍인가 보다.
다들 BAC 100명산 인증을 받기 위한 행렬이다.
반드시 정상비와 인증사진은 아니더라도 인증을 받을 수 있다니
우린 곧바로 수 많은 인파에서 물러나
정상아래 소나무 그늘로 숨어들어 도시락을 펼쳤다.
이날의 인기품목은 전날 통영에서 사온 문어 숙회.....
그런데....
각종 안주는 아주 훌륭한데 酒님이 없다.
겨우달려가 지금껏 산행하며 酒님을 모셔오지 않은건 이번이 생전 처음이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은건 너니 니가 사오라니 진짜로 캔맥주를 사온다.
예전 환장고개에 장사치가 난장을 펼칠때나 가능한데 어떻해 ?
ㅋㅋㅋ
난 모르고 지나쳤는데 겨우달려는 눈썰미가 기막히다.
정상석 바로 아래에 음료수와 각종 먹거리를 파는 장사꾼이 있었단다.
덕분에 우린 갈증도 삭히고 맛난 식사를 즐겼다.
식사후...
우린 배바위로 향했다.
가파른 지하골에서 올라오다 보면
환장하게 힘들다 하여 환장고개인 서문을 지나
배바위로 올라서는 등로는 억새숲 터널이다.
그런데...
예전의 풍성했던 억새 풍광만 못해
못내 서운했던 화왕산 분지의 억새가 방향을 바꿔 걸어 올라오자
순식간에 되살아나 가을의 정취를 한껏 뿜어내고 있다.
역시....
억새 산행은 이래서 햇볕을 정면둔 역광에서 걸어야 한다.
드디어 배바위....
나에겐 결코 잊을 수 없는 장소다.
그때 전망이 제일 좋던 이자리를 끝까지 고수 했다면 ?
히유~!
상상만 해도 소름 돋는다.
우린 화왕산 분지를 한바퀴 돌아 보는
것으로 화왕산 억새산행을 끝내고 발길을 돌려
왔던길 그대로 되돌아 걸어가 옥천 삼거리에서 한동안 오름짓을 한 덕분에
관룡산 정상을 찍음으로 황매산이 목적였으나
덤으로 오르게 된 구룡산.관룡산까지 1타3피의 산행을 완성한다.
이젠 용선대를 향한 내림길....
초반부터 아주 가파른 암릉길 연속이다.
그러나 우린 최대한 안전산행으로 조심스레 내려선 끝에
최고의 풍광을 자랑한 용선대를 경유
관룡사로 내려섬으로 오늘 산행을 끝냈다.
귀로....
옥천 부근에 이를 쯤 행복쟁이가 그런다.
"산찾사님 가고 싶어한 거기 오늘 갈까요~?"
"그럼 야 난 무쟈게 좋지롱~!"
그래도 오고 가는건 기사맘인데 겨우달려는
행복쟁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두말 않고 옥천 I.C로 핸들을 틀었다.
잠시후...
여긴 내가 병상에서 시름시름 앓던 때
바커스님이 자신의 승용차에 나를 싣고 와 음식을 사 줬던 맛집이다.
그때 그 맛을 잊지 못한 날 생각해 산우들이 뒷풀이 장소를 여기로 정했다.
덕분에 요즘 힘들게 살빼고도 강훈에 옆구리에 띠를 두른 비계살을 좀 줄였는데
이날로 난 한순간 도로아마 타불이 되었다.
아웅~!
그래도 나는 좋아~!
좋아도 너~무 좋앙~!
끝으로...
우리의 건강과 우정을 위해 건배~!
아울러....
함께 해 준 아우님들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산찾사.이용호)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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