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천안 취암산~흑성산

산행일 : 2021년 01월06일 수요일

누구랑 : 나홀로

어떻게 : 교천교~취암산~장고개~솔봉(구성산)~태조산 갈림길~흑성산~유기견 보호소~교천교

           

 (산행지도)

 

조망 좋기로 소문난 취암산을 찾았다.

나홀로 집 떠난지 1시간만에 취암터널이 지나가는

교천교량 아래의 공터에 차량을 주차후 산행을 준비한다.

그런데...

이런~!

핸드폰을 두고 왔다.

햐~!

이 치미끼를 어찌할꼬~?

트랭글 웹의 도움없이 산행 하는거야 상관 없지만

혹여 홀로 산행중 무슨일이 생기면 연락할 방법이 없으니 은근 신경 쓰인다.

 

 

취암산을 향한 확실한 들머리는

동우 아파트 뒷편이라 여기선 거리가 꽤 된다.

그래서...

그쪽 방면을 향해 걸어가다 취암산만 보고

능선을 치고 오르면 될것 같아 산아래 밭을 지나 숲속에 들어

무덤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올라 섰는데...

오우~!

제대로 찾아 들었나 보다.

아주 오래되어 다 삭긴 했지만 표지기 하나가 바람에 나부낀다.

이런곳에서 만난 표지기는 참 반갑기도 하거니와 무쟈게 고맙다.

나는 정상이나 확실한 등로에 무슨 무당집처럼 걸어놓은 표지기를 쓰레기로 여긴다.

예전 지리산 우번암에서 천은사를 찾아갈때 자욱한 안개에 쌓인 숲속엔

등로마저 희미한데 너덜지대를 만나 방향마저 헷깔려 할때 나를 안전하게 인도한 표지기가 있었다.

산행날자와 통과시간까지 적어 놓은 백계남님의 표지기였다.

그날 이후부터 나는 이젠 고인이 되셨다는 그분의

표지기만 인정해 왔는데 그러나 이젠 최신 기기를 이용한 산행으로

알바하기가 더 어려워진 요즘엔 사실 그마저도 필요없는 시대라 생각하고 있다.

아래의 사진은 숲속에 들기전 무덤군에서 되돌아본 풍광인데

안테나가 서있는 저 흑성산을 경유한 원점휘귀가 오늘 코스가 되시겠다.  

 

 

취암산을 향한 등로는 초입부터 거칠고 험하다.

가뜩이나 희미한 등로에 살짝 덥힌 눈은 왜 그리도 미끄럽던지 ?

산에 든 얼마후...

저건 뭐꼬 ?

36이란 글자가 적힌 시멘트 말뚝을 지나자

 

 

이번엔 또 오색천이 나무가지에 걸려 펄럭인다.

무슨 굿을 한건가 ?

이후 제법 가파른 능선을 오르느랴 온몸이 열탕에 든듯 후끈 달아 오를쯤

 

 

드디어 동우 아파트에서 올라서는 기존 등로와 함류했다.

 

 

룰루랄라~!

등로가 좋으니 마음이 푸근해 지고

발걸음은 가벼워 금방 취암산을 앞둔 암봉에 올라섰다.

암봉의 조망은 거침이 없다.

와우~!

바로 아래 우측의 아파트가 동우 아파트다.

 

 

아래의 사진에선

맞은편 우뚝 솟은 산이 흑성산이고 좌측 뒷편으로 성거산

그리고 흑성산 우측 뒷편으론 암행어사 박문수의 묘가 있는 은석산이 보인다.

내가 올라선 곳은 빨간건물 두동이 있는 맨 우측 끝의 능선을 타고 올랐다. 

 

 

암봉을 더 올라서자 쉼터의자와 운동시설이 있는데

그곳을 넘어 진행하려 했지만 암릉길이 사뭇 위험해 되돌아 나왔다.

이제 난 객기를 부릴 나이도 지났지만 겁도 많아졌다.

ㅋㅋㅋ

 

 

돌아서 내려 오기전 한번 더

풍광을 둘러보며 바위턱에 디카를 올려 인증사진 하나 남긴후

 

 

안전한 우회로를 거쳐 취암산을 향하다

방금 올랐던 황홀한 조망터 암봉을 되돌아 본 후

 

 

삼각점이 박혀있는

 

 

취암산 정상에 올랐다.

 

 

취암산 내림길...

응달이라 그런지 눈이 얼어붙어 미끄러운데 경사마저 가파르다.

홀로 산행에 핸폰도 없어 주눅들고 살짝 쫄긴 했지만 그렇다고 또 아이젠을 하긴 어중간한 눈길이다.

 

 

한차레 내렸다 올라붙은 봉오리엔 돌탑이 자리하고 있다.

지도를 확인하니 317.1봉이다.

 

 

317봉에선 조망이 화려하다.

아산시와 천안시내가 그대로 발아래 펼쳐진다.

 

 

산행시작 불과 몆십분만에

이런 풍광을 볼 수 있는 산행지는 그리 흔하진 않을 듯...

금북정맥길이라 등로도 확실하고 좋아 한여름 달 밝은날 야간산행으론 최적지다.

저 풍광을 내려보자 불현듯 올 여름엔 반드시 다시 와야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후....

의외로 오름과 내림의 부침이 있긴 했어도 등로가 참 좋다.

 

 

얼마후...

홀로 걷는 걸음이라 저절로 분주해진 발걸음이 장고개를 넘겨

 

 

갈림길을 만날때 마다 태조산을 향한 등로로 직진끝에

 

커다란 전봇대를 지나자 마자 만난 삼거리에서 잠시 좌측의 321.3m 솔봉을 다녀왔다.

가서보니 그곳엔 누군가 구성산이라 적힌 이름표를 부착해 놓았다.

 

 

그간 진행하며 나뭇가지 사이로만 보이던

천안 시가지의 조망이 구성산에선 시원하게 터진다.

 

 

이후..

구성산을 되돌아 나와 아스팔트 도로가 보이던 유량리 고개를 넘긴 등로는

 

 

솔숲 우거진 숲속길로 이어지다

 

 

아주 잠시 경사를 올려 삼거리로 인도한다.

삼거리 갈림길의 아홉사리 고개에서 나는 태조산으로 향한 등로와 이별했다.

 

 

흑성산을 향한 숲속의 등로는 한차레 임도를 넘긴 후

 

 

성황당 고개를 스처지나

 

 

덕천1길로 향한 도로가 능선을

싹둑 잘라먹은 곳엔  다행히 생태 통로가 생겼다.

이길은 90년대 후반에 독립기념관이 생기기전 천안 좌불상에서

흑성산까지 종주했던 기억만 있는데 아주 오래전이라 그런지 생소한 등로다.

 

 

생태통로 이후의 흑성산 오름길....

여긴 내린 눈이 그대로 쌓여있어 미끄럽다.

더구나 지속된 오름길 일색이라 오늘 산행중 제일 힘들었다.

 

 

겨우겨우 올라선 헬기장에서

 

 

저멀리 성거산과

 

 

천안,성환,평택까지 펼쳐진 조망을

바라보다 그만  나는 한순간 휘몰아친 칼바람에 온몸이 얼어 붙었다.

 

 

막힘없는 조망처엔 바람도 막힘없이 불어주니

얼른 그 자릴 피해 흑성산성으로 종종걸음을 쳤는데

 

 

혹독한 추위에 그 감동마저 얼어 붙었나 ?

헬기장보다 더 훌륭한 활공장은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통과하여

 

 

충절공 상원수 김사혁의 비문에 가려

그 바로앞의  쬐끄만한 정상석은 볼 것도 없었지만 손이 시려 외면후 흑성산성으로 내려섰다.

 

 

 

그런후...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던 흑성산성의

데크에 자릴 잡아 뜨거운 보온물통의 온수로 커피를 타고

 

 

오늘 일용할 양식으로 준비한 떡으로 허기를 면하긴 했는데...

히유~!

식사를 하는 동안 아주 잠시 노출된 손가락이 마비가 될 정도로 얼어 붙었다.

 

 

식사가 끝난후...

한동안 손을 비벼 열을 낸 후 더 두터운 장갑으로

갈아 낀 나는 체온을 올리기 위해 산성 아래로 이어진 등로를 따라 하산을 서둔다.

 

 

잠시후...

하산길에서 만난 전망데크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다.

여긴 처제부부와 백패킹의 추억이 서린 장소다.

 

 

이곳 전망데크는 일출명소로

주말엔 항상 사진 동호회가 단체로 찾아드는 명소다.

 

 

전망데크를 뒤로 보낸 얼마후...

가파른 내림길에서 만난 갈림길의

단풍 나무숲길은 독립기념관으로 향한 길이다.

난 교천2길 이정표를 따라 직진...

 

 

그렇게 한동안 가파름이 진정된 평탄한 숲속길을 걸어 내리다

무덤을 앞둔 갈림길에서 뚜렷한 좌측길을 버리고 희미한 우측길를 택해

 

 

마지막 낮은 무명을 앞두고 우측의 뚜렷한 길을 택해 내려서자

 

 

중부 물류센타와 애견보호 건물 사이로 빠저 나왔다.

 

 

이후...

취암터널로 향한 21번국도와 나란히 이어진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서다 길옆 우측의 대광사로 향한 길을 스처 지난 얼마후

교천 육교 아래를 빠저 나오자 나의 애마가 기다리던 육교아래 공터가 지척이다.

 

 

오늘 걸은 거리는 대략 12km쯤 될것 같다.

한파 주의보가 내린 날씨라 그런가 바람이 몰아치던

능선에선 온몸이 얼어붙고 바람이 잔잔한 숲속 오름길엔 땀이 솟아나

냄비처럼 금방 끓었다 식어 버리는 체질의 난 잠시도 쉴 수 없어 걸어야만 했다.

이래서 난 한겨울 산행이 곤혹스럽다.

예전 체감온도 영하 20도 날씨의 함백산에서 속눈썹까지

하얗게 들러붙은 몸덩어리는 반팔 나시차림인데 온몸엔 김을

뿜어내며 올라서던 나를 기이하게 처다보던 사람들의 눈길이 생각난다.

그런 시선들이 난 참으로 부담스럽고 곤혹스러운데 한겨울 얼른 벗었다 입었다를

반복해야 하는 체질인 난 그러지 않음 얼어 죽기에 사실 무쟈게 귀찮다.

이날 살방살방 걸었슴에도 그래서 그런가 ?

눈덮힌 다소 까달스런 등로임에도 이날 산행은 3시간30분에 끝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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