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봉화산~은봉산 솔바람길 & 도미부인 솔바람길 & 청천호 둘레길
산행일 : 2020년 4월10일(금)~11일(토)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2020년 4월10일 금요일
이동동선 : 충청 수영 전망테크~능선~조서산(상사정)~선림사~도미부인사당~임도~충청 수영 전망대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 동선)
네비에 충청 수영 해양경관 전망대를
입력하면 보령 방조제 바로 앞 주차장으로 안내한다.
그곳에서 전망대는 빤히 올려다 보인다.
전망대까진 불과 500m.
그야말로 엎지면 코가 닿을 거리다.
그러니 박베낭이 아무리 무겁다 한들 부담없어 좋다.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도착한 전망대는 2층 구조로 돼 있다.
이날도 바람이 예사롭지 않았는데 우린 바람이 잔잔한 1층보다 전망이 좋은 2층을 택했다.
텐트를 설치하긴 아직 이른시각이라
그곳에 박베낭을 놓고 빈몸으로 우린 도미부인 솔바람길을 걷기로 했다.
그런데...
이곳 산행지에 대한 자료는 좀 부실한 편이다.
급하게 뽑아온 자료도 나중에 확인하니 도미부인 사당앞의
안내도에 나와 있던 개념도로 사당과 전망대를 연결한 임도길였다.
우린 2층 전망대 윗쪽으로 나있던
등로를 따라 상사정이 있는 조서산까지 걸었다.
그곳까지 등로는 외길로 뚜렷했다.
도중 능선 갈림길이 하나 나오긴 했는데
희미한 우측보다 좀 더 뚜렷한 좌측 능선길을 택하면 된다.
한동안 오르락 내리락 반복을 하던 능선길을 걸어 올라간
조서산 정상엔 상사정과 감시원이 없던 산불 감시초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조서산 정상 주위엔 잔디밭이 넓직하고
사방팔방 조망이 훌륭한데 바람 한점 불지 않아 박지로도 손색없다.
바로 발아래엔 작은산과 안산 그리도 빙도가 내려 보이며...
그곳에서 우측으로 시선을 돌리면
이곳에서 제일 높아 서해의 등대산이라 불리운 오서산이 우람하다.
한동안 상서정에서 멋진 조망을 즐기던 우린
조서산 정상을 떠날땐 오서산을 배경으로 셀카 증명사진을 남겼다.
이후...
정상을 내려서자 선림사 입구에 닿는다.
도미부인 사당은 선림사 가까이에 있다.
그곳 향하다 보면 임도 윗쪽 산중엔 미륵불이 시선을 끈다.
미륵불의 용모는 한눈에 봐도 친숙한 백제인의 모습이다.
도미부인 사당앞...
종합 안내도에 그려진 솔바람길은 인터넷에 떠돌던 바로 그 개념도...
도미부인은 삼국유사가 아닌
삼국사기에 실려 있다면 전설이나 설화가 아닌 팩트다.
내용은 소개하나 마나 뻔한 스토리인데 그보다 내가 궁금했던건
그 시대의 미녀상인데...
도미부인의 초상화를 보는 순간
마눌님과 나의 의견은 아주 달랐다.
초록잎새는 참 이쁘다 평가를 내린 반면에
난 ?
뭐~ 저런 평범한 여인을 탐할라고 도미의 눈깔까지 파냈을까 였다.
내 생각엔 개로왕 개 쌍~호로노무 새끼의 성적 취향이 변태임이 분명하다.
개검들이 무마시켜 준 인간같도 않은 전 법무차관 김 아무개 거시기놈 처럼...
되돌아 가는길....
개념도에 그려진 임돗길을 따라서 충청수영 해양경관 전망대로 향한다.
나는 그렇게 그길을 걸으며 마음이 아파 온 건 두눈을 실명한채 살아야 했던 도미의 일생였다.
솔직히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실린 도미부인 이야기는 나라의
근본으로 삼은 유교 철학을 위해 여인의 절정을 부각 시킨게 아닌가란 의심이 든다.
그러기 위해선 구라와 뻥이 좀 섞이긴 했어도 도미가 실명한 사실은 변함이 없었을 테니 말이다.
이윽고...
임돗길을 편안하게 걸어 도착한 전망대는 아직도 한낮이다.
혹시 누가 올라설지 몰라
해가 지길 기다리며 잠시 전망대에서 시간을 보낸 후...
그래도 바람이 좀 잠잠한 곳을 택해 보금자리를 지었다.
그런후...
집에서 싸온 도시락에 반찬 두가지와
약간 덥히면 되는 불고기 반찬으로 저녁 식사를 끝냈다.
이렇게 먹거리를 소박하게 준비하면 짐도 쓰레기도 줄일 수 있어
우린 앞으로도 둘만 오면 항상 이렇게 하기로 했다.
식사를 끝낸후...
임도길 산책에 나선 우린 저녁 노을을 맞이했다.
노을은 먹구름 사이를 오락가락 하다
어느순간 살며시 끝이 난 이후엔
발아래로 오천항 불빛들이 하나.둘 늘어갈 수록 밤이 깊어간다.
다시 보금자리를 찾아든 우린
새콤달콤한 오미자주 두어잔으로 몸을 덥힌후
전망데크 아랫층과 윗층을 오르 내리며 야경을 감상했다.
밤이 깊어지자
저게 뭐지 ?
낮엔 미세먼지 영향으로 볼 수 없었던 풍광들이 들어난다.
디카로 한번 힘껏 땡겨본다.
흠~!
저건 서천화력 발전소가 분명하다.
35~6년전 내가 천안 기관차에 재직할때 옥마탄광에서
저곳까지 일주일에 몇번쯤은 화물열차로 연탄을 차입 시켜 주곤 하던 곳이다.
그리고 그옆은 얼마전 다녀온 안면도에서 원산도를 연결한 대교다.
그렇게 전망대를 거닐다
추위에 잠깐 침낭에 들었는데 그만 깊은 잠에 들었다.
그러다...
갑자기 울린 핸폰에 잠이 깼다.
다정한 산우의 전화였다.
酒님의 은총을 흠뻑 입은 산우는 퇴근하다 내 생각이 났다고 그랬다.
그러며 하는말이
"넌 내 삶의 롤 모델여~!"
하아~!
이런~!
이친구가 정말 취하긴 취했나 보다.
홀로 다시 밖으로 나온 난
쏟아지는 달빛과 별빛을 친구삼아 깊은 상념에 젖어든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이런 겉모습만 보며 참 행복한 삶이라 여긴다.
사실 일면 그렇기도 하다.
그러나 누구나가 가슴 한켠엔 남들에겐
절대로 말할 수 없는 슬픔과 고민 한.두가진 있지 않을까 ?
나 역시도 그런 사람이다.
다만...
이런 자연과 벗삼아 생활하다 보니
옹졸했던 마음이 좀 더 너그러워 질 수 있었고
끝없이 솟구치던 욕심 마저도 조금은 가라 앉힐 수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자연이 내겐 스승이며 삶을 좀 더 풍요롭게 해주는 원천이다.
사실...
오늘도 우리부부는 사납게 일렁이던 마음을
이렇게 자연의 품안에 들어선 후에야 조용하게 가라 앉힐 수 있었다.
인생 뭐 별거 있더냐 ?
사람 사는거 다 그게 그거다.
2020년 4월11일 토요일
다음날....
발자욱 소리에 잠이 깼다.
역시..
노인네들은 잠이 없다.
이른 새벽부터 동네 어르신들이 벌써 전망대를 올라 오셨다.
아직 해가 뜨려면 멀었는데 사위는 이미 밝아오고 있다.
전망데크에서 내려보니 보령 방조제 넘어엔 옅은 새벽 안개가 깔렸다.
노인네들이 내려가고 난 다음...
다시 침낭에 들었다 나와 보니 동녘 하늘엔 붉은 기운이 감돌긴 하는데
짙은 구름을 뚫고 나오기엔 역부족이라
오서산 방향으로 시작되던 일출은 그냥 그것으로 끝이 났다.
아침 식사는 항상 집에 하던대로 커피 한잔과 과일로 대신한 후...
서둘러 자리를 정리해 번개처럼 내려선 주차장에서
투산이를 몰아세워 수영성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런후 우린 아주 간단하게 수영성 둘레길을 걸었다.
오천수영관아의 영보정을 거처 여객선과 고깃배가 넘다들던
아름다운 항구 오천항을 내려볼 수 있던 성곽길을 걸어 내려 진휼청의
대청마루에 잠시 엉덩이를 내려 놓았던 우린 유격장군 계공 청덕비를 마지막으로 들려 본 후
다음 여정의 청천호 둘레길을 향해 길을 떠났다.
(수영성 둘레길 개념도)
(영보정)
(빈민 구제를 담당하던 진휼청)
아래는 임진왜란때 명나라 삼천 수군을 이끌고
이곳에 상륙하여 왜구를 토벌한 계금의 공덕을 기린 비석...
(동영상으로 보는 도미부인 솔바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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