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음성 수정산
산행일 : 2019년 11월10일 일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수정산 개념도)
(트랭글에 그려진 동선)
오늘은 그저 아무곳이나 조용히
걷고 싶어 음성의 낮으막한 동네 뒷산인 수정산을 찾아든다.
수정산은 도시산림 공원을 향한 길옆의 그린힐 모텔에서 시작한다.
등로는 모텔 옆으로 난 임돗길로 올라도 되지만 우린 육교에서 산속으로 연결된 길을 택했다.
읍내리 마을과 숲속을 연결 시켜준
육교에서 숲속을 들어서자 가파른 계단이 맞아 주는데
그 계단을 다 올라서자
수정산 한바퀴를 빙글 돌아가는 둘레길이 반긴다.
우측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 우린
완만한 경사에 부드러운 육산을 하염없이 걸었다.
그러다 만난 바위하나...
볼품없는 작은산에 이런 바위라면
반드시 스토리가 있을거란 나의 짐작은 100% 맞아 떨어진다.
아래는 그 이야기를 소개한 전설인데 뻔한 구라를 풀어 놓았다.
둘레길을 걷다보면 몇차레 수정산 정상을
향한길과 마주하나 우린 둘레길 완주가 목적이라 그냥 스처 지났다.
그러다...
평곡마을로 향한 갈림길에서 커다란 비석을 만났다.
박서 장군 전승 기념비 였다.
박서 장군은 몽고 침입시 귀주성에서 고려를 지켜낸 장수다.
아마도 박서 장군이 음성박씨라 기념비를 이곳에 세운건 아닌지 ?
어느새...
둘레길 절반을 돌아 방향을 튼다.
그러자 진행방향 우측 전면엔 예전 마눌님과
단둘이 걸었던 가섭산이 코앞에서 반겨준다.
얼마후..
우린 낙엽송 군락지를 만났다.
순간...
향긋한 향기가 전신을 감싼다.
오우~!!!
어느덧 아껴가며 걷던 낙엽송 군락지를 벗어나자
정상을 향한 삼거리가 맞아준다.
이곳에서 우린 공원을 향한 내리막길로 방향을 틀었다.
산림공원을 향한 내림길엔
등로 우측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토끼바위가 있어 들렸다
그런데...
나는 아무리 토끼의 형상을 그려보고
찾으려 하나 암릉에선 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내가 그래 둔한가 ?
아래의 사진이 그 토끼바위....
토끼바위를 되돌아 나와 산림공원을 향한다.
그러자...
히야~!!!
절정의 단풍 숲속이 우릴 맞아 주었다.
이곳은 그야말로 빛좋은 가을속을 향한 길이다.
기대도 안했는데 완전 대박을 맞은 느낌...
울 마눌님....
완전 감동을 먹었다.
처음엔 뭐~ 이런델 데려왔나 싶었는데
참 잘 왔다나 뭐라나~?
드디어 도착한 도시산림공원엔
넓은 주차장과 화장실 그리고 아름다운 조경시설이 돋보인다.
이로써 수정산 둘레길은 끝....
공원에서 우린 비로소 정상을 향했다.
그런데....
초입을 지나자 맞아준 계단이 사뭇 가파르다.
흐미~!
이날 그 계단길은 수정산성까지
이어졌는데 천만 다행으로 정상까지 거리는 짧았다.
드디어 올라선 수정산성....
저녁에 비가 올거란 일기예보를 비웃듯
꾸물럭 거리던 흐린 하늘이 어느순간 시리도록 파아란 하늘로 변신을 했다.
수정 산성은 아직도 복원중인것 같다.
수정산은 산성에서 지척의 거리다.
정상을 향한 산성길은
아주 짧아 서운함을 안긴 아름다운 단풍숲 터널이다.
그 터널을 벗어난 순간 정상이 우릴 반겼다.
정상엔 넓직한 데크와 정자가 세워져 있다.
그곳에 올라서자
음성 시가지와 함께 큰산(대덕산)이 한눈에 잡힌다.
그런데....
흐린 날씬지 미세먼지 영향인지 ?
뿌연 시야가 오늘따라 정말이지 얄미운 옥에 티다.
그래도 초록잎새는 이곳이 참 좋았나 보다.
마눌님은 언제고 시간이 허락하면
저질체력의 처제도 올라올 수 있는 곳이니 백패킹으로 한번 더 오고 싶덴다.
꼬렉~?
나야 대 환영이쥐~!
마침 때가 되었다.
멋진 조망을 보며 우린 이곳에서 도시락으로 식사를 했다.
사실 이곳은 대전에서 가까우니 일찍 산책후 음성의 맛집을 찾아도 좋을듯...
점심 식사후
정상을 넘겨 둘레길로 향하다 보니
해발 고도가 더 낮은 산불감시 초소에 정상비가 있다.
앙징맞은 정상비에선 그냥 갈 수 없어 기념사진을 남겼다.
산불감시 초소엔 조망이 참 좋다.
다만...
흐린 시야가 서운타~!
저멀리엔 흐릿하게 월악산이 보인다.
그러나 디카로 잡아본 화면엔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내림길...
산림공원을 향한 능선길을 걸어내려
방금전 우리가 걸었던 둘레길을 만난 우린 그길을 걸어 내렸다.
크게 기대하지 않아 그랬나 ?
마눌님이 산책같던 산행을 끝내자 아주 흡족해 한다.
사실 오늘 마눌님은
산우들을 따라 대구의 팔공산을 가고 싶어했다.
팔공산은 예전 아주 열악한 근무조건때 동대구 합숙에서 온종일
죽치고 있다 밤열차를 운전해 귀가하던 시절 그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수시로 찾아 들던 산행지다.
당연 난 싫다.
마눌님은 이미 다 다녀본 산행지라도
산우들과의 어우러짐이 좋아 가겠다는 걸 내가 막았던 터라
나는 내심 신경이 몹시 쓰였는데 초록잎새가 오늘 산행을
아주 흡족해 하여 참으로 다행스런 마음이 든다.
땅콩을 거두었다.
덜 익은 놈일수록 줄기를 놓지 않는다.
덜된 놈 !
덜 떨어진 놈 !
윗글은 판화가 이철수님의 작품에 쓰여있는 싯구다.
딱~
나를 두고 하는 말 같다.
세월에 저항하면 주름이 생기고
세월을 받아 들이면 연륜이 생긴다는 말이 있다.
요즘 가만 거울을 들여다 보면 내 이마엔 깊게 패인 주름이 흉하다.
이젠 세월을 받아 들일때도 되었건만...
덜 익어 그런가 보다.
살아온 세월이 그만함 툭~ 떨어질만 한데.
그 참~!!!
판화가 이철수님은
마음을 열고 들으면 개가 짖어도
법문이란 아주 유명한 싯구를 남겼다.
마음을 열고 들으면 개 짖는 소리도 법문처럼 들릴 수 있지만
마음을 닫고 들으면 어떤 좋은 얘기라도 개 짖는 소리다.
풍요로운 삶과 피폐한 삶.
다 마음 먹기 나름 아니겠나 ?
결실의 계절인 깊은 가을날
문득 떠올려진 덜 떨어진 내 자신을 반성하며
서리 내리고 눈 내리기전 잘 익어가길 바라며 후기를 끝낸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공감()버튼으로.....(산찾사.이용호)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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