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괘방산야영 & 심곡항 부채길 & 묵호등대 논골담길 & 오대산 선재길

산행일 : 2017년 10월24일(화)~26(목)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퇴근하자 마자 부지런을 떤다.

빠진건 없는지 ?

이럴줄 알았으면 전날 미리 베낭이나 꾸려 놓을걸...

대신 난 늦은 시간을 벌충하려 쉬지않고 달렸다.

 

 

 

단풍철이라 그런지 역시 영동 고속도로 몇구간은 정체가 되었으나

다행히 곧 풀려나 3시간만에 목적지 안인진 삼거리 괘방산 입구의 주차장에 도착했다.

 

 

 

오후 5시10분에 출발하여

숲속의 등로에 들자 이미 해는 기운을 잃어가는 중이다.

자연 발걸음이 분주해 진 우리부부...

 

 

 

어느덧...

목적지 괘방산 활공장 도착을 앞두고 

이미 해는 넘어가자 조각달이 대신 우리부부를 마중 나왔다.

 

 

 

다행히 완전 어둠이 내리기전 도착이다.

그런데...

평일이라 당연 우리만 있을줄 알았건만

그곳엔 이미 자리를 선점한 백패커들이 있었다.

순간 약간 실망감이 든다.

이궁~!

욕심쟁이...

ㅋㅋㅋ

덕분에 동해바다가 내려 보이던 데크에서 밀려난 우린

그래도 그런대로 야경이 발아래 펼쳐진 자리를 잡아 칠성급 호텔을 짖는다.

텐트를 치는건 식은죽 먹기라 3분도 채 안걸린다.

그러나...

쉘터까지 설치하려니 너무 어둡다.

허둥지둥...

서둘다 보니 실수 연발이다.

어째 이상하다 싶어 살펴보니 쉘터를 뒤집어 세웠다.

땀이 식기 시작하자 추위를 타는 초록잎새를 보자 마음이 급해 그런지 더 버벅댄다.

ㅋㅋㅋ 

 

 

 

불빛에 의지해 겨우겨우 쉘터까지 완성하고 나자

이젠 허기가 몰려든다.

 

 

 

곧바로 돼지 목살을 굽는다.

역시...

남의 살이 맛있다.

ㅋㅋㅋ

 

 

 

酒님으로 모셔온 맥주와 마가목주가 아주 달다.

오늘따라 술이 제법 받는 밤이다.

 

 

 

어느덧 깊은밤이다.

그런데...

그렇게 먹고도 왠지 밥이 또 땡긴다.

마눌님이 그런 나를 위해 비빔밥을 만들어 줘 뚝딱 해치우고 나자

포만감만큼 행복도 커져 가는 밤이다. 

 

 

 

초록잎새가 이젠 추위가 완전히 가신 모양이다.

텐트에서 꼼짝을 안하더니 배부르고 얼큰하게 취기가 오르자

야경을 보시겠다 외출을 감행 하셨다.

역시 강원도라 그런지 몸에 와닿은 공기가 다르다.

얼마 못 가 초록잎새는 다시 텐트로 몸을 숨긴다.

 

 

 

쉘터안에 텐트를 모셨으니 오늘밤은 포근하게 잘 수 있을거다.

다행히 오늘은 바람도 잔잔하다.

 

 

 

나홀로 한동안 산정을 서성댄다.

동해 바닷가 안인진 해상공원의 야경이 휘황찬란하다. 

 

 

 

그 해상공원의 야경이

내려 보이는 곳을 차지한 백패커들이 가을밤 정취에 빠저 있다.

다들 조용 조용한 가운데 유독 한 사내의 목소리가 우렁 우렁하다.

마눌님이 그런다.

"저 청년만 떠드는것 같아~!"

ㅋㅋㅋ

그건 아닌데 그 사내만 경상도 억양이라 그리 들리는 것 뿐이다.

그날은 다들 얌전한 분들이라 덕분에 조용한 밤을 보냈다.

 

 

 

조각달과 별빛이 보석처럼 빛나던 밤을 보낸 다음날...

 

 

 

여명이 시작되고 있다.

 

 

 

동해바다에서 순식간에 올라오기 시작한 일출...

 

 

 

역시 멋지다.

한마디로 장엄하다.

 

 

 

초록잎새가 아침엔 밥보다 국물이

먹고 싶다하여 콩나물을 잔뜩 넣고 라면을 끓여 아침 식사를 끝냈다.

그런후... 

화장실이 급한 초록잎새 먼저 베낭을 꾸려 

내려 보낸 뒤 깔끔하게 자리를 정리후 어제 왔던길 그대로 하산을 했다.

 

 

 

안인진 삼거리 주차장의 화장실이 참 깨끗하여 좋다.

그곳에서 볼일을 끝낸 우린 10여년 만에 다시 찾아든 괘방산을 등진다.

그리고 찾아간곳은 썬크루즈 공원에서 심곡항까지 연결된 바다 부채길이다.

 

 

 

이곳은 입장료가 삼천냥인데 사실 좀 비싸다.

부산쪽 이기대나 송도해안 볼레길 그리고 영덕의 블루로드 B코스와

울산의 부채길은 물론 대왕암의 해안 둘레길이 여기보다 경관이 더 좋으면 좋을까

결코 꿀리지 않는 풍광임에도 무료 개방인걸 생각하면 좀 심하단 생각이 절로 든다.

 

우야튼...

초행이니 우리 부부는 부푼 기대를 안고

과일과 물병만 넣은 베낭 하나만 메고 바다 부채길을 걸었다.

 

 

 

그런데...

얼마 걷지 않아 초록잎새가 그런다.

이젠 이런곳은 여러곳을 걸어봐 그런지 감동이 안 온덴다.

한마디로 눈 다 베려 놓은거다.

 

 

 

그래도 블루빛 바다를 보며 걷는맛은 상쾌하다.

 

 

 

여기가 오늘의 하일라이트 경관 ?

투구바위와 호랑이를 닮은 바위라는데...

마눌님이나 나나 이미 눈을 베려 버려 그런지 무덤덤이다.

 

 

 

 

 

어느덧 걷다보니 심곡항이다.

이젠 왔던길을 되돌아 걸어간다.

 

 

 

그런데...

이곳이 명소는 명소인가 보다.

평일임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려 들었다.

되돌아 갈땐 밀려든 행락객들로 인해 은근 짜증이 일던 귀로였다.

 

 

 

바다 부채길을 시작하는 주차장에 도착하자

헐~!!!

우리가 시작할땐 널널하던 주차장엔 차들로 꽉 찼고

매표소엔 인파들이 길게 줄을 서 입장권을 끊고 있었다.

평일도 이러면 주말엔 ?

안봐도 비디오지 뭘~!!!

 

 

 

오늘은 둘레길을 조금 걷다

철도 연수원에서 푹 쉬는 휴양을 취하기로 했다.

그래서 찾아든곳.

묵호등대와 논골담길이다.

 

 

 

묵호 수변공원의 무료 주차장에 애마를 잠재우고

길 건너 등대로 향한 길에 논골담길의 벽화마을에서 우린 걸음을 시작했다.

 

 

 

산 비탈에 옹기종기 들어찬 벽화 마을엔

세찬 바람이 불어오는 바닷 바람을 마주한 골목의 담장마다 벽화가 그려있다.

그림속의 풍광들은 모두가 내 유년에 익숙했던 생활 풍속들이다.

 

 

 

 

 

 

이것 저것 볼거리가 쏠쏠한

벽화마을을 거슬러 올라간 끝자락에 등대가 있었다.

 

 

 

등대는 빙빙 돌아가는 내부계단을 타고 올라야 전망대에 이른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풍경 ? 

말하면 잔소리가 된다.

그러니 이곳을 찾게되면 꼭 올라보길...

 

 

 

등대 바로 아래 전망 좋은곳엔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갖은게 시간이고 남아 도는게 쩐이라면 길게 앉아 멍때리기 참 좋은 곳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에겐 배고픔을 해결 할 음식점이 더 급하다.

밥도 함께 팔았다면 식사도 하고 커피도 우와하게 즐겼을 텐데...

배고픔에 우린 담벼락에 천사같던 나으 마눌님을 진짜 천사로 만든 사진 한장 남기고 등대를 내려 섰다.

 

 

 

이곳의 명물이라는 구름다리를 경유하여

 

 

 

 

주문진 활어회 시장에 들린 우린

싱싱한 횟감을 흥정하여 둘이 충분히 먹을 만큼의 회를 포장하여 숙소로 향했다.

 

 

 

우린 회사 연수원 콘도에 짐을 풀고

급하게 민생고를 해결한 다음엔 피로를 풀어주는 오수를 즐기기로 했다.

 

 

 

약간의 낮잠에 온몸이 개운하다.

이젠 시간도 때울겸 철 지난 망상 해수욕장의 해변을 거닌다.

끝없이 밀려 들었다 사라지는 파도를 바라보며 우린 그렇게 한가로운 오후의 시간을 보냈다.

 

 

 

 

철 지난 휴양지의 콘도라 그런지

객실도 텅 비어 우리만 있는것 같아 허허롭다.

그러나...

외롭진 않다.

조용하고 아늑하여 휴양하긴 최적의 조건이다.

 

어느덧 어둠이 깔리던 저녁무렵....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을 맞이한 우린 또 酒님을 섬긴다.

적당한 시간이 흘러 그런지 회는 더 쫀쫀하고 감칠맛이 난다.

이날밤...

뚱땡이 맥주 한병과 마가목 담근주 한병이 마침내 쓰러지고야 우리들의 만찬도 끝났다.

 

 

 

 

대전을 떠난지 3일차의 이른아침...

개인적인 욕심은 설악 한자락이라도 걷고 싶은데 마눌님이

여고 동창생 모임이 있다하여 오후 6시까진 대전에 가야 하기에

귀가길에 있는 오대산 선재길을 걷기로 했다.

이곳 오대산은 욕쟁이 산장지기가 있던 시절에 다녀 왔으니

최근에 다녀온게 벌써 10년도 넘는다.

그사이 둘레길 열풍에 새롭게 선재길이 생겼다니 호기심도 생긴다.

 

선재길은 문수보살의 지혜로 깨달음이란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화엄경의 선재(동자)를 모티브로 한 옛길로

그길을 걸을땐 세상사 모든 시름을 풀어 버리란 뜻을 담고 있는 길이다.

 

선재길을 걸으려면 오대산 입구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그 통관료가 참 거시기 하다. 

주차료 오천원은 그렇다 처도 불교 문화재 관람료 삼천원은 좀 그렇다.

국립공원 입장료라면 아까울게 없는 돈인데 왜 그럴까 ?

우야튼...

힐링을 위해 찾아 든 길이니 기꺼이 감수하며 들어선 월정사에서

저 탑이 문화잰지 사찰안에 모셔둔 부처님이 보물인지

알 수 없는 우린 일단 월정사 사찰에서 부터 걸음을 시작 했다.

 

 

 

천년 옛길 선재길..

그길을 걸으며 깨닭음으로 치유의 길이 될진 어디 두고 볼일이고...

 

 

 

일단 둘레길은 아주 단순하여 좋다.

그냥 계곡을 따라 그야말로 옛길을 따라 걷다가

때론 걷기 좋게 만든 원목데크를 걸어가는데 등로는 찻길을

몇번이나 넘고 계곡을 수십번 건너며 선재길은 이어진다.

 

 

 

 

벌써 단풍도 끝물 ?

상원사로 올라가는 둘레길의 수목은 잎을 다 떨군채 스산함이 감돈다.

 

 

 

꽤 걸어 올랐는데 아직도 추위가 가시지 않았는지

과열 체질인 난 이미 반팔 차림인데 반하여 초록잎새는 처음 옷매무새 그대로다.

 

 

 

일찍 시작하여 그런지 등로엔 마주치는 사람 하나 없는 한적함이 좋다.

가을의 쓸쓸함이 살짝 내려 앉은 고즈넉한 이길을 하염없이 걷다보면

많은 생각들이 차분하게 정리되고 들끓던 속도 가라 앉을것 같다. 

 

 

 

마음이 바쁜가 ?

어영부영 느려 터지게 걷던 나를 몇번이나 뒤돌아 보며 마눌이 기다린다.

 

 

 

모임에 좀 늦으면 어떠리~

그렇게 마음먹고 걸어주면 더 좋겠구먼...

 

 

 

 

 

외진 한적한 골짝의 숲속길엔 그래도 이렇게

우리부부를 위해 곱게 가을색이 내려앉은 단풍 한그루를 남겨 놓았다.

그냥 갈 수 없어 간식으로 가저온 비스켓과 과일을 섭취하며 이렇게 기념사진을 남겼다.

 

 

 

 

 

 

 

때론 이렇게 징검다리를 건너

 

 

 

낙엽송 쭉쭉 뻗어 올라간 숲속길을 가르며 이어진 등로가

 

 

 

요렇게 재치만점인 나뭇가지를 이용한 통로를 지나자

 

 

 

또다시 원목다리를 넘겨

 

 

 

선재길은 쉼터로 인도한다.

오대 산장이다.

이곳에서 한가로이 커피한잔 마시면 참 좋으련만....

상원사에서 월정사로 향하는 셔틀버스 시간과 남은 거리를 계산하니

이런~!

지금부턴 서둘러 걸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오대산장은 그대로 패쓰~!

 

 

 

오대산장을 지나자 마자 만나

정말 예술적으로 만든 부처님도 그냥 슬쩍 보는것으로 만족....

 

 

 

그렇게 걷다 보니

이젠 이렇게 셀카질까지 하는 여유를 찾는다.

 

 

 

여유롭게 상원사에 도착한 우린 잠시후

진부행 버스를 타고 월정사에 내려 산행을 끝냈는데...

오우~!!!

텅 비어 있던 월정사 입구의 주차장이 만차다.

햐~!!!

행락철엔 주중과 주말이 따로 없나 보다.

우린 펜션에서 준비해 싸온 도시락을 미처 걷지 못한

월정사 전나무 숲길을 마저 걷다 적당한 자리를 잡아 맛나게 드셔준 후

머나먼 귀가길에 들며 2박3일 여행같은 강원도의 여정을 끝냈다.

 

 

 

혹시 모를 선재길을 찾아갈 님들을 위한 팁....

단풍산행은 역광을 택해 걷은게 좋다.

우린 이날 빛을 등지고 걸어 오른 관계로 감흥이 그만큼 떨어진 코스였다.

스산함과 황량함이 느껴지던 그길도 걷다가 무심코 뒤돌아 보면

햇살에 단풍은 그 고운빛을 남겨두고 우릴 반겨 주었다.

그러니....

이길을 걸으실땐 월정사 주차장에서

진부에서 오는 버스를 타고  상원사까지 가신다음 역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좋다.

그럼...

버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내려오며 햇살에

영롱하게 빛나는 단풍과 마주하며 내려 오실 수 있다.

 

 

(현지에 있던 버스 시간표)

 

 

 (동영상으로 보는 2박3일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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