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09년 5월04일~05일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산이랑.맑은소리.바커스

산행코스 : 04일 ~ 섬누리 민박~항리마을~조망처~독실산~등대~신선봉~섬누리 민박.

                  05일 ~ 섬등반도 산책..삿갓재~회룡산 선녀봉~산갓재~제2.제1벙커~하늘정원

                           ~삼거리~해뜰목~삼거리~ 가거도 초교~대리포구.

 

 

   (산행 개념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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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개념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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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可居島)....

한자 표기로 가히 살만하다란 뜻이란다.

옛 문헌엔 가가도(可佳島) 또는 가가도(佳嘉島)로 표기돼 있다니

이름만으로도 그 아름다움을 짐작할 수 있을것 같다.

 

가거도란 섬을 알게 된건

극락도 살인사건이란 영화를 보고나서다.

영화내용 보다는 그 배경인 섬 풍광에 매료된 난

그 이후부터 가거도를 향한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진도의 팽목항에서 가면

거리도 짧고 뱃삯도 싸기에 알아보니

작년 몇번 운행후 중지됐다 하여 할수 없이 목포항으로 이동했다.

 

가거도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새벽길을 나선다.

나의 애마 투산이가 휴게소에 한번 휴식후

내처 씩씩하게 달려줌에 아침 7시 정각 목포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했다.

 

  (목포항 여객선 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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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예약한 뱃편의 선편을 받아들고

터미널 스낵코너에서 잔치국수로 간단히

민생고를 해결하고 나니 가거도를 향한 개찰이 시작된다.

 

멀미가 심한 초록잎새가 걱정돼

승선전 약을 먹인후 부푼꿈을 안고

가거도로 우릴 데려갈 쾌속선 남해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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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에 출발한 쾌속선이

목포항을 밀어내며 속력을 낸다.

앞으로 4시간 30분을 달려야 가거도에 도착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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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속선의 첫 기착지가 비금도다.

지난달 계획했다 우천으로 이번달 30일로 연기된

그림산 선왕산이 있는곳이라 밖으로 나가 보니 섬은 운무에 가려 담에 와서나 보란다.

 

비금도를 떠난

선상여행이 지루할 쯤 흑산도에 도착하자

홍도 흑산도를 가는 여행객들이 대부분인 듯 거의가 다

내리고 남은 우리일행과 몇몇만 남아 다시 가거도를 향했다.

 

이후

태도를 한번 더 들린 쾌속선이

드디어 가거도 대리항에 당도한다.

 

 

  (비금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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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 대리항에 내리자 마자

젤 먼저 눈에 들어오는게 회룡산 선녀봉이다.

맑고 청정한 하늘빛을 담은 바다위에 우뚝솟은 암봉이 어여쁘다.

내일이면 우린 저 봉오리에 올라서서 여길 내려다 보고 있을거다.

 


  (회룡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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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잔잔해

예정보다 일찍 도착해 그런지

미리 마중올것이라 생각한 민박집 쥔장이 안 보인다.

 

같이 도착한 사람들은

이미 다 떠나고 이섬을 떠날 사람들이

방금 도착해 정박해 있는 쾌속선으로 올라 타기 시작한다. 

기다리다 못해 핸폰을 열고 신호를 보내자 저만큼서 우리가 예약한

섬누리 민박집 트럭이 보인다.

 

그런데...

그 트럭엔 짐이 가득 실려있다.

아마도 그집에 묵었던 손님들의 짐인 듯...

 

좀 기다리래 기다리지만

트럭에 실린 짐 쥔장들이 나타나 그 짐을 찾아가야

떠날 수 있나보다.

 

뙤약볕에 기다리자니 은근히 짜증이 난다.

얼른 점심을 해결하고 산행에 나서야 여유롭게 독실산을

오를 수 있기에 조급증이 일어 민박집 트럭에 다가가자 쥔장이

다른 트럭을 섭외해 주며 그걸 타고 먼저 가란다.

 

트럭 짐칸에 오르자

그간 오면서 멀미로 한차레 구토를 한 초록잎새가

이제야 살것 같은가 하이얀 얼굴이 비로소 화색이 돌며 컨디션을 찾는다.

 

트럭이 대리포구를 넘는 삿갓재를

구불구불 넘어서자 그림같은 풍광들이 우릴 맞아준다.

항리마을까지 대략 4km의 해안과 어울어진 독실산 풍광이 황홀한

드라이브 코스에 우리는 어느새 트럭 짐칸의 불편함을 까막게 잊어 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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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한 섬누리 민박집에 도착했다.

방에 짐을 풀고 산행준비를 하는데 여쥔장이 식사를 하랜다.

????

우린 식사 주문을 한적이 없는데..

 

아마도 여기서

민박 하는 사람들은 당연 식사를 하나 보다.

산행하며 점심을 먹으려 준비를 했다하니

그럼 전화라도 해 주시지 그랬나며 좀 언찮은 기색이다.

 

이왕 차렸으면

식사를 하겠노라 말하니 그냥 준비한거 드시란다.

도착후 기다리는랴 허비한 시각으로 이미 때가 지났다.

산행하면 먹으려던 애초 계획을 짐도 줄일겸 아예 민박집에서 먹고 가기로 한다. 

민박집 식탁에 풀어논 도시락이 풍성하다.

직접 농사지은 바커스님의 푸성귀가 당연 인기순위 1위다.

 


  (섬누리 민박집과 그 뒤의 능선이 섬등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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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었으니 짐이 많이 줄었다.

두개의 베낭에 준비해 간식과 물만 넣어 산행에 나선다.

 

그런데....

어느새 몰려 들었나 ?

맑고 투명하던 하늘에 해무가 잔뜩 끼었다.

금방까지 선명하게 보이던 섬등반도의 능선이 몰려든 해무에 잠겨 버렸다.

 

아이쿠~!!

이러면 안되는데....


 

 

   (해무에 잠겨버린 섬등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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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누리 민박집을 나와

시멘트 소도로를 따라 오르는데

우리뒤를 따라서 해무도 슬금슬금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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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리마을의 경로당 건물을 지나

첫 모롱이에 향리마을 표지석을 따라

소도로를 들어서자 민가가 나오는데 거의가 다 폐가다.

 

몇채의 민가를 지나

110 번 전봇대 오른쪽으로 숲속을 향한

민가의 돌담길을 올라서자 독실산을 향한 등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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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실산은

송아지 독(犢)자에 열매 실(實)자다.

우리말로 풀어보면 송아지 열매란 뜻이다.

 

여기서 열매는

후박나무 열매를 말한다.

옛날부터 소를 방목해 키웠는데 송아지가

후박나무 열매를 먹는 산 이라 하여 독실산으로 불리게 됐단다.

 

독실산 초입은 초원지대다.

초반부터 등로부터 아주 가파르다.

또한 오늘 날씨가 아주 덥다.

초반부터 겉옷을 벗어 나시차림으로 언덕을 오른다.

 


  (산행 초입의 목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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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실산의 이름을 증명하듯

가파른 언덕에 한떼의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그런데 척박한 초원은 먹을게 그리 풍족하지 않은 듯 대체적으로 소들이 삐쩍 말랐다.

 

이쯤 올라서면

섬등반도와 함께 항리마을이 푸르른 바다와 어우러저

그림같은 풍광이 발 아래 펼처저야 하는데 심술궂은 해무가 그 자릴 대신하고 있다.

 

우리가 오를

저 독실산은 아직 맑고 푸르른데...

빨리 저 해무가 걷히길 소망하며 초원지대를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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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지대가 끝나자

동백나무와 후박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그런데...

숲길 옆으로 달래가 지천이다.

손으로 살며시 잡아 당기자 뿌리채 뽑혀 나오는데 그 향이 아주 진하다.

걸으며 잠깐 뽑은 달래가 봉지하나 가득이다.

베낭에 넣으니 그 향이 그간 땀에 쩔은 고약한 냄새들을 일시에 몰아낸다.

 

 

  (독실산의 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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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 보니 등로옆으로

돌담이 있어 살펴보니 무덤이다.

이곳 무덤의 형식은 특이하게 봉분을 빙 둘러 돌담을 쌓았다.

 

 

  (가거도의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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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림처럼 빽빽한

동백나무 숲속이 벗어지며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 이정표엔 전망바위와 독실산 정상으로 향한길이라 적혀있다.

 

일단은

조망이 좋던 안좋던 전망바위로 향한다.

전망바위는 갈림길에서 아주 가깝다.

 

올라서니 일망무제....

하늘과 구름이 맞닿은 운해가 끝없이 펼처진다.

마치 비행기를 타고 구름위를 나는 듯한 느낌이다.

저 운무만 걷히면

파도가 찰랑대는 망망대해가 맞아줄 건데...

오늘은 서운하게도 그자리를 얄미운 운해가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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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망 바위를 내려선 후

되돌아 내려와 독실산 정상을 향해 가야 하건만...

가만 보니 조망바위에서 바로 독실산을 향해 직등한 선등자의 시그널이 보인다.

 

준비해간 개념도를 보니

노젖는 산이라 명기된 봉오리를 돌아가는 등로가 분명있다.

조망바위에서 바라보는 암봉이 개념도상 노젖는 산으로 생각되어

그길을 따라 오르기로 한다.

 

초반 등로는 뚜렷했고

선등자의 시그널도 간간히 그길을 친절히 안내했다.

그러나...

어느순간 길이 희미해 지자

선등자의 시그널은 눈을 후벼파고 아무리 찾아봐야 보이질 않는다.

 

여기까지 왔는데 되돌아 갈순 없어

고집을 부리며 암릉을 타고 올라 바라보니

두 암릉의 U 자 협곡만 넘으면 독실산으로 이어질것이 확실하다.

 

 

   (등로를 개척하며 오르는 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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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등하여 마지막 암봉에 올라섰다.

내려보니 뚝 떨어지는 절벽....

우회하여 가도 될것 같은 생각도 드나 확신할 수 없다.

더구나 남도 특유의 가시나무길이 성가시다.

아쉽지만

뒤돌아 내려가기로 한다.

 

오늘도 띨띨한 산행리더로 인해

아까운 알바로 1시간을 허비했건만 착한 우리 산우들

불평불만 없이 그저 희희낙낙이다.

 

내려서며

이곳을 향해 걸려있던 시그널을 모두 회수한다.

뚜렷한 등로의 시그널은 단지 공해일 뿐이다.

뿐만 아니라 이넘들로 인해

나와 같이 헛걸음하는 후등자만 양산하게 뻔한 시그널이기에...

내려와 독실산을 향해 오르다 보니 똑같은 시그널이 여기도 있는걸 보면

아마 그들도 되돌아 나오며 잘못 달은 시그널을 회수 안한게 분명했다.


 

  (넘지 못한 마지막 암봉으로 독실산 아래 조망좋은곳이 저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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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되돌아 내려서며 바라본 풍광으로 삿갓재 우측의 회룡산 선녀봉이 구름에 살짝 그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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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내려선 삼거리에서

독실산을 향한 숲길은 완전한 원시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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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림의 바닥엔

선홍빛 붉은 몸통을 통채로 떨군 동백이

아직도 그 고운 빛깔이 선연하여 낭자함에 모골이 서늘한

치를 떨게 만드는 아름다움이 그대로 남아있어 나의 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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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의 끝 능선 삼거리에 도착했다.

왼쪽으로 가면 등대로 향한길이 될테이니

오른쪽길 오름을 오르자 다시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의 이정표엔 정상과 등대가는길 그리고 조망좋은곳이라 적혀있다.

 

우린 정상을 향한다.

정상은 국가 시설물옆을 지나 자그만 암봉에 자리를 하고 있다.

 

독실산 정상을 올라 내려보니 

가거도의 서쪽 해안도로와 회룡산이

운무와 희롱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펼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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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에서 바라본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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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되돌아 내려선 삼거리에서

이정표가 가리키는 조망좋은곳을 향한다.

그곳은 그리 멀지 않은 넓직한 암릉의 봉오리였다.

조망처에서 내려보니 반대편이 등로가 없어 되돌아 내린 암봉이다.

조망 좋은 암릉은 그러나 볼게 없다.

다만 모든걸 삼키고 대신 나타난 오늘 만큼은 정말 얄미운 운해가 끝없이 펼처저 있다.

 


   (조망 좋은곳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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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망 좋은곳에서 단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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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망 좋은곳을 되돌아 나와

삼거리에서 항리 등대를 향한다.

빽빽한 원시림의 등로엔 항리 등대로 향한 길목의 나무마다

흰 페이트로 칠을 해 놓아 길 잃을 염려가 없다.

 

마지막 갈림길이다.

사거리에서 직진하면 등대 가는길이고

우측으로 내려서면 대풍리, 왼쪽으로 가면 우리가 출발한 항리 마을이다.

대략 1시간의 알바로 시간이 좀 촉박하다.

처음 계획은 등대를 들린후 대풍리로 이어진 등로를 따라 섬 일주를 하는건데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다.

야간까지 걸을 생각으로 헤드랜턴과 손전등까지 준비했으나 코스를 단축하기로 했다.

항리 등대로 향한 길은

계속 내리막의 너널길로 등로가 그리 좋은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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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림길이 안정되자 마자 대숲이 나오고

그 대숲의 터널을 빠저 나오자

그림같이 예쁜 등대의 사택들이 맞아준다.

항리등대는 2000년전 가거도에 사람이 살았던 흔적의 패총이 있는곳이다.

 

항리등대의 뜰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똑같은 바다인데 그러나 오늘은 운해 바다다.

짙은 운무가 점점 더 짙어지며 등대의 뜰마저 잠식해 들어온다.

 

조용한 등대에 난데없는

인기척에 뭔일인가 나온 젊은이가 이곳 등대지기란다.

이곳 사택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을 한단다.

풍광이 좋아 참 좋겠다 하니

헤~ 웃으며 딱 한달만요 한다.

ㅋㅋㅋㅋ

나도 마눌과 함께 딱 한달만 이곳에서 살고 싶단 생각이 불현듯 든다. 

 


  (등대 진입로 대숲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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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대의 사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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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리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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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의 대숲을 빠저나와

사거리에서 우측의 향리 마을을 향한다.

거칠어진 등로는 연속으로 가파르게 치고 올라선다.

사람이 다닌 흔적이 별로 없어 보이는 희미한 등로가 뚜렷해 지자 가파름이 비로소 진정된다.

이내 나타난 등로의 이정표가 등로를 벗어난 우측 방향으로 신선봉을 가르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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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 항리마을과

섬등반도를 넘어 회룡산까지 한눈에 내려 보이는

이곳의 최대 조망처가 이곳 신선대 이건만 오늘만큼은 아니다.

못내 서운함을 안고 신선대를 되돌아 내려온다.

 

저눔의 운해...

오늘 만큼은 참~ 얄밉다.

정상의 북사면 아래엔 이제야 피어올린 진달래가 곱다.

 


   (신선봉의 풍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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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봉 정상에서 우리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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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리마을을 향한

절벽길을 따라 걸어 내려온다.

길 왼편의 짙은 운무가 가는 내내 푸르디 푸르러 넘실대는 바다를 대신한다.

 

항리마을의

섬누리 민박집을 향해 내려오며

길 옆에 지천으로 널린 고사리며 달래를 캐다보니

어느새 베낭이 불룩하다.

 


  (향리마을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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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무에 갇힌 섬누리 민박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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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깔이 반반인 특이한 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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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박집에 도착했다.

저녁과 아침만 먹겠다고 미리 말을 해 놓았는데

이곳은 식사시간이 정해저 있다.

 

식사시간 맞춰 오느랴 좀 서둘러 내려왔는데

오후 7시 식사시간을 넘겼어도 밥상 차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밥 나오기 전 먼저

샤워를 하려 샤워장에 제일 먼저 들어갔다.

그런데....

이런~!!! 찬물이다.

이왕 벗은거 할수 없이 냉수로 샤워를 끝냈다.

 

샤워를 하는동안

주인장이 나를 찾으며 저녁에 회는 안드실 거냐 물어 보더라는데

어떻게 할거냐며 이왕 온거 좀 시켜 먹자 마눌이 청한다.

회로 배를 채울순 없고...

간단하게 술안주 거리로 오만원 어치를 주문했다.

 

부지런을 떠는 통에 나만 춥다.

찬물에 샤워후 한동안 와들와들 사시나무 떨듯 떨었는데

내 뒤에 들어간 산우들은 너무 뜨거워 데워 죽는줄 알았다나 뭐라나....

 

예쁘장한 민박집 여 쥔장이 밥상을 차려 냈다.

조용 조용하고 차분한 여쥔장은 일단 수다스럽지 않아 좋다.

그러나 인터넷에 올라온 소문처럼 그렇게 빼어난 음식 솜씨는 아니다.

하긴 음식 솜씨 좋은걸로 치면 울 마눌이 최고라 내 미각은 좀 인색한 편이다.

 

한접시 오만원인 회는

술 몇잔씩 돌아가자 이내 바닥이다.

생각보다 좀 인색한것 같아 내심 서운한 생각이 든다.

 

식사를 끝내며 여쥔장에게

내일 아침 8시 식사를 끝내자 마자 나갈 수 있냐 물어보니

자기들이 정해논 시각인 10시에서 11시 사이만 차량을 운행 한단다.

 

정중하게 다시 한번 부탁을 하며

정히 차량운행을 못하겠다면 식사시간을 한시간 더 땡겨 달라 부탁을 했다.

그것도 안되면 그냥 일어나자 마자 걸어 나갈 참인데

자기 신랑한테 물어봐서  차량운행을 못하겠다면 한시간 일찍 밥을 해 주겠단다.

 


   (오만원인 우럭회 한접시...맛은 쥑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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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이른아침..

눈을 뜨자 마자 창밖을 내다보니 안개가 걷혔다.

얼른 옷을 줏어입고 섬등반도로 산책을 나갔다.

 

가거도는 거대한 거북이가

중국대륙을 향해 헤엄쳐가는 형상이라는데

섬등반도는 거북이의 머리에 해당 한다.

이곳 항리 마을은 거북의 목덜미에 위치한 까닭에 목덜미 항(項)자를 쓴다.

 

섬누리 민박집에서

다희네 민박집으로 향하는 소로길을 지나 폐교로 들어선다.

 

을씨년 스런 교정엔 때가 꼬질꼬질 뭍은

독서하는 소녀와 이승복 소년이 나란히 서서 교정을 지키고 있다. 

 


  (교정을 지키는 독서하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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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칼바람이 매섭다.

섬등반도로 향하는 날등에 올라서자

바람을 안고 걷기 힘들어 좀 위험스러우나 풍광이 넘 황홀하다.

 

암릉을 조심스럼게 넘어

섬등반도를 끝을 향해 다가설 쯤

부지런한 바커스님 벌써 되돌아 오고 있다.

 

천하의 바커스님도

거센 바람에 겁을 먹었나 보다.

봉오리 하나를 남겨두고 그냥 되돌아 온단다.

바람에 몸뚱이 날러갈것 같다며...

 

그러나 우리 부부는

고집스럽게 섬등반도 끝

마지막 봉오리까지 밟고 되돌아 나왔다.

 

이른아침

섬등반도를 다녀오며 우리는 어제의 서운함을 보상 받았다.

어제같은 산행이야 뭍에선 얼마든지 할 수가 있다.

섬산행의 묘미는 아무래도 발 아래 찰랑대는 파도와 시원한 조망을 보며 걷는 맛이다.

그런면에서 오늘 아침 한시간의 산책은

어제 5시간을 넘는 산행보다 나에겐 더 소중한 발걸음이 됐다.

 

가거도에 가거든

다른건 몰라도 섬등반도는 반드시 다녀 오시라.

힘들게 뱃멀리로 고생하고

비싼 경비로 호주머니를 축낸 용돈이 아깝단 생각은

여기에 올라선 순간 아예 깡그리 잊어먹게 될것이 분명 하기에.....

 


  (섬등반도의 풍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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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가 넘어도 조반 차릴 생각을 않는다.

그럼 차량운행을 해 주겠단 말씀 ?

 

8시를 넘겨 차려낸 정갈한 아침 조반을

식성좋게 깡그리 비워 낸 후 베낭을 둘러메고 민박집을 나와

주차된 트럭옆에 서서 한참을 기다린다.

민박집 이쁜 여쥔장은

올라가 기다리면 금방 신랑을 올려보낸다 했는데....

 

아침 단잠을 깨운 우리가 얼매나 미울까 ?

민박집 쥔장이 꾸무럭 거리며 올라 온다.

그런데 민박집 쥔장이 늦게 올라온 이유가 있었다.

 

대리포구로 가는 동리사람들에게

지금 나갈거니 나오라 일일히 전화를 한 모양이다.

동네 사람들 이동을 이집 민박집 젊은 쥔장이 알아서 해준단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함께 태운 트럭이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인 해안도로를 달린다.

 


  (민박집을 나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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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갓재에 이르러

민박집 트럭에서 해방된다.

그런데 좀 서운하다.

저토록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라면

엉덩이가 깨지더라도 좀 더 쭈구리고 앉아 있어도 되는데....

 


    (삿갓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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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갓재에서 회룡산 선녀봉을 향한다.

숲에 들어서자 마자 짙은 숲그늘이 우릴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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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그늘을 벗어나자

어제의 운무가 깡그리 벗어진 망망대해가 발 아래다.

 

독실산 허리를 가르는

해안 드라이브 코스 끝머리의 섬등반도가 아름답게 조망된다.

 

선녀봉에 올라섰다.

대리1구 마을과 가거도항이 발 아래다.

황해의 넓은 바다가 끝도 없이 푸르른 파도에 넘실댄다.

 

소문난 잔치 먹을게 없다고

어제의 산행이 다소 서운한게 사실였던 산우들이

오늘만큼은 얼굴이 밝게 펴지며 기쁨이 번진 얼굴들이 환희에 차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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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녀봉에서 셀카로 단체 증명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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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녀봉에서 내려다 본 대리 1구 마을과 가거도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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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내린 삿갓재에서

이젠 반대편 숲으로 발을 들여 놓는다.

이내 우리의 일행들을  숲속의 동백숲이 삼켜 버렸다.

 

등로옆으로 달래가 지천이다.

오늘도 또 달래를 캐며 오른다.

초록잎새가 투정을 부린다.

그 많은거 누가 다듬으라구 그리 욕심을 내냐며 그만 좀 하란다.

 

숲속 터널이 갈린다.

제2 벙커를 가리키는 방향으로 조금 들어서자

비박장소로 완전 딱인 일본넘들이 만들어 놓았다는 벙커가 나타난다.

그곳을 보며 다들 하는 한마디가 이런곳이 있는줄 알았다면

돗자리와 침낭만 갖고 올라와 여기서 잘걸 이다.

 


  (제2 벙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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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벙커를 되돌아 나와

동백숲 터널을 얼마쯤 걸어 오르자

숲터널에서 해방되는 임도에 이른다.

 

그런데 그건 임도가 아니라

등로 개설을 위해 길을 낸거란다.

이런~!!!

참말로 어처구니가 없다.

길옆으로 베어낸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아까워 죽을 지경이다.

이곳 갈림길에서 제1 벙커로 가는길이 있다.

모양이 다 똑같것지 뭘 가냐 다들 외면하는곳을

바지런한 바커스님 내가 언제 여길 또와 하며 날래게 다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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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어지는 숲터널...

임도를 걸으며 일어난 부아가 숲속에 들자 진정된다.

그런데..

숲속의 여기저기엔 ㅁ 나물이 지천이다.

이번엔 초록잎새가 욕심을 낸다.

베낭을 가득 채우고야 사라진 산우들을 죽어라 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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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지앞말 빈주암이란 이름의 능선을 배경으로 두 아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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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실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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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정원이라 이름지은 조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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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드러진 조망에 가는 발걸음이 아까울 지경이다.

달뜬목이란 삼거리에 이른다.

여기에 베낭을 내려놓고 해뜰목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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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해뜰목은

일출의 명소로 손색이 없다.

조금 더 내려서자 천길 낭떨어지 밑으로 푸른 파도가 넘실댄다.

정말 멋진 장소라 뒤돌아 나오기 싫다.

 


 

  (해뜰목의 풍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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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 나온 달뜬목 삼거리에서

가거도항을 향해 내려서는데 풍광이 한마디로 쥑인다.

방금 올라섰던 회룡산 선녀봉 옆구리를  타고 구불구불 삿갓재를 향한

도로까지도 그림같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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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바위 옆 동개 해수욕장이

훤히 내려 보이는곳에 원목테크로 조망대와

의자를 설치한 장소에 이르러 다소 이른 점심을 준비한다.

 

달래를 잔뜩 집어 넣고

끓인 라면에 너도나도 수저질이 바쁘다.

면발을 건저먹고 남은 국물에 그대로 누룽지를 또 끓였다.

 

저걸 누가 다 먹누~ 란 우려는

그야말로 쓰잘데기 없는 걱정였다.

밑바닥까지 싸악싹 긁어 먹는 식성을 보인 산우들은

민박집에서 먹은 백반보다 훨~ 맛있다며 입맛을 다신다.

뒷 마무리 깔끔하게 정리후 가거초교를를 경유 가거도항으로 내리며

1박2일 여정의 가거도 산행을 끝냈다.

 


   (동개 해수욕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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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에서 맛좋은 점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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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리포구 가거도항으로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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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파도는 잔잔한 편이다.

올때 고생한 마눌 초록잎새가 걱정스러워

멀미약을 먹이고 귀밑에 붙이는 거시도 붙여 대비를 한다.

 

 
  (가거도 항을 떠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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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30분 정시에 출발한 쾌속선에서

끄덕 끄덕 졸다보니 어제는 들리지도 않던 만재도를 들리더니

어쩐일인지 예정에 없던 홍도에 도착후 모두들 내렸다가 30분후에 오란다.

 

이런~!!

홍도의 단체손님들을 태우기 위해서란다.

그것도 정확한 시각이 아니고 유람선이 도착해서

그곳의 행락객들이 다 타야 출발한다기에 홍도에 올랐다.

이건 완죤히

홍도야 울지마라가 아니고

산찾사야 골부려야 니만 손해니 우지마라다.

 

행로를 벗어난

정기여객선 덕에 홍도를 다 귀경하게 생겼다.

이왕 이렇게 된거 회 한사라와 쐬주나 한잔 하자며

바커스님이 삼만원을 건넨다.

초록잎새가 쏘는 건 맞아 준다며 널름 받아 챙긴후

회 삼만원에 이만원을 더 보태서 멍게 해삼을 사고 소주와 맥주를 산다.

 


   (홍도 부두의 풍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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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에 마신

술 세잔에 알딸딸해진 난

몽롱한 정신으로 어떻게 왔는지 덕분에 지루함을 잊을 수 있었다.

 

도착 예정시각을

두시간을 더 넘겨 도착한 목포항에서 대전을 향한다.

 

늦은시각 도착한  대전의 남부 i.c에서

가까운 바커스님집 가까이 이르자 바커스님이

어짜피 저녁은 먹어야 하니 이곳에서 유명한 칼국수를 먹고 가잖다.

 

덕분에 귀경한번 잘했다는

바커스님이 여그는 나으 나와바리니께로

계산은 나가 한다며 또 한번 총을 쏴 댄다.

 

걍~ 우린

바커스님이 갈겨대는 총을

또 한번 무방비로 기분좋게 맞아 줬다.

 

칼국수완 어울리지 않을 듯한

예쁘장한 황토방에서 우린 우와하게 칼국수로 저녁을 먹었다.

그것도 아주 게걸스럽고 맛나게....

 

1박2일 여정을 함께 하신

산우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산에서 건강을.산찾사 이용호

 

 

 

 

출처 : 산장나눔터
글쓴이 : 산찾사(이용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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